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왜 실망스러운가?

朱雀 2016. 5. 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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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 아포칼립스 대해 엄청나게 기대하다가 해외 평을 보곤 너무나 놀랐다. 혹평이 쏟아진 까닭이었다. 다행히 극장에서 확인한 결과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보고 좋은 기억으로 극장을 찾은 이들에게엑스맨 : 아포칼립스 충분히 실망스러운 작품이라 여겨진다.



일단엑스맨 : 아포칼립스 가장 문제점은 공감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작품에서 가장 적인 최초의 돌연변이이자 수천 년을 살아온 아포칼립스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공포와 파괴로 지배하려는지 대해선 설명이 없다. 초반에초능력을 가졌으니 세상을 다스려야겠다 식의 설명은 요샛말로 2병이라고 밖엔 설명할 길이 없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목처럼 세상의 종말을 가져올 아포칼립스의 가공할 만한 능력은 무섭다기보단 뭔가 얼떨떨하고 환상적이기보단 뭔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포칼립스는 매그니토와 정신적으로 연결된 자비에를 보더니, 곧장 정신에 침투해서 세상 모든 이들의 생각을 읽고는 지구상의 핵무기를 모두 발사시켜 버린다.



장면은 충분히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그런데 돌연 핵무기들은 모두 수직 상승해서 지구를 이탈해버린다. 물론 한두 개도 아니고 수백 개가 넘는 핵무기가 어딘가에서 터진다면 방사능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지만, 그건 영화니까 충분히 다른 식으로 커버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기권을 벗어나서 우주에 두둥실 떠있는 수백 기의 핵탄두를 보는 것은 어딘가 허무하다. 이런 느낌은 아포칼립스가 복수를 위해 공장을 찾아온 매그니토와의 대면에서도 느껴진다. 가족을 잃은 매그니토는 복수를 위해 자신의 정체를 알린 이가 있는 공장을 찾아온다.


아포칼립스는 '엑스맨'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한 초능력을 지닌 인물이지만 매력지수는 거의 빵점에 가깝다. 왜냐하면 '난 짱 세니까 세계를 다스릴 거야'라는 식의 설정은 그저 중2병 스러워 관객의 공감을 전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한명 한명의 감정과 내면을 잘 그려낸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아포칼립스의 인물설정은 이토록 무매력으로 만들었는지 좀 의아스럽다. 



그의 입장에선 사고로 인해 죽을 뻔한 동료를 살리기 위해 초능력을 썼는데, 대가가 가족의 죽음이라면 충분히 분노할 만하다. 이는 관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있다. 따라서 그가 복수를 다짐하고 잔인한 복수를 펼치려는 뜬금없이 나타나서 아포칼립스가 공장노동자들을 처리하는 장면은 뭔가 허무해져 버린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선산채로 매장당한 이라 매우 끔찍하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선 전혀 그들의 고통이나 무력함 등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허무해질 밖에 없다. 아포칼립스가 카이로를 먼지로 만들고 위에 피라미드를 짓는 장면 역시 그렇다.



분명히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날아갈 정도니 수천 이상의 인명피해가 나야 정상이다. 그런데 모두들 대피를 것인지 영화상에선 명의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는 관객에게 공포감보단 그저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그친다.



물론 여기엔 감독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을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지구를 멸망시킬 정도의 능력을 지녀서 터무니 없는 능력에 공감이 되는데, 피해자들의 비명조차 들리지 않으니 관객들은 뭔가 허무하다는 생각을 내내 지울 수가 없다.



다른 작품도 그랬지만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심각한 문제들을 나열해놓곤 다소 뜬금없이 몇 마디 대사로 갈등이 해소되는 상황이 연출되어버린다. '평화로운 인류의 공존'이나 '인간의 불완전한 자유의지'등은 분명히 몇 천년이 넘는 철학사에서도 좀처럼 대안이 나오지 못한 문제긴 하다. 그러나 뭐하나 해결되지 않고 미봉책으로 끝난 열린 결말은 관객이 불만을 토로할 수 있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 번째 문제점은 너무 철학적이라는 있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이들이 원하는 무엇일까? 단순하다. 재밌는 블록 버스터 영화를 즐기기 위함이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동안저게 의미하는 거지?’ ‘ 등장인물은 저런 선택을 거지?’라고 고민하려고 극장을 찾은 이들은 아마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데엑스맨 : 아포칼립스 계속해서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극중에서 돌연변이들은 겉모습이 다르고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도망 다니며 노예 취급 당한다. 이는 장애인, 시리아 난민, 외국인노동자 등등 무엇을 집어넣던지 오늘날 우리가 충분히 현실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볼 있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명이다. 자비에 교수는 가공할 만한 초능력을 가졌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고 돌연변이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바라는 이상주의자다. 이에 반해 미스틱은 고통 받는 돌연변이들을 찾아내서 풀어주는 레지스탕스적 활동을 하고 있다.



