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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독서의 즐거움 51

이것은 문학이 아니다! ‘붉은 낙엽’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그저 추리소설인 줄 알고 읽었다. 한적한 시골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자신의 아들이 8살 여자아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면서 생애 최고의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단 몇 줄로 요약되는 의 이야기는 오래전에 많이 본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남자의 사투. 나날이 자신의 아들에게 불리한 증언과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주인공은 자신의 아들에 대한 스스로의 의심과 마을 사람들의 눈초리 속에서 버거워만 하고. 아! 정말 기가 막히지 않은가? 딱 어떤 영화를 직접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그런 스토리가 연상되면서, 마지막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훈(?)어린 엔딩을 보여줄 것만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은 절대 그런 소설이 아니다! 물..

핸드폰게임과 음모이론의 실패한 화학반응, ‘게임’

안데르스 데 라 모테. 발음조차 하기 힘든 이 이름은 이란 소설을 지은 스웨덴 작가의 것이다. 의 표지는 척 봐도 알콜중독에 제대로 씻지 못한 반항적이지만 현실에선 무능력해보이는 전형적인 실패자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란 사실은 누구나 추리해낼 수 잇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우연히 얻은 스마트폰에 깜빡거리는 ‘게임을 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보고, 누군가의 장난으로 여겨서 시도했다가, 자신의 계좌로 돈이 입금되고 해당 사이트의 유저들의 열렬한 반응에 점차 도취되어 가는 이해될 수 밖에 없다. 은 시도 자체는 매우 참신하다! 우선 주인공 페테르손은 전형적인 실패인생이다. 그는 거짓말을 일삼고, 술을 입에 달고 살며, 필요하면 절도도 서슴치 않는 인간 말종이다. 요즘 유행하는 전형적인 ‘반..

현생 인류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제노사이드’

일본 서점 대상 2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베스트 1위 등등. 에 대한 일본 내 평가를 나열한다면 그것만 가지고도 1페이지는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들도 이 책의 진가를 완벽하게 평가해주진 못한다고 여겨진다. 이 책을 잡고 읽는 순간 당신은 철저하게 사로잡힐 것이다. 마치 거미줄에 잡힌 나비처럼 움직일수록 더욱 더 옭아매어질 것이고, 한 장 한 장 긴박하게 읽어나가면서 점차 줄어드는 페이지게 절망할 것이다. 왜? 줄어드는 페이지만큼 더 이상 를 읽지 못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미국 대통령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도대체 세계 최고권력자에게 올라간 ‘하이즈먼 리포트’는 무엇일까? 콩고 지방에서 나타난 신종 생물이 현생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니. ..

모바일 컨텐츠의 ‘좋은 예’, ‘마왕용사’

느닷없이 라는 책을 이야기하면서 모바일을 운운하는 것이 매우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조금만 참아달라! 아마 곧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럼 시작해보겠다! 는 일본 작가 토모 마마레의 작품이다. 소설을 처음 열면 무척 생소한 상황이 벌어진다. 바로 시작부터 마왕과 용사의 대화로 시작된다. 마치 시나리오나 방송대본을 보는 기분이랄까? 더욱 당황스런 것은 그 어떤 지문도 행동묘사도 없다. 정말 대화로만 진행된다. 책을 구해서 몇 줄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그렇게 진행된다. ‘그래. 처음이니까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고 읽어내려갔다. 그런데 왠걸? 이렇게 내내 진행된다. 국내에 3권까지 출간되었는데, 3권 모두 전부 대화로만 진행된다. 는 읽는 이의 상식을 송두리째 배반한다. 이 작품에선 등장인물의 이름이 없다! 용..

우린 유재석에게 속고 있다? ‘일인자 유재석’

먼저 밝히지만 이건 필자의 말이 아니라, 정재승 교수의 말을 옮겨온 것이다. 일인자 유재석>에서 김영주 저자가 인용한 부분을 보면, 메릴랜드 대 심리학과 로버트 프로빈 교수가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예로 든다. 다양한 웃음소리를 들려준 다음 호감도를 조사했더니, 그 결과 노래하는 듯한 하이톤의 웃음소리에 거의 대부분이 호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유재석은 본인도 알다시피 하이톤의 웃음소리를 지니고 있고, 인간이란 일단 웃고 나면 ‘그때 재미있어서 웃었다’라고 기억한다고. 따라서 결론은 ‘우리 모두는 유재석에게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란다. 재밌지 않은가?    웃음을 이런 식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하니 왠지 정나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롭게 보이기도 한..

