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투표에 대해 돌직구를 날린 ‘런닝맨’

朱雀 2012. 1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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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런닝맨에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대해 이렇게 바로 돌직구를 날릴 줄은 몰랐다. ‘맛대맛 레이스를 펼치면서 이긴 멤버들은 자의 획을 하나씩 그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이광수가 런닝맨 초대왕으로 등극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런닝맨>의 최종라운드는 이름표 떼기! 이광수는 왕으로서 이름표를 뗄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백성들은 이광수의 이름표를 뗄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이건 뭘 의미하는가? 그만큼 왕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풍자한 대목이다. 말 그대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평상시라면 이광수가 함부로 대들 수 없었던 김종국마저 쩔쩔 맬 정도로 이광수이 힘은 막강했다.

 

그런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백성들이 게임이 벌어지는 곳곳에 숨겨진 투표용지를 찾아내서 투표해서 살아남은 멤버의 절반수 이상의 표를 받은 멤버로 왕을 교체하는 길뿐이었다.

 

<런닝맨>은 서바이벌 예능이다. 따라서 왕이 된 이들은 자신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서 다른 멤버들의 이름표를 최대한 떼어내서 우승을 하고자 한다.

 

무기력한 백성들은 어렵게 투표용지를 찾아내고 두 번째로 한효주를 왕으로 뽑느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한효주 역시 우승하기 위해서 다른 멤버들의 이름표를 뗀다. 심지어 김종국은 호위무사로서 한효주와 한패가 되어서 다른 백성의 이름표를 뗀다.

 

비록 예능에 불과하지만 이런 설정을 쉽게 넘어갈 수가 없다.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낀 이는 아무리 선량한 인물이라도 반지의 힘에 이끌려서 타락하고 결국엔 악인이 된다. 단지 그 시간이 악인에 비해 더 걸릴 뿐이다. ‘절대반지는 권력을 비유한 것이다. 아무리 착한 이라도 권력을 잡게 되면, 그 속성에 휘둘려서 타락하고 경우가 매우 많다. -아울러 누군가가 권력을 잡으면 그의 곁에는 떡고물이라도 주워먹기 위해 아부하고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예능이지만 이 얼마나 절묘하고 친절한 설명인가?-

 

왕이나 대통령 같은 지위에 올라가게 되면, 그 막강한 권력 때문에 순수한 인물도 타락하기 쉽다. 우린 이미 잘못된 선거로 인해 망한 나라들과 끔찍한 경험들을 역사에서 똑똑히 보고 배웠다!

 

송지효가 마지막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투표권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왕이 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김종국을 아웃시키고, 결국 송지효와 둘만이 남았다. 그때 송지효는 몰래 숨겨놓고 있던 투표권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표를 던져 네 번째 왕이 되고, 유재석의 이름표를 떼고 최종우승자가 되었다.

 

<런닝맨>의 이번편이 의미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우선 잘못 투표하면 그 피해는 투표를 한 당사자인 백성들이 고스란히 돌아온다. 그리고 아무리 무소불위의 왕이라고 할지라도 투표를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심지어 그 투표권을 행사할때는 기표소에는 왕이라고 할지라도 들어올 수 없다!

 

<런닝맨>은 초등학생부터 40~50대 이상까지 폭넓은 시청자들이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시청자들이 주말에 즐겨보는 예능프로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알린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여겨진다.

 

비록 예능에 불과하지만 자신밖에 모르는 왕이 휘두르는 권력의 모습은 우리에게 끔찍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왕을 제외한 멤버들이 투표권을 행사해서 결국 그를 다시 백성으로 끓어내리는 모습은 우리에게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우린 흔히 1표에 불과한 내 투표권을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2차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독일의 총통이 될 수 있었던, 독일국민이 그에게 투표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히틀러의 야욕을 꺾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투표로 선출되었다. 비록 상충된 결과이지만 투표가 얼마나 개개인의 삶을 넘어서서 인류에 영향을 끼치는 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투표결과는 정말 '박빙'으로 그야말로 몇백표에서 몇천표 정도의 아슬아슬한 표차이가 대다수다.

 

무엇보다 <런닝맨>속의 선거는 겨우 시청자에게 30분 정도이고, 녹화장에서 반나절 안에 일어나는 일이지만, 현실에선 대통령을 다시 뽑기 위해선 5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대통령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지 않은가?

내 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대통령의 권한이 얼마나 막강한지 <런닝맨>은 예능답지 않게 재미와 교훈을 보여주었다. 실로 무한도전급 풍자와 재미라 아니할 수 없다!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3일 앞두고 이런 특집을 마련한 제작진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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