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개그라고 욕 먹을 몹쓸 유머를 하자면, 처음 파블로를 들었을때 ‘곤충기’를 지은 프랑스의 위인 파브르를 떠올렸다. 그런데 과연 이 글을 보는 분들 가운데 ‘파브르’에 대해 아는 분이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파브르보다 지금 소개하는 파블로를 더 잘 알 것 같다.
파블로는 잘 알려진 대로 치즈타르트로 유명하다. 우리가 찾아간 파블로에도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블로는 타르트를 만드는 과정을 고객과 지나가는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창으로 주방을 공개해놓고 있었다.
껍질인 타르트시트를 버터 등을 이용해 굽고, 그 위에 머스타드 크림을 채우고 그 위에 다시 파블로만의 비법(?) 잼을 바르고 마지막에 파블로의 마크를 인두로 지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고기를 구우면 그 특유의 치지직하고 타는 소리와 냄새가 주변을 진동하며 사람을 유혹하듯이, 파블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잠재적인 고객이 호기심에라도 찾아오지 않곤 못 베기게끔 만들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완성되면 종을 치는 모습은 마치 ‘파블로의 개’를 연상시켰다. 뭐랄까? (종을 치고 먹이를 주면, 그 이후엔 종만 쳐도 먹이를 연상해서 침을 줄줄 흘렸다는 실험처럼 ). 우린 별 다른 고민 없이 시그니처 메뉴인 ‘치즈타르트(787엔)’을 시켰다.
레어와 미디엄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우린 치즈가 흐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레어로 시켰다. 숙소로 돌아와서 열어보니 그 황금빛의 그 매혹적인 자태는 여전했다. 전자렌지에 살짝 돌린 후, 칼로 살살살 잘라내 맛을 보았다. 그 부드러움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치즈타르트는 기본적으로 단맛이 강할 수 밖에 없다. 만드는 과정에서 버터가 기본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느끼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파블로의 치즈타르트는 느끼하지도 너무 달달하지도 않았다. 적당히 단맛에 레어인 탓에 부드럽고 촉촉하다못해 축축해서 혼자서 한개를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왜? 파블로의 치즈타르트가 현해탄을 건너 한국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주 강렬한 맛은 아니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첫사랑처럼 보고 싶은 마음이 몹시도 사뭇칠 것 같았다. 때때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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