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크리스마스 이브를 행복하게 만들어준‘구루메스시’

朱雀 2011. 12. 30. 07:00
728x90
반응형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오랜만에 친척동생들과 함께 시내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친척동생이 회가 먹고 싶다고 해서 무제한 리필집을 찾아갔습니다. 아뿔싸! 근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집은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위치추적해서 찾아가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낭패가 없습니다. 결국 10분 만에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더 이상 밖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발길을 돌려 가는데, 오옷! 한곳에 눈에 띱니다. 아무리 봐도 맛집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한입 먹으면 태평양을 힘차게 뛰어다니는 참다랑어의 힘이 느껴질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납니다.

 

가격이 조금 셌지만 호기롭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곤 외칩니다! ‘여기 3만원짜리로 주세요!’처음 나온 음식은 계란반숙입니다. 흔히 보던 계란 반숙이라 별 생각없이 먹는데, 안에 은행이며 게살 등이 씹힙니다. 적당히 익은 계란반숙과 은행등의 조합이 춥고 배고파서 움츠러든 제 몸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어줍니다.

 

다음은 야채샐러드. 흰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샐러드는 보기만 해도 깔끔해보입니다. 맛 역시 깔끔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름을 잘 모르는 어패류 역시 고소하게 씹히면서 식전 입맛을 한껏 돋궈 줍니다.

 

쉐프께선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들의 스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초밥을 꺼내서 한손에 집어 회를 얹는 손길이 고수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연어를 비롯한 흰살생선과 붉은생선들의 조화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엄청나게 있어 보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스시집답게 일본 사케병들이 눈에 띕니다. 그러다가 한 곳에서 눈이 번뜩 떠집니다. 바로 상장입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2011 대한민국 국제요리 경연대회에서 대상입니다. 그냥 상도 아니고 대상! 갑자기 기대감이 증폭됩니다.

 

쉐프의 손길은 바빠져서 어느덧 옆집 테이블의 스시는 다 되어가고. 한쪽에선 다른 쉐르께서 토치로 장어를 익히고 계십니다. ! 일각이 여삼추 같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우리의 스시가 나옵니다.

 

전갱이, 광어, 훈제연어, 숭어, 관자, 고등어, 새우 등등이 초밥위에 곱게 얹어져 있습니다. 뭐가 뭔지 모르는 필자가 설명해주세요라고 부탁하니, ‘안그래도 지금 설명해드리려고 했습니다라며 친절하게 쉐프가 대답해줍니다.

 

설명을 들으니 모두 산지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고, 이곳의 양념과 조리는 모두 이곳에서 역시 이루어진 것입니다. 보기에도 훌륭하고 더 이상 시장기를 참을 수가 없어 초밥을 집어 입안에 넣습니다.

 




! 감동의 파도가 물결을 치다 못해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몰려옵니다. 이건 예술입니다! 입안에서 씹는 게 아니라 그냥 녹아서 사라져 버립니다. 다행히 함께온 친척동생들도 모두들 박수를 치면서 대박!’ ‘감동등의 대사를 내뱉습니다.

 

그냥 지나가다가 눈에 띠이서 들어온 것인데, 반응이 매우 열렬합니다. 괜시리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에헴~’하구요. ^^;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게 흡입하고, 기다리니 우동 한그릇이 나옵니다. 물론 우동의 맛은 스시때만큼 감동적이진 않지만, 차가운 스시를 먹은 터라 따끈한 우동국물과 면발이 제 속을 어루만져 줍니다.

 

그 사이 쉐프께선 옆집 테이블을 위해 분주하게 초밥을 쥐고 계십니다. 괜시리 여기 리필안돼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참습니다. 우동까지 먹고 나니 후식으로 각종 과일과 그 위에 곱게 갈아만든 노란 소스가 얹어져 나옵니다. 한입 맛을 보니 고소하고 상콤합니다. ! 행복합니다.

 

구루메스시는 점심메뉴는 2만원, 3만원짜리가 있고, 저녁에는 3-4-5만원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저녁 메뉴에선 술안주로 곁들일 수 있는 회도 나온다고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귀한 이들과 함께 작심하고 와서 한잔 하고 싶어집니다.

 

제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조금 비싼 편이지만 워낙 감동적인 맛에 만족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비록 크리스마스 이브에 케익은 아니지만 스시와 함께 친척동생들과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 이곳의 마크를 보면 생선위에 ?표가 떠있는데, 이유가 손님에게 메뉴에 대해 설명해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편하게 앉아서 저처럼 초밥에 대해서 잘 모르는 손님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맛난 초밥을 먹을 수 있는 구루메스시. 스시에 대해 잘 모르지만 괜찮은 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락처: 02-517-0709

영업시간: am 11:30-14:30, 17:00-02:00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