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기업이 곧 사람’인 삼성그룹

朱雀 2011. 7. 13. 07:00
728x90
반응형



93년부터 삼성에서 시행한 것 중에 임직원 이노베이션,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제품 이노베이션의 영어 약자를 따서 '3PI'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삼성은 이병철 회장의 의인불용, 용인불의 (疑人不用, 用人不疑 ; 의심이 나는 사람은 쓰지 않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않는다)’라는 철학으로 시작해서, 이건희 회장의 한 사람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하는 천재론(일종의 트리클 다운(Trickle Down)’효과)를 설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재에 대해 이렇게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이병철 회장이 자신의 시간 중 80%를 인재를 키우는데 보냈다라고 할 만큼, 사람에 대한 관심은 삼성의 창업과 인재론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병철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논어를 옆에 끼고 살았고, ‘내 삶은 논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논어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유학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괴팍한 천재하고는 거리가 멀다. ‘군자로 통칭되는 이상적인 인간형은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모나지 않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오늘날 삼성맨들이 주위 직장인들과 잘 협력하고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은 호암 이병철의 철학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 역시 인재를 중요시하지만, 이병철 회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건희 회장은 잘 알려진 대로 어린 시절을 외국 유학에서 보내고, 혼자 지낸 시간이 많은 탓인지 하루 종일 영화를 보거나 전자제품을 분해해서 다시 재조립하는 등의 취미를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고민이 생기면 편안 옷으로 갈아입고 해결 될때까지 혼자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그가 얼마 전까지는 회사에 잘 출근하지 않고, 자신의 집무실을 지킨 것은 그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생각했을 때 당연한 일이다. 93년 신경영 이후 이건희 회장은 당시 ‘7-4를 시행했다. 이는 아침 7시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제도로, 당시 대기업으로선 파격적인 일이었다(이 제도는 2002년 전면 폐지되었다).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에 엄청난 전쟁을 치루기 때문에 업무효율이 좋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제도를 시행한 것이다. 또한 일본 기업들을 본따 회의를 비롯한 모든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오늘날엔 너무나 일반적인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기업에선 회의 등을 하면서 기록을 남기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와 함께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특정 사원들을 해외로 1년간 보내고, 별다른 업무 없이 지내게 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사원들은 회사 인터넷망에 자신이 겪은 일상들을 기록하게 되었는데, 이는 나중에 삼성전자가 어떤 나라에 진출하던지 큰 힘이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삼성 사원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서 현지인들을 만나 들은 문화적-경제적-사회적 체험들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다. 아울러 단순히 이들은 가서 여행만 한 것이 아니라, ‘인맥 구성에도 힘썼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모든 나라에는 인맥을 무시할 수 없다. 가령 예를 들어서 중국의 경우, 그 지방의 최고 권력자가 누군지 모르면 장사조차 할 수 없다. 어떤 일이 생겼을 경우, 쉽게 해결을 보기 위해선 누가 진정한 권력자인지 알아야만 가능하다.

 

중국만 그렇겠는가?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등. 최고 권력자가 아니라도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보통 등을 알아내고,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힘을 쓸 수 있는 조력자들을 찾아내고 교류를 갖는 것은 나중에 현지에 진출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삼성은 그런 것들을 인사 고과에 반영함으로써 한층 힘을 받게 된다. -상대적으로 일본 기업들은 이런 인맥 발굴에 무지해서 현지화 전략에서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

 

이왕 인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삼성의 교육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삼성에 입사하면 모든 신입사원은 4주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논산훈련소 기간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 기간 동안 신입사원은 삼성의 역사와 분위기 등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삼성맨이 되버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COO가 매년 참석한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행사인데, 교육장은 호암관과 창조관(2연수원)이며, 한번에 무려 4천명이상이 수용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시설을 자랑한다.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이 너무나 뛰어나서 외국 기업가들도 보고 감탄하며 국내 정부기관과 다른 기업에서 위탁교육을 할 정도라 하니. 대충 짐작이 될 것이다.

 

삼성은 또한 뛰어난 인재들에게 공부의 기회를 끊임없이 주고 있다. 국내 대학과도 관계를 맺어 교육을 시킬 뿐만 아니라, 내부에 정부에서 인가해준 대학교가 있을 정도다. 물론 장학금 제도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서 해외 유수 대학교를 다니게 한 후, 삼성에서 일정기간(몇 년 이상) 근무하게 해주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삼성의 인재론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잡종강세론을 들먹이면서 외국 인재들을 채용하지만, 그중 80~90%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련 없이 삼성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리콘 밸리의 경우, 계약이 끝나면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그렇게 따져봐도 외부인사가 삼성전자를 너무나 많이 옮기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외부인재들이 삼성 내부에서 가장 크게 겪는 문제로 흔히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순혈주의다! 삼성엔 다른 기업과 달리 파벌은 없지만, ‘삼성맨이란 자신들만의 자부심이 있고, 서로 똘똘 뭉치는 관성이 지배한다. 애플-구글-인텔 등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던 글로벌 인재들에게 그런 꽉 막힌 사내문화는 숨막힐 수 밖에 없고, 잘 어울리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과중한 업무부담역시 해외 인재들이 잘 버텨내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물론 미국 실리콘 밸리등의 최첨단 기업 역시 업무가 적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와 달리 삼성전자 등에선 상사의 눈치를 보며 자리를 지켜야 하고, 끝없는 경쟁과 성과 등등의 독특한 문화는 많은 해외인재들이 버티지 못하는 이유로 크게 꼽히고 있다. 물론 이런 삼성전자의 문화는 가장 큰 강점이자, 오늘날 삼성전자를 키워낸 경쟁력이지만, ‘창조력이 가장 중요시되는 오늘날 IT기업 문화에선 생각해 봐야할 덕목일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