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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4K 재생기 FMP-X1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朱雀 2013. 7. 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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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니의 홈페이지(링크)에선 4K 재생기인 FMP-X1을 예약구입할 수 있다. 699달러의 이 제품은 소니 UHD TV와 연결하면 3,840x2,160@24p/30p로 감상이 가능하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비롯한 소니의 영화 열편이 함께 수록되어서 오는 7월 15일에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올 가을부터는 인터넷 망을 통해서 4K 영화를 다운받을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가격은 (한 편당) 24시간 감상은 7,99달러, 구입은 29,99 달러로 알려져 있다.

 

현재 여러 매체에선 FMP-X1의 출현에 대해 그저 4K해상도를 지닌 TV들이 정식 플레이어가 출시됨으로써 그동안 하드웨어의 우월한 성능에 비해 그를 뒷받침해줄 컨텐츠에 없었던 것에 더욱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FMP-X1가 의미심장한 부분은 그 부분보다 다운로드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FMP-X1에서 10편의 4K(3,840x2,160) 컨텐츠가 수록되는 곳은 2T급의 하드디스크이다. 소니는 현재 공식되는 블루레이를 맨 처음 제안해서 업계 표준으로 만든 업체다.

 



FMP-X1의 앞과 뒷면. HDMI와 랜선 그리고 여분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할 수 있는 단촐한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런 소니가 왜 블루레이의 용량 등을 이용해서 재생기를 내놓지 않고
, 하드디스크를 이용해서 4K재생기를 만든 것일까?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현재 100M급 고속통신망을 이용하면 10기가 정도의 정보도 약 10분 정도면 전송완료된다. 블루레이가 보통 20~30기가 정도 되는 걸 감안하면 20~30분 정도면 충분히 전송 가능하단 이야기다.

 

4K해상도의 컨텐츠의 용량이 정확히 얼마인지 대략 알 수 없지만,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운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어림 짐작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기술력에 비해 그동안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의 영화들은 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게 극히 최근에 이르러서야 였을까?

 

그건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해킹에 무척이나 예민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들은 오늘날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유출되어 암암리에 인터넷 상에서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다.

 

FMP-X1에 수록될 것으로 알려진 열편의 영화들. 아직까진 모두 자사의 영화들로 채워져 있다. 과연 이 목록에 소니 뿐만 아니라 다른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작품들도 올라갈 수 있을까? 그 여부에 따라 FMP-X1뿐만 아니라 4K급 하드웨어의 미래도 결판되어질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이런 것에 매우 민감하다. 어차피 영화가 디지털 파일로 저장되는 시대에 인터넷 망을 통해서 유통되면, 제작비용과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엄청나게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프로텍션이 잔뜩 들어간 DVD와 블루레이등의 물리적 매체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이유는 그런 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가운데 하나인 소니에서 전격적으로 FMP-X1으로 내놨다는 건 획기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소니는 앞서 지적한 대로 블루레이를 내놓은 곳이다. 물론 소니가 블루레이란 매체를 포기했다곤 여겨지지 않는다.

 

아마 내년쯤에는 블루레이를 이용하거나 좀 더 개선해서 4K급 컨텐츠들을 수록해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FMP-X1처럼 인터넷 망을 통해 4K 영상 컨텐츠들을 계속해서 유통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오늘날 10~20대들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서 영화를 비롯한 컨텐츠들을 다운받는 데 거부감이 전혀 없는 디지털 세대들이다. 소니는 이미 블루레이란 매체를 내놓는 과정에서 HD-DVD진영과 오랜 시간동안 표준을 놓고 다투어 본 경험이 있다.

 

2008년 초, HD-DVD 진영의 리더격인 도시바가 포기하면서 싸움은 끝을 맺었지만, DVD와 달리 HD진영이 HD-DVD와 블루레이 진영으로 나뉘어 다투는 바람에 DVD처럼 성공적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소니는 일본업체다. 저명한 IT평론가 니자드님이 지적한 대로 일본업체들은 획기적이기보단 점진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편이다.

 

그러나 현재 수세에 몰린 소니가 자사의 블루레이를 제쳐놓고 값싼 하드디스크와 인터넷망을 이용해서 4K 영상컨텐츠를 유통하기로 한 것은 나름 획기적인 일이라 여겨진다. 물론 그건 그만큼 현재 상황이 급박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4KUHD TV를 내놓고 있는 소니가 차세대 영상시장에선 삼성-LG보다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며, 소니와 달리 영상컨텐츠가 없는 국내 업체로선 4K에선 상당한 불리한 여건이 될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 만약 FMP-X1의 후속 버전 등을 자사의 UHD TV에서만 재생가능하게 만든다면? 4K 초창기인 현재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소니 UHD TV를 구입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4K 초창기인 지금으로선 FMP-X1에 관심을 가진 유저들은 얼리아답터나 마니아이기 때문에, 그들은 HD를 넘어선 압도적 해상도의 영상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아낌없이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유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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