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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논하다! 125

정조는 개혁군주가 아니었다?!

드라마 '이산'의 정조 며칠 전 김명민이 주연한 영화 을 관람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코믹했고, 김명민-오달수-한지민의 연기가 워낙 좋아 비교적 재밌게 관람했다. 그러나 산만한 편집과 이야기전개는 불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했다. 특히 남성진이 분한 정조에게 더욱 많은 눈길이 갔다. 에서 묘사된 정조는 신하에게 ‘열녀문을 조사하라’면서 공납비리 사건을 몰래 조사하게 할 만큼 영리하게 묘사되었다. 그뿐인가? 위기에 몰린 탐정(김명민)을 도와주기 위해 임판서가 올린 세례자명단을 장안의 화제작인 ‘김상궁의 매력’ 3권과 바꿔치기 할 정도로 기지가 넘치게 묘사되었다. 명탐정 일행을 구하기 위해 친히 부대를 이끌고 당당하게 나서는 모습에선 군주의 위엄이 넘쳤고, 임판서를 책으로 때리면서 명탐정에게 몰래 윙크를 하는..

미국과 유럽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요즘 읽고 있는 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편이다. 저자 마틴 자크는 지에 칼럼을 기고한 이답게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주는데, 그중 현재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서구의 근대를 ‘보편성’이 아니라 ‘특수성’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이글을 보는 이들 가운데 ‘자다가 무슨 봉창을 두드리는 소리냐?’하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개화기 당시 최남선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우리 역사에서 머리 터지게 고민하던 대목이 바로 ‘근대’를 ‘어디서부터 볼 것이냐?’였다. 왜냐고? 당시 우리 지식인들은 서구열강의 침탈에 치를 떨고 있었다. 그러면서 도 그들의 기술과 국력에 매료되어 어떻게 하면 우리도 ‘저런 강대국이 될 수 있을까?’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따..

왜 아시아에선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증기기관 - 이미지출처: 위키백과 어린 시절 자주 갖은 의문이지만, ‘우린 왜 서구에 뒤떨어지게 되었을까?’란 물음을 스스로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역사책을 찾아보니, 아시아 문화권은 1800년까지만 해도 훨씬 우월한 문명을 자랑했다. 특히 청나라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을 놓고 따지면 서유럽을 앞섰다고 한다. 그뿐인가? 인구수를 살펴봐도 청나라는 당시 약 3억 8100만명이고, 서유럽은 1억 6900만명 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요샛말로 ‘게임이 되질 않는다’ -그 당시엔 전 유럽이 뭉쳐도 청나라를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1839-1842년 사이에 청나라는 아편전쟁에 패해 굴욕적인 불평등조약을 맺게 되고, 최근에 이르기까지 ‘굴욕의 100년사’를 통과하게 된 것일까? -우리 역시 ..

아프리카의 눈물은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

어제 뉴스를 보다가 매우 얼굴이 뜨끈해졌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아프리카의 자원전쟁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 자원의 1/3이 매장되어 있고, 석유도 10%나 있는 자원의 보고다. 그런데 여기서 당연한 의문 하나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왜 아프리카는 그토록 많은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수많은 이들이 굶주림과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막대한 석유가 매장된 아랍쪽엔 부호들이 많은 데 말이다. 그뿐인가? 민주화되지 못하고 내전에 휩싸여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무수한 선량한 이들이 넘쳐난다. 왜 그럴까? 바로 아프리카의 독립과 자유를 원치 않는 서구유럽 덕분(흔히 말하는 선진국들)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엔 약 54개국이 있다. 이들의 국경선은 그들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다...

왜 노인과 젊은이는 지하철에서 싸우는가?

며칠 전의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한 노인께서 말로써 여러 사람을 죽이고 다시 되살리는 ‘부활’의 기적을 행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하고 살펴보니, 지하철 한량의 끝쪽에 모여 다소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젊은이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 등산 갔다 오는 게 벼슬이냐?’면서 훈계조로 나무라고 있었다. 다행히 젊은 측에서도 웃으면서 상대를 안했고, 노인도 자기 자리에 앉아서 별다른 마찰 없이 지나갔다. 그러면서 최근 겪었던 몇 가지 경험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지하철에서 앉아있다가 노인이 타시길래 자리를 비켜줬더니 당연한 듯이 앉으면서, 서 있던 노인분에게 ‘왜 서 계세요? 이쪽 자리는 법적으로 우리 껍니다. 젊은 것들한테 비키라고 당당히 요구하십쇼’라던가, 술 ..

