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원자력 발전, 어떻게 하오리까?

朱雀 2011. 11. 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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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에너지체험 블로그 기자단에 참여한 목적 중에 가장 큰 이유가 ‘원자력발전에 대해 알고 싶다’였다. 물론 나름대로 그동안 언론과 관련서적을 통해 이야기는 들어왔다. 그러나 내가 들은 정보들은 아무래도 원자력을 반대하는 입장에서였다. 따라서 한쪽편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들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여,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겸해서 가게 되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시설은 국가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하여 다른 사진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조선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이경진 교수의 이야기를 일부 발췌 및 기억나는대로 적어볼 생각이다. 따로 메모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짝 틀리거나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매우 감사하겠다.

 

인류문명에 있어서 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만약 우리가 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오늘날 문명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불을 통해 음식을 익혀먹고, 불을 사용해 온기를 얻고, 불을 통해 다른 힘센 짐승을 물리침으로써 우린 다른 동물들이 얻을 수 없는 이득을 얻었다. 동물들이 겨울에 겨울잠을 잘 때, 우린 사냥을 비롯한 야외활동을 했다. 그리하여 최소 20~30% 에너지의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이를 천년을 넘어선 만년 단위로 계산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원자력발전에 사활을 걸게 된 것은 2차 석유파동 때 부터였다고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린 자원빈국이다. 무연탄이 15억톤 정도로 그나마 경쟁력 있지만, 경제성이 없어 이젠 포기한지 오래다.

 

따라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원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원자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원자력은 발전단가가 39원으로 122원의 수력이나 288원에 이르는 태양열과 비교했을 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또한 수력발전소를 비롯한 대체 에너지 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발전량을 생각했을 때, 원자력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다! 물론 개인적인 입장에선 전기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전기를 안쓰기란 불가능하다. 수도부터 시작해서 냉장고, 세탁기 등등 모든 가전제품은 전기로 돌아가니까?

 

좋다! 국민 개개인이 전기소비를 최소한으로 한다고 가정한다해도, 큰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기업을 비롯한 공장의 에너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우린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태양열 어네지도 있고, 수력도 있고, 조력 등등 대체 에너지가 많지 않나?”라고 누군가 용감하게 답변할지 모르겠다. 먼저 태양열 에너지, 이거 전국토에 다 깔아도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10%도 생산해내지 못한다.

 

태양열 에너지 기술은 안타깝지만 현재까진 그렇다. 또한 태양열 전지판을 대지에 깔아놓는다고 상상해보자. 몇 개 안될때는 아름답지만, 나무와 숲을 제거하고 그 위에 태양열을 깔아서 쭈욱 나열한다고 상상하면 끔찍하기 없다. 토양오염등의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말이다.

 

수력? 수력은 더 끔찍하다. 국내에서 쓸만한 강은 이미 다 막아서 쓰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 곳곳의 강을 다 막아서 쓴다면, 환경오염은 말할 것이 없고, 온통 도로위에 안개가 껴서 교통사고가 빈발할 것이다. 게다가 수력발전은 1년에 3개월만 쓸 수 있다.

 

조력?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잘 알려진 울둘목이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곳인데, 여기다 설치하면 3년을 쓸 수 있단다. 그런데 3년간 어부가 조업을 하는 것이 금지되다시피 하고, 물고기들도 떼죽음을 당한다. 왜? 거대한 프로펠러가 물속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풍력발전기? 이것도 보기 아름답지만, 에너지 량이 얼마되지 않고, 전적으로 바람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너무 세게 불면, 프로펠러가 자칫 날아가거나, 풍력으로 인해 사람이나 가옥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한 경우에는 묶어놓는다고 한다. 결국 바람이 없으면 없어서, 많으면 많아서 문제가 된다.

 

내가 영광원자력 발전소를 견학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시설의 안전장치는 2중-3중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내부가 네모꼴이라 압력이 약했지만, 우리는 원통형이라 그런 사고가 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원자로에서 직접 에너지를 얻는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우린, 중탕식으로 해서 간접적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방사선 물질이나 안전도 면에서 훨씬 높았다.

 

물론 아무리 안전장치를 했다고 해도 만분의 1 정도의 사고 위험은 항상 따라다닌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국가적 입장이 된다면, 원자력 에너지는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방법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지만, 쓸 수 밖에 없다면, 모두가 지혜를 모아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게 쓸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수준이다.

 

비슷한 예로 얼마전 중국의 희토류 사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희토류는 전세계 매장량의 30% 정도가 미국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왜 전세계 물량의 99%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일까? 이유는 미국이 환경오염과 채산성 문제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최근 희토류 사건으로 미국이 다시 희토류 채굴에 나섰지만, 기술자가 사라지고, 관련기술이 모두 중국으로 넘어가서 15~20년이 지나야만 다시 채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원자력도 비슷한 것이 미국의 경우, 관리기술은 세계적이지만, 발전소를 세우는 기술과 기술자들은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력 사고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전 세계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선 20기 이상이 가동중이고, 이를 통해 약 40%대의 에너지를 충당하고 있다. 만약 현재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모든 경제는 올스톱이 된다.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고 싶다면, 오늘날 우리가 풍요롭게 누리는 에네지 소비생활 패턴자체를 바꿔야만 한다. 어느 과학자가 말했지만, ‘현재 태양열 기술이 200배이상 발전해도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절대 누릴 수 없다’라고 했다.

 

환경오염이 없는 청정에너지가 존재한다면 좋을 것이다. 어떤 위험 때문에 무언가를 쉽게 포기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입장에서 원자력을 포기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대한 안전하고 깨끗하게 누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늘 그렇지만 뭔가 ‘대책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간 여행에서 오히려 더 많은 짐을 안고만 왔다. 아파트 13층에 사는 필자는 만약 전기가 없어진다면, 13층까지 매일 계단으로 오르낙내리락 하는 것은 둘째치고, 물과 식료품을 운반해야 된다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여기에 빨래와 오물처리까지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근데 이게 공장과 수출까지 고려하면 아득하기 짝이 없다.

 

원자력 발전소를 견학하고, 이경진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해 긍정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론 ‘될 수 있으면 원자력은...’은 마음이지만, 현재 우리에겐 안타깝게도 원자력발전외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추신: 어리석은 필자에게 가르침을 주실 분들은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매우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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