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신서유기’는 왜 네이버에서 발표되었을까?

朱雀 2015. 9. 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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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10시 네이버에 공개한 ‘신서유기’는 5편이 올라와있는데, 오후 3시 현재 5편의 조회수를 합치면 약 220만에 달하고 있다. 공개된지 다섯 시간만에 이정도니.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의 조회수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천만대는 당연한 것이고, 잘하면 1억대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서유기’는 tvN에서 기획 및 제작되었다. 따라서 얼핏 생각하기엔 tvN에서 방송하는 게 맞는 것 같다-아마 나중에 전편이 공개된 후 tvN에서 방송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케이블 방송이 아니라 네이버(정확히는 네이버 tvcast)에 올라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TV에선 볼 수 없고,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는 예능프로라니?! '신서유기' 이전에 누가 이런 광경을 상상이나 했을까? 실로 놀랍지 않은가?




CJ E&M이 동영상을 서비스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는 것도 아니다. ‘티빙(tving)’이란 사이트를 갖고 있고, tvNgo라는 어플도 있다. 따라서 맘만 먹었다면, 네이버가 아니라 티빙과 tvNgo를 통해서 공개했어도 된다. 그렇다면 왜 네이버를 선택했을까?



그것은 당연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네이버를 통해서 ‘신서유기’를 공개하는 것은, 티빙에서 소개하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효과를 볼것이라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왜 tvN은 성공이 보장된 ‘신서유기’를 굳이 자사의 케이블채널이 아니라 인터넷(혹은 웹)공개를 한 것일까? 이 부분에 가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리라.



여기엔 우선 현재 국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무려 5천만대를 넘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할 듯 싶다. 당연하지만 오늘날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수단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풍경은 이미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이제 TV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게 일상이 되버렸다. 게다가 예전처럼 불법 다운로드가 아니라 정식 사이트를 통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구입하는 경우도 흔한 일상풍경이 되어버렸다.






변화되어버린 상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TV > 케이블 > 웹? 으로 시장이동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빠른 의견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것은 아이차이를 비롯한 동영상 사이트에서 서비스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중파는 까다로운 심의조건 때문에 외국 드라마가 이전보다 방송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틈새를 공략한 것이 동영상 사이트들로 이들은 자막만 입혀서 바로 자국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나라의 여러 종류의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역시 이렇게 소개되었고, 10억대가 넘는 초대박 조회수를 일으키며 김수현을 단 한편만으로도 엄청난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동영상 사이트에 드라마가 소개되는 건 비단 중국만의 일이 아니다. DVD배달 서비스로 시작해서 이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발전한 넷플릭스의 경우 2014년 매출액이 약 55억 달러를 넘어갔으며, ‘하우스 오브 카드’ ‘데어데블’ ‘마르코폴로’ 등을 자체제작해서 (자사 사이트에) 올리면서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데어데블’의 경우 시즌 1의 13화 전편을 사이트에 올려서 시청자들이 기다리지 않고 전편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이는 한편이 끝나면 다음편이 방송될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 매우 신선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온라인 스트리밍을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주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물론 아직 국내 시장에서 갈 길은 멀다. 이번 ‘신서유기’의 경우엔 무료로 공개되고, 대신 광고 등을 통해서 수익을 얻어내고 있다.



사례로 든 외국의 경우 정액제등을 채택한 유료사이트이니 상황이 다른 셈. 아마 tvN의 노림수는 지금은 초창기니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했겠지만, 결국엔 티빙과 tvNgo등의 자사사이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무료가 아닌 유료의 경우엔 요샌 ‘컨텐츠를 정당한 댓가를 주고 보는 것’에 익숙해진 만큼, 시간을 두어서 접근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이버만큼 CJ E&M의 관련사이트를 키우는 것은 분명히 어려움이 많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리라. 게다가 ‘신서유기’에서 드러났지만, 사용자가 폭주하면서 동영상이 끊기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거기다 동영상을 ‘새로 고침’을 해서 다시 볼 경우 반복되는 광고는 정말이지 무척이나 짜증나는 대목이었다.



공중파와 케이블이 TV를 틀면 편히 볼 수 있는 것과 달리, 웹을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는 사용자가 폭주하면 느려지거나 심하면 끊김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므로 미리미리 서버 등을 증축하는 등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듯 싶다.



‘신서유기’를 통해서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tvN이 인터넷에 선공개하네’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tvN을 비롯한 CJ E&M의 컨텐츠들은 다수 네이버를 통해서 선공개되었었다. 방송의 미래를 ‘웹’이자 온라인 스트리밍 그리고 스마트폰에 있다고 보고 끝없이 과감한 시도를 펼치는 제작진과 경연진들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게다가 이제 방송계의 트랜드리더로 떠오른 tvN의 입장에선 더더욱 그러하다. 아마 멀지 않은 시간내에 유의미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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