전문성과 객관성 없는 사이버 전문가들

필자는 증권에 대해 일자무식이다! 그런 내가 어디선가 얼핏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일은 XX 종목이 상한가를 칠겁니다’라고 포스팅을 한다면? 물론 필자에 대해 아는 이들은 비웃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고 찾아온 이들 가운데는 정말 그 종목을 사는 이도 생길 수 있다. 필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산 이들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정보를 내놓은 필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사기’에 가까운 행위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블로그 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 리뷰와 체험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가끔 블로그를 보다보면 ‘어? 이분은 요리 블로거인데 최신 스마트폰을 리뷰하네?’라고 할 때가 종종 있다. 물론 자신의 블로그엔 누구나 마..

너무나 비싼 정의 DVD, 이게 최선입니까?

지난 26일 EBS에선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특강인 가 종강했다. 총 12강에 이르는 는 밤 11시 10분이란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1%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DVD로도 출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기뻐서 홈페이지를 찾아서 봤다가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거기엔 무려 ‘15만원’이란 가격표가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숫자를 잘못 읽었나하고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허사였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김주원이 강림하고 말았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내가 분노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우선 EBS가 공영방송이란 사실이다. 만약 사기업이었다면 이해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EBS는 국민이 낸 수신료의 일부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그런데 이런 무시무시한 가격표를 붙이다니. 두 번째는..

하모니로 감동을 준 박칼린, 꿈과 선택을 말하다!

지난 27일 오후 5시, 박칼린을 만나기 위해 분당선을 타고 이매역까지 갔다. 내가 사는 곳에서 무려 2시간이나 걸리는 멀고 먼 여정이었다. 칼마에를 만나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소비했지만 아깝지 않았다. 박칼린이 누구던가? ‘합창단’편에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장본인이 아니던가? 그녀를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기쁨이 느껴질 정도였다. -만약 다른 이였다면 굳이 이런 수고를 감수하지 않았으리라- 강연회 장소로 들어가고, 그는 시작시간인 오후 5시 30분에 칼 같이 맞춰왔다. 보통 연사가 짧게는 10분에서 30분 이상 늦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그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박칼린은 앉자마자 예의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에 대한 이야기부터 했다. 사실 이번 ..

슈퍼 CCTV는 빅브라더의 전조?

지난 16일 MBC 에선 오늘날 한층 발달한 CCTV에 관해 소개되었다. 일반 CCTV보다 다섯 배 이상 고화질을 보여주는 HD CCTV가 등장했고, 특정 지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모두 고화질로 저장하는 가 하면, 학교 앞을 배회하거나 가방 놓고 가는 특정 행동을 인지해서 경고음을 알려주는 ‘인공지능형’ CCTV 등이 등장했다. 미드에서나 봤을 법한 최첨단 CCTV는 앞으로 각종 범죄를 예방하거나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너무 선명한 CCTV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사생활을 노출시키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얼굴을 모두 찍는 CCTV들은 마찬가지로 대다수 시민들을 행적을 노출시키는 데서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아무런 생각없이 길거리를 다니는 순간, 우리는 아무런 동의 없이 내 사생..

슈퍼히어로는 왜 범죄자가 되었는가?

영화 를 기억하는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 놀라운 작품은 미치광이 악당 조커와 고담시의 흑기사인 배트맨의 대결을 통해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지만,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아직까지 눈에 선하다. 배트맨은 자신의 약혼자가 눈앞에 죽은 후 악당이 되어버린 고담시의 백기사 하비 덴트를 영웅으로 기억시키기 위해, 기꺼이 경찰에 쫓기는 범죄자의 역할을 자임한다. 하여 그는 종결부에선 하비 덴트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사실 이 부분은 가슴이 먹먹해지면서도 동시에 슈퍼히어로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슈퍼히어로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찾아보면 그들의 비극적인 삶이 잘 드러난다. 의 브루스 배너 박사는 그 통제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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