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슈퍼스타 K3’의 대박을 기원하는 이유

朱雀 2011. 8. 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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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밤 11시에는 <슈퍼스타 K 3>의 화려한 막이 올라간다. 응시인원만 약 200만명이 참가한 이번 오디션은 상금이 5억원으로 작년보다 두배 이상 올랐다.

 

무엇보다 팀이 참가해도 잘하는 개인을 뽑아 무대 위에 올린 것과 달리, 이번엔 밴드 부문이 신설되어 경연 끝까지 함께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필자가 <슈퍼스타 K 3>를 기다리는 이유는, 현재 오디션 관련 프로가 공중파에서 판을 치기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 <TOP 밴드> <신입사원> <기적의 오디션> 등등. <슈퍼스타 K 2>가 작년에 두자리 수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전국적인 열품을 일으키기 전까진, 금요일 밤 시간대는 공중파에서 사실 별로 볼게 없었고, 한산한 시간대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금요일 밤은 직장인들이 친구를 밖에서 만나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슈퍼스타 K 2>로 인해 금요일 밤 11시대는 프라임 시간대로 변하고 말았다.

 

특히 MBC의 행보는 빨랐다. 큰 고민 없이 <위대한 탄생>이란 이름하에 <슈퍼스타 K>와 같은 대국민 오디션을 시행했다. <슈퍼스타 K 2><위대한 탄생>의 차이점은 공중파와 케이블 그리고 멘토제 시행 정도였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위대한 탄생>이 시작한 지라,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공중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몹시 커졌다.

 

<위대한 탄생>은 여러모로 큰 고민이나 준비 없이 시작한 티가 역력하게 났기 때문이다. 내용이나 진행에 있어서 <슈퍼스타 K>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고,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했다.

 

오디션 프로의 경우 긴장감과 박진감이 제일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편집이 엉성한 탓에 열과 성을 다한 참가자들이 빛을 발하지 않은 점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였다. 시청자 문자투표에 큰 점수를 배정한 탓에, 심사위원의 의견과 달리 실력이 아니라 인기에 따라 다음 스테이지로 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위대한 탄생><슈퍼스타 K 2>와 차별화를 위해 시행한 멘토제는 멘토 개개인의 호감도에 따라 멘티들의 생사여부를 거의 짐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긴장감을 너무나 낮추는 악재로 톡톡히 작용했다.

 

무엇보다 <위대한 탄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지난 63일 종영하고, 불과 약 3개월 만인 92일에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방영시간도 밤 11시로 <슈퍼스타 K 3>와 딱 겹친다.

 

작년 <슈퍼스타 K 2>는 우승자인 허각을 비롯해 12’에 들어간 모든 이들이 유명해졌고, 지금도 그들은 심심하면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이에 반해 <위대한 탄생>12’는 상대적으로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한다. 이는 참가자 개개인의 카리스마와 실력차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론 준비되지 못한 <위대한 탄생>의 문제라고 본다.

 

<위대한 탄생>은 잘 알려진 대로 <슈퍼스타 K 2>의 엄청난 반향을 보고, MBC에서 케이블의 방송을 보고 따라한 케이스다. 물론 공중파라고 해서 케이블의 영향을 받지 말라는 법이 없으며, <슈퍼스타 K 2>의 엄청난 성공 때문에, 공중파에서 너도나도 따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돌아가는 상황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위대한 탄생> 시즌 2는 겨우 끝난 지 석달 만에 시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치열한 경합을 뚫고 우승을 차지한 백청강은 시즌 2’가 시작되면, 언론과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가수가 되겠다는 젊은이의 꿈을 담보로 참가자들을 그저 시청자들의 볼거리로 만들었다는 혐의에서 MBC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게다가 시즌 1이 끝난 지 겨우 석달 만에 시즌 2가 시작한다는 것은 그 졸속 기획과 졸속 편성에 많은 문제점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슈퍼스타 K>의 경우 석달 방송 되기 위해 나머지 아홉 달을 준비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슈퍼스타 K 2>의 경우 광고료가 억대를 호가할 정도로 엠넷에게 짭짤한 수입을 안겨주었다. 따라서 MBC처럼 한다면? 엠넷은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지금의 두 배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엠넷이 일 년에 한차례만 <슈퍼스타 K>를 방송하는 것은 완성도를 갖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오디션 프로는 기존의 연예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참가한다. 아직 덜 완성된 그들의 포텐션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작년과 올해의 차이점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작년 오디션에서 들어난 문제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오디션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을 어떤 기획사와 계약을 맺게 할 것인가? 등등. 제작진 앞에는 수많은 고민들이 쌓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쉽게 생각해봐도 예선에만 약 200만명이 몰렸다. 따라서 일일이 그들의 오디션 과정을 보고 편집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엄청난 일이다. 게다가 MBC 같은 공중파에서 동일 시간에 거의 동일 포맷으로 편성했으니, 엠넷의 고민은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슈퍼스타 K 2>가 작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해도, 케이블이란 매체의 물리적 한계를 완벽하게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 ‘전국구인 공중파는 그 플랫폼 자체로 엄청난 이점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슈퍼스타 K 3><위대한 탄생>을 이기기 바라는 가장 큰 이유는 얄팍함때문이다. 공중파는 말 그대로 공공의 재원인 공중파를 쓰고 있다. 게다가 MBC는 공영방송이다. 물론 방송사가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그것도 졸속으로 진행하고, 공중파란 플랫폼의 우위를 이용해, 케이블과 맞 붙으러 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마치 동네 피자집이 잘되자, 옆동네 마트가 피자를 값싸게 내놓는 모양새를 연상케 한다.

 

필자는 <슈퍼스타 K>의 팬도 아니고 엠넷의 관계자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 K 3>의 엄청난 대박을 기원하는 것은 <슈퍼스타 K 2>의 성공이후, 별다른 고민 없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중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리하여 지금처럼 천편일률적인 오디편 프로그램들이 공중파를 수놓는 것이 아니라, 다시 예전처럼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나오거나, 아니면 최소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춘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다.

 

특히 <위대한 탄생>의 경우 동일 시간대에 하는 만큼 철저하게 깨져서, 더 이상 MBC가 참가자들과 시청자를 볼모로 해서, 그저 돈벌이에 급급하는 일이 생기질 않기 바랄 뿐이다. <위대한 탄생 시즌 2>에 참가할 멘토 가수와 참가자들을 생각하면 다소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야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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