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아랑사또전’ 최고의 반전!

朱雀 2012. 10.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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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사또전을 꾸준히 시청한 이들은 알겠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그 다음 장면에서 이야기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사실 깜짝 놀란 만한 반전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아랑사또전>은 간만에, 정말로 오랜만에 몇 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통해 나름대로 반전을 선사했다. 첫 번째는 은오의 어머니인 서씨부인의 몸에 들어간 홍련의 심장을 찌르지 못하는 무영의 모습이었다.

 

독한 결심을 한 무영은 은오가 결계를 풀어준 비밀굴로 들어가서 홍련의 심장을 찌르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염라대왕에게서 그것이 옥황상제의 시험이었음을 알게 된다. 애초에 저승사자인 그로선 산 자의 몸에 칼을 꽂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정말 제대로 반전이었다! 주왈 도령을 깍듯이 모시는 김서방이 사실은 주왈이 그동안 보름마다 무엇을 했는지, 서씨부인의 몸으로 갈아탄 홍련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처음엔 그저 마음씨 좋은 하인으로 알았던 그가 주왈과 최대감의 가장 큰 비밀에 대해 알고 있어서, 최대감이나 주왈처럼 그 역시 홍련의 부하가 아닌지 의심이 되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저 최대감네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이것저것 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감안해도 그의 표정과 발언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인데다, 착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나름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점 등에서 주요인물인 최대감-은오-아랑-주왈의 이야기보다 더욱 놀라웠다.

 

세 번째는 달을 보면서 달이 우릴 가지고 노는 것 같다라는 은오의 대사였다. 이는 아랑이 애초 지상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보름달 두 번인 것을 빗댄 말이지만, 동시에 서씨부인의 몸에 들어간 홍련을 제거하기 위해 은오를 예비한 옥황상제의 뜻(?)을 아는지라 무심코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아랑과의 인연 역시 인간으로 분한 옥황상제가 준 비녀가 아니었다면, 이어질 수가 없었기에 은오의 모든 인연과 결과는 옥황상제가 예비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던 오이디푸스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지 않은가? 신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지만 결국 신이 예비한 운명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처럼.

 

어머니와 아랑 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은오. 아랑을 자신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주왈. 자신을 죽인 이가 주왈이며, 자신의 영혼을 취한이가 서씨부인(정확히는 몸을 취한 홍련)이란 사실을 알게 된 아랑. 잔인한 운명에 처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아랑사또전>식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랑사또전>은 간만에 이야기가 풀리면서 홍련의 정체를 주왈과 최대감이 알고, 심지어 후반부에선 아랑이 주왈이 서씨부인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을 기억해내고, 예고편에선 주왈도령이 아랑을 홍련에게 바치기 위해 죽인 이야기까지 하면서 제법 속도를 붙여서 흥미를 주었다. 무엇보다 주왈이 아랑을 기억하지 못한 이유가 죄책감을 덜어내주기 위해 홍련이 기억을 지워졌다는 이야기에서 새삼 안타까움과 충격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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