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도올 김용옥이 ‘나가수’를 비판한 이유, ‘중용, 인간의 맛’

朱雀 2011. 9. 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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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선 어제 그러니까 95일부터 <중용>에 관한 특강을 시작했다. 이번 특강이 눈에 띄는 점은 도올 김용옥 교수가 한신대학교 지난 1일 실제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TV에서 방송한다는 점이다.

 

중용은 주자가 뽑은 사서 중에 한권으로, 예기의 한 챕터이다.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중용은 맘먹고 읽으면 하루에 독파할 정도로 짧은 내용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음미해본다면 한 구절로 하루를 보내도 짧을 정도로 심오하기 이를 데 없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왜 21세기에 25백년 전의 경전인 중용을 들고 나왔을까? 도올은 1강에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열거했다. 이 두권 의 책은 아직 국민국가로 발전하지 못한 독일을 사상적으로 통일시킨 위대한 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두 책이 위대한 것은 단순히 철학서가 아니라 근대의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두 권의 책은 프랑스 혁명에 정신적 기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모든 철학의 뿌리가 되었다. 20세기에 세계 최강대국이 된 미국 역시 그 영향을 받았으니 어찌 위대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오늘날의 미국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얼마 전 국가신용등급이 트리플 A에서 AA+로 강등될 정도로 국가재정이 심각하고,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었지만 이라크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상할 정도로 도덕성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어디론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도올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다음 패권국가로 중국을 말할 정도로, 온 세계는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초강대국으로 거듭날 것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언급했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가위바위보로 손쉽게 세계패권국가가 된 것이 아니다.

 

<미국사산책> 같은 책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미국은 신이 축복한 듯한 엄청난 크기와 지하자원이 매장된 땅과 탄압과 압제를 피해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몰려들어온 인재들이 만들어낸 나라이다. 만약 구교의 신교탄압이 없었다면, 히틀러가 유럽을 탄압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미국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9.11 테러와 이라크전에서 볼 수 있지만, 미국은 분명 추악한 얼굴을 가진 패권국가다. 그러나 세계 2위부터 10위까지의 국가들의 군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가예산을 국방비에 쓰고 있으며, 산술적으로는 그들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군사력을 지니고 있다. 그뿐인가?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경제력은 말할 필요가 없으며, 할리우드를 비롯하여 철학과 과학 등등에서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입고 있는 청바지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지적했지만, ‘자유를 실천하고자 했던 미국의 정신으로부터 태어난 것이다. 청바지 뿐인가? 여름이면 해수욕장에서 여인들이 입는 비키니를 비롯하여 전기를 비롯한 현대가정의 필수품인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등은 미국에서 발명되었거나 대중화된 것들이다.

 

, 철학은 단순히 우리 삶과 괴리된 것이 아니라, 이렇듯 사회 전분야에 퍼져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21세기는 세계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올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다.

 

그렇다면 철학자인 김용옥 교수의 입장에선 21세기를 지탱해야할 새로운 철학을 논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2011년 중용을 들고 나온 이유다. 중용은 동양철학의 정수가 녹아들어간 한권의 책이다. 이 책을 우리가 오늘날 새롭게 해석하고 21세기에 맞게 고민한다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철학의 시작으로 삼을만 하지 않을까?

 

김용옥 교수는 나가수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한다. “감동있게 여러분이 볼지는 몰라도, 훌륭한 프로에요. 그러나 아무리 여러분이 들어도 거기서 철학은 안나와요. 그건 엔터테인먼트지. 슬퍼서 눈물은 나와요. 카타르시스는 되죠. 그러나 그런 걸 가지고 우리 젊은이의 비전이 만들어지진 않아요. 역사적 비전이요... 아 물론 가수가 되는 것도 좋아요. 나빠다곤 말 안하겠어. 모든 사람이 연예인이나 되려고 하고, 엉성한 디자이너나 되려고 하고, 뭔가 본질적인 창조가 없잖아요!”

 

도올 김용옥 교수가 <나가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단순히 한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런 프로를 만들어내고 소비하고 있는 현 세태에 관한 비판이었다!

 

현재의 우리는 분명히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분명 세계패권국가는 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지적한 것처럼 21세기 패권국가로 도약할 중국의 옆에 있는 나라로서, 멋있는 철학을 만들어서 중국에게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한류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대중문화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철학 역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은 이미 미국보다 더 많은 교역을 하고 있는 나라이며, 우리가 통일을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친해져야 할 국가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과 무조건 가까이 하자는 말은 아니다. 아무리 미국의 힘이 예전만 못하고, 도덕적으로 큰 흠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미국의 힘은 세계 최강대국이다. 우린 광해군처럼 청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외교적 실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될 시점에 있는 것이다.

 

부디 도올 김용옥의 이번 강의가 다시금 사회적 이슈가 되고, 많은 이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어서 대한민국이 21세기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EBS특강 <중용, 인간의 맛>18주 동안 매주 월화 밤 1040분부터 40분 동안 방송되며, 매주 토일밤 11시에 재방송될 예정이다. 찾아본다면 많은 공부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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