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한번 맛보면 반하는 순대전골! ‘개성 인삼 순대국’

朱雀 2014. 1. 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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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연초가 되면 한해 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만날 약속을 잡는 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개성 인삼 순대국은 그런 과정에서 가게 된 곳이다. 친한 지인중에 파주 인근에 사는 이가 있다. 작년 연말부터 언제 한번 봐야지라고 말해놓고 내내 서로 어쩌다보니 내내 볼 수가 없었다.

 

2014년이 되어서 한번 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상의하다가 한명이 우리가 파주로 가자라는 말이 나와서 !’이라고 답하고 경의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집에서 1시간 40분 이상 걸리는 전철을 타면서 기분이 좋았던 것은 오로지 친구를 만나기 위한 여정인 탓이었다.

 

경의선 월롱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는 차를 끌고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우선 요기부터 하기로 했는데, 나를 제외한 친구들은 바로 순대전골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알고 보니 지난번에 내가 일이 있어서 빠지고 다들 만났었는데, 그때 파주에 사는 친구의 추천으로 다들 한번 가보고는 아주 단단히 반한 모양이었다. 요즘 도시인들이 그렇지만 다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일상의 낙이다보니 아무래도 기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손님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내심 살짝 불안해졌다. ‘맛집이라면 손님이 그래도 좀 있을 텐데...’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푸짐한 순대전골을 받는 순간부터 그런 걱정은 봄바람에 눈녹듯이 사라져버렸다. 순대전골 특유의 진한 국물과 순대와 떡, 당면과 야채등이 보글보글 끓는 냄비안에서 멋들어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그릇 퍼먹는 순간.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다! 배고픈 탓도 있었겠지만 그야말로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조금 먹다가 정신을 차리고 맛이 어떤지 음미해보자라고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맛을 표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없는 짓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맛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많은 탓도 있지만- 이곳은 모든 음식재료가 국산이고 사골국물을 24시간 내내 끓인다고 한다. 서울에선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하기가 힘든 것으로 얼핏 들어 알고 있는데, 그런 탓일까?

 

보통 서울에서 먹으면 입안이 텁텁하거나 어딘가 모르게 고기 특유의 잡내와 약간의 걸죽함이 남기 마련인데, 이곳에서 먹으면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없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정말 입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모르게 그냥 술술 넘어가버렸다. 서울이라면 정말 자주 올 텐데. 월롱역 근처라 너무나 아쉬웠다. 남자 장정 넷이서 먹었는데, 순대전골 대자에 1인분을 더 추가시켜서 먹었다.

 

육수는 말만 하면 더 부어주어서 적당하게 간이 맞은 상태에서 먹을 수 있었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술을 좋아한다면 함께 즐겨도 꽤 괜찮을 듯 싶다. 우린 오후에 만나서 간단하게 소주 한두잔 하는 정도로 끝마쳤지만.

 

먹다보니 어느새 바닥이 보이고 있었다. 친구를 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곳의 순대전골을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오게 될 것 같다.


포만감이 든 배를 어루만지면서 나오면서 새삼 간판을 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 ‘인삼이란 두글자가 들어가서 물어보니 우리가 먹는 음식에 들어간 것은 아니고, 이곳 메뉴 중에 인삼이 들어간 음식이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친구와 함께 해이리에 가서 구경도 하고 차 한잔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곳에 자주 올 수 없지만, 친구를 만나면 반갑고 기쁘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한 서울에서 벗아나 한적한 곳에서 친한 이들과 음식을 함께 하고 차를 마시면 그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내게 개성 인삼 순대국에서 맛본 순대전골은 그런 맛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듯 싶다. 파주에 사는 친구를 떠올리면 함께 추억되는 곳으로 말이다.

 

위치: 월롱역 1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길건너편(농협 바로 옆이라 찾기 쉬움)

연락처: 031-957-9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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