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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오케스트라의 매력, ‘한화와 함께하는 2012 교향악 축제’

朱雀 2012. 4.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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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 한화와 함께하는 2012 교향악 축제에서 두 번째 티켓을 얻게 되어 지난 16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로 향했다. 비가 내리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날씨까지 좋아서 새삼 교향악 축제에 가는 기분이 더해졌다.

 

16일 한화와 함께하는 2012 교향악 축제의 주인공은 이화여대 오케스트라였다. 1960한국 최초 여성 관현악단으로 시작한 이대 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와 오페라 반주를 하며 성장해왔고, 1980년대에 접어들어 다양한 악기 전공자와 관현악과 학생들이 들어옴으로써 1,2학년 오케스트라와 3,4학년 오케스트라와 분리하여 정기연주회와 지방공연을 하며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것으로 유명했다.

 

시립교향악단의 연주는 들어본 적은 있었어도, 대학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들어본 적이 없는 필자로서는 매우 기대되고 한편으론 설레는 기분이었다.

 


이화여대 오케스트라 - 출: 예술의전당 보도자료

늘 그렇지만 오케스트라의 멤버들이 들어올 때 다시 한번 이대임을 확인했다. 검은 색 정장을 입은 그녀들 사이에선 단 한명의 남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무거운 금관악기를 여자들이 모두 차지하고 앉아서 연주를 위해 조율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혹시 지휘자도 여성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달리 유일한 남성인 성가선 교수가 지휘를 맡았다.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 지휘자와 뉴욕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현재는 이대 음대교수로 역임중이었다!

 


성가선 지휘자 - 출처 : 예술의전당 보도자료


첫 번째 곡인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은 듣는 것만으로도 두 연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때론 애절하게 때론 밝고 명랑하게 그렇지만 파국을 암시하는 듯한 팀파니의 연주 등은 저도 모르게 두 눈을 감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연구곡인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16은 듣는 순간 !’하고 저도 모르게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제대로 감상한 적은 없지만, 아마 CF와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인 모양이었다. 초반의 몇몇 구절이 너무나 귀에 익숙한 탓이었다.

 

독일 최고의 피아니스트 게하르트 오피츠가 최고의 테크닉과 음악성을 지닌 완벽하고 유려한 피아니스트라고 극찬한 계명선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듣는 것 자체로 귀가 호강한다는 생각이 절로 날 지경이었다.

 


계명선 피아니스트 - 출처 : 예술의전당 보도자료


북구의 쇼팽이라 불린다는 그리의 피아노 협주곡은 북유럽 특유의 어둡고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너무나 우리 정서에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이화여대 오케스타라인 탓일까?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져서 몹시 듣기에 좋았다.

 

1부 시간이 끝나고 휴식시간동안 팜플렛을 살펴보니 2부는 브람스의 교향곡 4E단조 Op.98 이었다. 곡설명에선 목가적인 기쁨이 없다. 당시에는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친구들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설명이 붙어있어서 듣기에 괴로운 곡 아니야?’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막상 들어보자 서정적이면서도 힘차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다양하게 섞여 있어서 듣기에 매우 좋았다. 필자의 귀가 풀리는 것인지, 아니면 분위기에 취한 것인지, 이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욱 활기에 찬 것인지 뒤로 갈수록 연주가 더욱 훌륭해지는 느낌이었다.

 


콘서트홀 앞의 음악분수대는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2시간이 흐르고 아쉬움이 남을 무렵, 관중들은 객석이 떠나갈 듯이 박수를 쳤고 앵콜곡이 이어졌다. 성가선 지휘자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을 내서 일부러 연주회에 찾아온 관객을 위해 무려 앵콜을 두 곡이나 선사하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했다.

 

안녕하세요감사합니다의 단 한마디 없이 오로지 웃는 얼굴로 인수하고 관객의 박수를 유도해서 단원 한사람 한사람을 손가락으로 지시해서 유도하는 그는 철저한 음악 지상주의자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케스트라는 연주로 모든 것을 말한다라는 신념을 내비치는 느낌을 받았다.


교향악 축제 스케줄 및 프로그램 확인하기 <- 클릭!



 

그러나 몇 백마디의 말보다 혼신과 열정으로 가득찬 지휘와 이대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16일 저녁을 한화와 함께하는 2012 교향악 축제에 찾아온 이유를 찾기에 충분할 만큼 멋지고 훌륭한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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