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독서의 즐거움

왜 시골의사 박경철은 ‘자기혁명’을 외치는가?

朱雀 2011. 11. 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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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태지란 분이 계셨다. 혼자서 90년대의 문화흐름을 바꿔서 우린 그를 ‘문화대통령’이라 부르고 있다. 이분이 데뷔하실 때 부른 노래가 <난 알아요>였다. 당시 가수들은 이를 이해못해서 최저점을 줬는데, 결과적으론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이전까지 가요계역사를 바꿔서 당시 심사위원들을 여태까지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런 서태지가 나중에 <이너스비너리> 같은 난해한 곡을 만들었다. 만약 서태지가 <이너스비너리>같은 1집때 발표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장담컨대 100% 망했을 것이다. <난 알아요> <환상속의 그대>는 대중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대중에게 다가간 곡이었다. 그리고 그런 곡들이 초대박을 쳤기에 나중에 서태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10-20대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서태지를 이야기를 거론한 것은 박경철의 <자기혁명>이 너무나 어려운 책인 탓이다! <닥치고 정치>도 그렇지만, <자기혁명>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아니, 너무나 어려운 책이다! 왜? 첫 장부터 괴테의 <파우스트>로 시작해서,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해서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주장이 책을 수놓는다.

 

1장의 제목이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란 제목이 아쉽지 않게 갖가지 철학자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읽는 이를 계속해서 일깨운다. 필자가 <자기혁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희망을 느끼는 대목은 이런 의미에서다.

 

<자기혁명>은 <닥치고 정치>처럼 풍부한 유머감각이 없다. 아니 전혀 없다! 초지일관 <자기혁명>은 진지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계속해서 인류의 어려운 문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자기혁명>은 어떤 의미에서 90년대에나 유효한 책이었다. 이런 별 재미도 없고 진지하기만 서적이 <닥치고 정치>를 누르고 사회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것은, 지은이가 오로지 박경철이기에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는 시골의사지만 누구보다 경제학에 관심이 많았고, 청춘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기성세대로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런 사회가 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어른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미안한 마음속에서도 젊은이에게 한조각 꿈과 희망을 들려주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라고 역설한다. 비록 모든 것이 정해져서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조차 50%는 스스로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소설가 조정래씨의 말을 빌어 ‘너는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있을 만큼’ 노력했는지 묻는다.

 

원래 의사보다는 법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당시의 사정상 의사를 선택했고, 그런 차선의 선택 속에서도 나름의 행복과 비전을 찾을 수 있었다고 그는 담담히 고백한다.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책을 더 읽기 위해, 담배를 피우거나 다른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매진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스스로는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을 펴내고, MBN의 <경제나침반 180도>와 <생방송 경제공감>등을 진행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자기혁명>은 지난 몇 년간 박경철이 안철수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점들을 적고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기 혁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건 혼자 잘먹고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철학서가 아니지만 철학을 말하고 있고, 경제서가 아니지만 경제를 말하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 못지 않게 사회정의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시인이 아니면서 시를, 자기계발서가 아니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방법까지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은, 독자에게 <자기혁명>을 읽으면서 자신의 지적능력의 끝까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수 있도록 끝없이 자극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스펙만을 쌓는 것이 미덕이 된 사회에 감히 스펙쌓기가 아니라 시민이 되기 위해, 진정한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용감하게 묻는 책. 스스로의 주인이 되고, 이 사회의 시대의 주인이 되기 위해 무엇이 진정으로 필요한지 묻는다는 점에서 <자기혁명>는 베스트셀러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끝없이 증명하고 있다.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밑바탕에는 보다 나은 삶과 진정한 앎에 대한 욕구가 마치 마그마처럼 들끓고 있다고 감히 판단한다. 그리고 <자기혁명>같은 책들이 널리 읽히고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정의는 더욱 완성되리라 감히 예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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