로마 그 천년의 이야기, ‘로마’

필자는 ‘로마’라고 하면 환장을 한다. 아마도 그건 어린 시절 본 같은 영화 탓이리라. 잘 알지도 못하지만 전 세계를 다스린 (정확히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다스린) 로마는 항상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나이를 먹고 철이 들어서 읽은 시오노 나노미의 는 필자를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고, 이후론 국내에서 로마관련 서적이 나오면 찾아서 읽어보게끔 되었다. 그중 손에 꼽는 최고의 책 중에는 단연 스티븐 세일러의 를 빼놓을 수가 없다. 고르디아누스가 주인공인 이 시리즈에선 술라, 키케로, 크라수스 등의 우리 귀에 익숙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는 팩션의 한계가 어디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분명 꾸며낸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지만, 세세한 로마에 대한 묘사는 천년이란 세월을 뛰어넘어 ‘로마’를 오늘날 ..

임윤택이 밝힌 울랄라 세션의 우승비결!

최근에 새로 나온 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의 자전적 에세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도서관에 신청했고, 며칠 전 받아서 금새 읽어내려갔다. 작년 에서 울랄라세션은 초반부터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들의 놀라운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그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슈퍼위크 둘째날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울랄라세션은 예리밴드-팻듀오와 함께 하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콜라보레이션'이 말이 쉽지, 전혀 다른 음악적 색깔을 가진 그룹들이 그것도 둘이 아니라 세팀이나 모여서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슈스케3가 어떤 프로인가? 철저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가 아니던가? ..

오늘날의 애플을 만든 가장 큰 원인은?

‘여기 책임자 나오라고 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종종 한번씩 듣게 되는 대사다. 극중에서 착한 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 손님으로 들어온 악녀(혹은 악당)이 사장이나 매니저를 불러서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부분이기도 하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지만 ‘책임자’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직접 책임지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에선 ‘직접 책임자’가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 가면 이야기가 매우 달라진다. ‘직접 책임자’가 없다! 이 말을 듣고 ‘그럴 리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직장인이 아니다. 직장인과 공무원들은 서로 책임을 지기를 무지 싫어한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무슨 일만 생기면 공무원들은 서로 ‘다른 부서의..

여행을 보는 또다른 묘미, ‘뿌쌍의 모로코이야기’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많은 것이 후회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많이 후회되는 것은 여행을 많이 떠나보지 못한 것이다. 그런 탓일까? 여행을 많이 다니는 블로거의 이야기는 늘 나를 설레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 있게 본 블로그를 뽑으라면 뿌쌍님의 블로그를 꼽고 싶다. 개인적으론 블로그의 특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개인적인 신상이야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솔직담백하게 적어놓은 뿌썅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때론 웃고 때론 눈물짓고 때론 동감하고 때론 놀라면서 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현재 독일에서 지내면서 좌충우돌 독일의 삶을 적고 있는 뿌쌍님이 모로코에서 지냈던 당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다! ‘모로코’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그레이스 켈리가 시집간 나라를..

비밀주의가 오늘날의 애플을 만들었다! ‘인사이드 애플’

개인적으로 애플이란 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상하게 구글이나 MS 에 관한 책들은 거의 읽지 않게 되지만, 애플과 관련된 도서들은 새롭게 출판되는 것들이 있으면 어떻게든 구해서 보는 편이다. 지금 소개하려는 역시 그런 책 중에 한권이다! 일반적으로 우린 ‘애플’하면 이제 영면에 들어간 스티브 잡스에 집중하거나 팀 쿡 혹은 조너선 아이브 등에 대해서만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다. 경제전문지 의 선임기자인 애덤 라신스키는 그런 우리의 선입견에서 벗어난다. 그는 전현직 애플 임직원과 말단 사원까지 일일이 인터뷰를 하면서 ‘애플’이란 회사 자체를 벗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란 한권의 책이다! 처음 50페이지 정도까지 읽었을 때만 해도 ‘뭐야? 이거! 거의 다 아는 이야기잖아?’라고 콧방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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