‘나베’는 일본어로 냄비 또는 냄비요리를 뜻한다. 내가 연남동에 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가 연트럴파크를 걷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매일 격무에 시달리는 그녀는 주말이나 휴일이면 공원으로 산으로 나가서 걷기를 좋아한다. 원래는 꽤 걸을 예정이었지만 가을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우리는 급하게 홍대입구역에 도착하자마자 점찍었던 ‘나베식당’을 찾아서 골목길을 걸었다. 이젠 스마트폰으로 내 위치를 찍어서 지도를 볼 수 있는 시대라 처음 가는 길, 그것도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찾아서 거침없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두고 난 뱅뱅 돌고 있을 무렵. 그녀가 말했다. ‘어! 여긴데?’ 아! 이런 정말이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을 이럴 때 써야겠다. 최첨단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다 와서 헤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