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전작의 명성에 못 미치는 드라마! ‘상속자들’

朱雀 2013. 10. 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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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회까지 방영되지 않았지만,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의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라고 보기에는 2%이상 부족해 보인다. 물론 드라마는 나름 재미있다! 재벌가의 서자 김탄과 현대판 신데렐라 차은상의 만남은 분명히 진부하지만 볼 수 밖에 없는 매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1화에서 <상속자들>은 화려한 1% 재벌가의 모습과 너무나 가난해서 하루 종일 알바를 뛰면서 눈물겹게 살아가는 차은상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너무나 힘들어서 거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차은상의 모습은 99%의 시청자의 마음을 아프게한다. ? 너무나 익숙한 우리의 삶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화로 가면 차은상의 그런 모습은 사라지고 엽기발랄한 현대판 캔디의 모습만 보인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벌 2세가 가난뱅이 아가씨를 만날 확률은 로또보다 적다. 게다가 그 아가씨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 확률은 그야말로 로또를 두 번이나 1등할 정도로 낮다.

 

? 재벌남과 가난여는 삶의 궤적이 너무나 달라서 만날 기회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그래서 우연한 사건을 몇가지 첨부한다. 재벌가의 서자로 태어난 탓에 반항아인 김탄이 있는 곳에 언니를 만나기 위해 차은상이 온다.

 

차은상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지만, 기껏 미국유학온 언니 역시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게다가 결혼도 아니고 동거남이 알콜중독자인 상황에 절망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부족해서 언니는 엄마가 준 돈을 가지고 튀어버리고, 김탄의 외국 절친은 차은상이 가져온 미숫가루를 마약으로 오해해서 흡입했다가 쇼크를 일으켜서 병원으로 실려간다.

 

2화에서 재밌는 점은 1화에선 아주 절친으로 보였던 김탄의 친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뭐랄까?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었다. 1화에서 그렇게 친해보였는데 병문안도 가지 않고 차은상 뒤만 쫓아다니는 김탄의 모습은 뭔가 이상했다.

 

김탄이 차은상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 설정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언니가 도망가서 슬럼가에서 갈 곳이 없는 여성을 보고 아무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다! 김탄은 테라스에 나왔다가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차은상을 보고 말 그대로 반해버린다’. 물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런데 그냥 보고 반해버리는 이런 진행은 뭔가 좀 익숙한 패턴이 아닌가?

 

게다가 두 사람의 관계가 급진전되기 위한 필수코스(?)인 도망이 두 번이나 나오는 대목은 너무하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첫 번째는 언니의 행방을 찾기 위해 식당에 갔다가 동거남을 만났다가, 서로 주먹을 휘두르게 되어서였다.

 

그런데 두 번째는 갑자기 한 백인 여성과 두 외국인이 노란 택시를 타고 김탄을 찾아와서 무작정 쫓아오는 장면은 뭐지?’라는 물음이 터질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너무 작위적인 설정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김탄에게 집착하는 유라헬이 차은상을 괴롭히는 장면이나 (차은상의) 어렸을 때부터 절친인 엄친아 윤찬영도 전형적이지만 순정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망가는 장면이 두 번이나 나오니까 저도 모르게 ! !’이란 탄식이 나왔다.

 

<상속자들>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재밌다. 볼만하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전작이 <시크릿 가든><신사의 품격>이란 걸 떠올리며 전작에 비해 여로모로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톡톡튀는 대사와 허를 찌르는 깨알같은 설정들이 있지만, 그것이 진부한 재벌 2세와 가난뱅이 아가씨의 진부한 로맨스를 지켜내기엔(?) 많이 부족했다. 부디 앞으론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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