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힐링캠프’의 과욕이 부른 세 가지 실수!

朱雀 2012. 8.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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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힐링캠프런던올림픽을 기념해서 2시간이 넘도록 방송되었다. 이경규-김제동-한혜진의 3MC가 런던올림픽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그러나 <힐링캠프>는 기대와 달리 어이없는 세 가지 실수로 인해 보는 시청자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첫 번째 실수는  남자수영 400미터에 출전한 박태환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고, 그들은 박태환의 부모님과 함께 한 장면에서 불거져 나왔다. 잘 알다시피 박태환은 예선전에서 1위로 골인을 하고도 부정출발로 인해 실격이 되는 어이없는 판정을 받고 말았다.

 

<힐링캠프>는 그 순간 잔인하게도 박태환 부모님의 표정과 행동을 담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그냥 당황한 표정을 잡고 마는 정도로 끝났으면 모르겠지만, 당황해서 무너져 내린 어머니의 모습과 흥분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너무나 열심히 잡아냈다.

 

물론 이해는 간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특히나 박태환의 경우엔 항의를 받아들여 판정이 번복되는 유래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우린 박태환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해서 은메달을 딴 것을 알고 있지만, 너무 박태환 선수의 부모님에게 인간적인 처사는 아니었던 듯 싶다. 부모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박태환은 1년에 15일도 집에 못 들어올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

 

따라서 당시 말도 안 되는 판정에 제일 화가 나고 어이가 없는 이들은 누가 뭐라해도 박태환과 부모님일 수 밖에 없다. 시청자 역시 화가 나는 일이지만 그들과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방송의 재미를 위해 자칫 지난 4년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놓인 이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찍은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는 진종오 선수가 출전한 사격장에서 였다. 사격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만큼 관람객 역시 매너를 지켜줘야 한다. 그러나 이경규를 비롯한 MC들은 진종오 선수의 금메달이 거의 확정되자,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물론 이해는 간다. 필자라도 그 상황에선 깜빡 잊고 함성을 지를 수 있다. 그러나 그걸 방송에 굳이 내보내야 했을까? 자막에도 나왔지만 진종오 선수가 끝났을 뿐 다른 선수들은 사격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3MC의 행동은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에 방해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선수들 역시 올림픽을 위해 4년간 피땀을 흘렸을 것인데, 너무 우리만 생각한 나머지 비매너적인 행위를 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장면은 얼마든지 편집할 수 있었을 텐데, 방송의 재미를 위해 무리하게 넣은 듯 싶다. 몹시 눈쌀이 찌푸려진 비매너적인 행위였다!


 

세 번째는 유도 선수들의 복근을 공개한 부분이었다. 물론 오늘날 스포츠계는 마케팅이 도입되어서 선수들 역시 자신들의 섹시미를 과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녀 선수 할 것 없이 외모와 몸매를 가꾸는 데, 이전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광고수입과 해당 종목의 인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김재범-송대남-조준호 선수가 복근을 공개한 것은 오늘날 방송에서 복근을 공개하는 것이 너무 일상화된 탓일 것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선 그게 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 선수의 경기일정이 끝났다고 하지만 그들은 힘든 시간과 경기를 이겨내고 이제야 어느 정도 편하게 휴식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런 그들을 찾아가서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지 못하고 방송의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복근을 공개하고 예능적 재미를 추구한 것은 올바른 행위라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올림픽은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를 위한 장이다. 비록 오늘날 올림픽은 여러가지 이유로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스포츠맨십'은 분명히 우리가 지향해야될 방향이자, 올림픽의 정신이다. 그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상업적인 재미를 위해서 재물로 삼아야 햇을까?

 

물론 <힐링캠프>는 박태환 선수와 부모님의 아픔, 조준호 선수의 판정번복으로 인한 마음고생, 비인기종목인 권투의 한순철 선수 등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재미와 감동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너무 노력하다 보니 의욕이 너무 앞서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나 싶다. <힐링캠프>는 예능 프로인데, 다른 프로와 달리 감동까지 추구해야 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물론 이해는 한다. 그러나 출연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예의는 잃지 말아주길 당부하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힐링캠프>라는 이름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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