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아오이 소라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언론들

朱雀 2010. 8. 28. 07:00
728x90
반응형



지난 25일 아오이 소라가 국내에 입국했다. 자신이 홍보모델로 나선 드라고나 온라인 게임 홍보활동을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국내언론은 그녀에 대해 안테나를 세우고 취재경쟁에 돌입했다.

 

어떤 의미에서 아오이 소라는 독특한 위치에 속해있다. 국내에서 그녀가 출연한 작품이나 사진집등은 제대로 나온 적이 거의 없다. 또한 흥행된 적도 없다! -적어도 공식적으론- 그러나 대다수의 남성들은 아오이 소라가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애매한 상황은 국내 기사들에서도 혼재되어 보인다. 어떤 기사들은 그저 그녀를 모델로 소개하면서 덧붙어서 ‘드라고나’를 소개하고, 어떤 기사들은 노골적으로 그녀의 출연작과 이전 활동을 소개하며 관심을 표명했다.

 

아오이 소라에 대해 가장 극명한 표현이 나온 것은 위에 캡처한 기사제목에서 드러난다. 우연히 기회가 닿아 지난 26일 촬영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었지만, 아오이 소라의 복장은 그저 게임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약간의 노출은 있었지만, 최근 국내 여배우들이 제작발표회나 시상식장에 나오는 파격적인 노출과 비교하면 그저 담담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일부 기사들은 뭐가 ‘보이네’ ‘무슨 출신 배우 답다’는 식으로 그녀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더욱 강하게 몰아갔다. 말은 제대로 하자! 그녀는 그저 게임 홍보를 위해 약간의 노출이 있는 복장을 했고, 그건 누가 봐도 그다지 수위가 높지 않았다. 시쳇말로 케이블의 가요프로에 출연하는 걸그룹보다도 훨씬 수위가 낮았다.

 

일부 언론이 게임 홍보활동을 하는 아오이 소라에 대해 그런 식으로 기사를 쓴 것은, 광클릭질의 유도를 통한 광고수입의 증대가 아마 주목적일 것이다. 허나 그러한 언론의 보도행태는 외국까지 나와 열심히 활동하려는 아오이 소라에게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아오이 소라가 불과 몇 년전까지 출연한 작품들은 예술성과 거리가 먼 작품들이었다. 그녀는 분명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작품에 출연했다. 그리고 나름 인지도가 쌓인 다음에는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무진장 노력한 것으로 안다. 나름 개방적으로 알려진 일본도 아오이 소라에겐 두터운 진입장벽을 놓아 좌절했고, 아마도 그녀는 한국과 중국을 오고가며 자신의 이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물론 드라고나가 성인을 주타겟으로 했다고 해도 아오이 소라를 홍보모델로 기용한 부분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본다. 아무리 성인을 위한 게임이라고 해도, 청소년에게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게임계에서 아오이 소라를 모델로 기용한 점은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선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아오이 소라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드라고나’가 인터넷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드라고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아오이 소라의 친필 편지

허나 그런 논의는 논의대로 진행해야만 한다. 아오이 소라는 실제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해 임했고, 항상 미소와 친절로 사람들을 대했다. 드라고나 홈페이지에도 올라왔지만 그녀는 친필로 한글 편지를 써서 보내고, 사인회장에서도 참석자가 한글로 써서 보여주면 한글이름으로 사인을 해줄 정도로 우리 말과 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배우고 있었다. 이것은 단적으로 그녀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성의를 보이고 있는지, 웅변하는 대목이라 여겨진다.

 

물론 아오이 소라가 시작한 분야는 워낙 센 쪽이라, 아마 그녀가 연예계활동을 하는 이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아오이 소라가 연예계활동을 그것으로 시작한 이상, 이는 그녀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허나, 그녀의 모든 활동에 대해 그런 식의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스스로의 편견과 아집을 보여주고,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 여겨진다.

 

얼마 전 그녀가 중국에 갔을 때, 팬사인회에 나온 이들이 그녀가 옷을 ‘다 입고 나왔다’고 툴툴대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가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만약 사실이라면 국제적인 망신에 다름없다.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열심히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최대한 성실하게 열과 성을 다해 여러 활동을 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그녀에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하며 때론 원치 않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우리에겐 최소 두 번 이상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비록 한국인은 아니지만 아오이 소라가 바다 건너 와서 활동을 할 만큼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인물에게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를 새겨놓고 선입견과 편견을 조장하는 것은 너무나 무자비한 처사라고 본다. 우리 제발 낙인을 찍어놓고, 어떤 인물을 바라보는 행동 등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