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드디어 수수께끼가 일부 드러낸 ‘인플루언스’

朱雀 2010. 3.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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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C’와 ‘인플루언스’라는 키워드, 이병헌과 한채영 그리고 <다모>의 이재규 감독의 조합으로 우리에게 브랜디드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인플루언스>가 그래픽 노블과 디지털 영화의 혼합 방식으로 그 숨겨져 있던 비밀을 드디어 한꺼풀 벗어내렸다.

두 번째 공개된 디지털 영화 <인플루언스>는 모든 3부작 에픽이 그렇듯이 중간단계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W는 자살하려던 최동훈에게 기회를 준다. W는 빌딩 옥상에서 떨어진 그가 안전하게 다시 지상에 발을 딛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보여주고, 이어 그를 위한 특별한 초청장을 준다.

 

김태우가 분한 최동훈은 지난번 에피소드의 김우경(전노민)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그러나 앵커 김우경보다 훨씬 더 선과 악의 중간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다. 최동훈은 도박빚만 몇십억을 진 탓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버지는 희대의 천재화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에게 남겨준 그림이라곤 단 한 장도 없다.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무리로부터 자신의 아버지의 마지막 작품인 ‘진주’를 경매로 어떤 가격을 지불하고도 구입하려는 인물을 감금하라는 지시를 받은 최동훈은 그대로 순순히 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최동훈은 그가 자신을 살려준 인물임을 알아보고 위기의 순간에 탈출시킨다.

허나 W가 자신에게 준 지도를 정체불명의 사나이에게 넘겨서 뒤를 밟게 하는 등 끊임없이 배신과 은혜갚기를 되풀이하는 그의 모습을 그려낸다.

모든 것을 잃고 끊임없이 번민하는 최동훈역의 김태우는 비록 짧은 출연이지만, 현대인의 나약한 모습과 악마적인 느낌을 그대로 묻어나게 연기해낸다.

 

아울러 DJC로 들어가기 위해 입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암약하는 선봉장의 눈이 다른 사나이는 최일권 작가의 그래픽노블 2편에 등장한 인물이었다. ‘오드 아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원래 대기업 회장의 아들로서 자신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DJC에 들어왔다가,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DJC에서 버려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복수를 위한 것인지 아님 다른 것인지 알 수 없으나, DJC를 찾고 W를 위기로 몰아넣기 위해 분주히 활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W자신이었다!

이미 <무비위크>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병헌이 이번 <인플루언스>를 위해 1인 3역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 <인플루언스> 2편에선 드디어 마지막 장면에 악의 화신은 또 다른 W가 등장해 흥미를 몹시 돋구었다. 단순히 머리모양 하나 바꿨을 뿐인데도, 너무나 섬뜩한 눈빛과 비아냥 거리는 듯한 태도의 이병헌은 DJC의 수호자인 선한 W와 너무나 대비되어 정말 ‘다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 였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DJC로 통하는 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거기에는 정말 우리 사회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초청을 받으며, 그들은 정제계를 비롯하여 각 분야에 고루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초청받지 않았더라도 DJC에 초청된 이와 함께 같은 시간에 입구앞에 서 있는 다면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시간차를 둔다면,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수수께끼는 여전히 남아있다. 왜 W는 둘로 나뉘어졌는가? 거대한 수조에 갇힌 J는 왜 W와 사랑하는 데도 그곳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가? 궁극적으로 DJC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등 의문은 끝도 없다. 그러나 신과도 같았던 사나이도 맞설 자가 있고, DJC가 가는 문이 선택된 자들 뿐만 아니라 그걸 쫓는 이들에게도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못 흥미로운 설정이었다.

드디어 서로 만난 선과 악의 W가 DJC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100년전 W와 J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늘 그렇지만 다음편이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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