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영상으로 펼쳐진 고전의 찬란함! ‘맥베스’

朱雀 2015. 1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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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원작 희곡을 읽지 않은 이들이라도 최소한 제목은 알고 있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2015년 한국 극장가를 찾은 영화 ‘맥베스’에선 우선 두 명의 반가운 얼굴이 있다. 우선은 맥베스역의 마이클 패스빈더. 우리에겐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프랭크’,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으로 너무나 친숙하다. 맥베스 부인역의 마리옹 꼬띠아르는 ‘라비앙 로즈’로 200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다.



그런 두 사람의 만남은 예고편만으로도 관객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개봉한 극장을 찾기 어려워서 찾아간 극장내에선 예상대로 많은 좌석이 비어있었다. 영화는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했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선 오히려 연극을 영상화했다는 것이 더욱 어울릴 것 같다.






따라서 가볍고 재밌는 작품을 찾는 관객이라면? 감상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대사는 요즘 극장가에선 찾기 드물게 여러 상징과 비유가 난무하다. ‘맥베스’가 만약 상업성을 더욱 생각했더라면? 얼마든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맥베스가 덩컨왕을 위해 반란군에 맞서서 전쟁을 벌이는 장면이나, 폭군이 된 맥베스를 치기 위해 맬컴왕자가 맥더프와 함께 쳐들어오는 장면 등이 그렇다. 그러나 영화는 그런 전투신마저 슬로우나 마치 정지화면처럼 연출해서 오히려 더욱 연극적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마이클 패스빈더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력은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맥베스는 왕이 되리란 세 마녀의 예언을 듣곤 욕망에 흔들리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덕망 높은 덩컨왕을 암살하는 것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급기야 암살후에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함께 있다가 세 마녀에게 ‘자손이 왕이 될 것이란’ 예언을 들은 뱅코를 죽이고, 그 환영을 보면서 계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마이클 패스빈더는 그런 맥베스의 모습을 소름끼치게 그려낸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또 어떤가? 남편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옆에서 덩컨왕의 암살을 부추기다가, 뱅코도 암살하고, 결국엔 죄없는 맥더프의 처자식이 남편에 의해 화형에 처해지는 것을 보곤 엄청난 죄책감에 빠져 결국 죽는 인물이다.



‘맥베스’는 아무래도 희곡이 원작이다보니 배우들 개개인의 독백이 많다. 심지어 대화조차도 너무나 비장하고 무겁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배우들 개개인의 연기내공이 관객의 주의를 끄는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영화에서 가장 많이 모습을 비추는 마이클 패스빈더와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두 배우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고 밖에 생각되질 않는다. 마이클 패스빈더의 모습은 광기로 얼룩져 가는 맥베스 그 자체이며, 마리옹 꼬띠아르 역시 너무나 훌륭하게 제몫을 해낸다. 스코틀랜드의 황량함을 잘 살린 영상은 붉은 색으로 자주 넘실대며, 장중한 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더한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읽기 힘든 이들에겐 영상으로 ‘맥베스’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맥베스’를 읽은 이들에겐 마이클 패스빈더를 비롯한 배우들의 주옥같은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의 위력을 뛰어난 영상과 압도적인 배우들의 연기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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