매그니토는 폴란드에서 헨리크라는 가명으로 아내와 딸과 함께 도망자의 신세지만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과거 행적을 두려워하는 인간들은 그를 지명수배했고, 결국 초능력을 탓에 정체가 탄로난 매그니토는 눈앞에서 가족을 잃어야만 했다.



이미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족을 잃었던 경험이 있었던 매그니토에게 이건 끔찍한 과거의 반복일 밖에 없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에선 매그니토가 복수를 위해 일어선다고 해도, 충분히 악역으로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지상 최강의 초능력자인 아포칼립스를 더함으로 인해서 1+1=3 아니라, 1+1=0조차 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왜냐하면 매그니토가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마치 아포칼립스의 조정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처럼 보여진 탓이다. 물론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된다. 아포칼립스는 극중에서거짓된 으로 불린다. 그는 모든 초능력자의 능력을 배로 증폭시켜주는 놀라운 위력을 보여준다.



또한 오늘날 인간들이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서 정치, 경제, 사회적인 모순을 일갈하고 파괴를 역설한다. 그러나 아포칼립스에겐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그가 내세우는 대의명분은 어설프고,  방법은 너무나 끔찍하고 파괴적이라 공감할 없고, 무엇보다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합리화시키 위한 거짓 명분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아포칼립스는 그저 임계점을 넘었으니 파괴하고, 강한 자들을 이끌어서 다시 시작하자는 거다. 아니 그렇게 하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시 똑같은 아니 어쩌면 더한 상황을 반복할 수 밖에 없. 따라서 아포칼립스는 대의도 정의도 아무 것도 없는 그저 터무니 없이 능력 강한 초능력자로 전락하고 만다. 따라서 악당으로서의 매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매그니토는 비록 악역이지만 고통 받는 자신의 동족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일어섰기에, 비록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지만 (동의하진 못해도) 나름 심정적으로 이해할 있었던 것과는 다를 밖에 없다.



마지막 약점은 전편인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너무 만들었다는 있다. 전편에서 센티넬은 초능력자들이 어떤 능력이 펼치든 단숨에 초능력을 카피하곤 잔인하게 끝장내 버렸다. 강력하고 끔찍한 장면들은 매그니토와 자비에 교수가 서로 힘을 합쳐서 대항하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게 만들었다.


고통받는 동족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몸을 투신할 줄 아는 미스틱이 돌연변이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영화적 상황은 꽤 재밌다. 이상주의자인 자비에도 과격한 매그니토도 아닌 그 중간쯤에 위치한 미스틱이 영웅으로 추앙받는 건, 그녀가 어떻게 보면 엑스맨 : 아포칼립스’에서 제일 약한 초능력자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에 반해 아포칼립스는 분명히 지구에 종말을 가져올 정도의 능력자지만 막상 관객의 눈에 보이는 장면들에선 대학살처럼 끔찍한 장면들이 거의 없기에 경천동지할 능력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말았다.



게다가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새로운엑스맨시리즈와 기존의엑스맨시리즈를 절묘하게 결합시켜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뿐인가? 지난  4 말에 개봉한캡틴 아메리카: 시빌 역시 여러 명의 슈퍼 영웅들이 등장해서 높은 완성도로 관객에게 호평을 자아냈다.



따라서 불과 달도 안되서 비슷한 영화가 개봉하니 자연스럽게 비교할 밖에 없지 않은가? ‘엑스맨 : 아포칼립스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아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그러나 전작에 비해서 완성도가 떨어지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뿐이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 슈퍼 히어로물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것이다. 또한 단순히 즐기기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괜히 무거운 분위기와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려 하면 관객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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