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우린 모두 정상일까? ‘괜찮아, 사랑이야’

朱雀 2014. 8.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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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도 그랬지만 이번주 괜찮아, 사랑이야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4화의 마지막 장면은 장재열이 자신의 친구라고 여겼던 한강우가 사실은 장재열의 상상속 친구라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겉보기에 장재열은 잘 생기고 돈도 많고 인기도 많은 인기 추리소설 작가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친형이 의붓아버지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한 끔찍한 기억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그런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괜찮아, 사랑이야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크던 작던 정신적인 문제를 다들 하나이상은 안고 있다.

 

 

4화 마지막 장면에서 장재열 옆에 아무도 없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한강우가 그의 '상상속 인물'이란 사실을 암시했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돋보이는 것은 등장인물 모두가 정신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환자를 고치는 의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인 지해수는 '남자와의 관계'를 무서워하고, 누구보다 정감가는 정신과 의사인 조동민 마저 '이혼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완벽한 인간'이 없는 드라마의 상황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캐릭터들을 시청자들이 보게끔 만든다. 그야말로 탁월한 설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주인공 지해수는 어린 시절 엄마의 부정을 목격하곤 남성과 육체적인 관계를 못 가지는 정신적 장애를 갖게 되었다. 박수광은 투렛증후군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동생을 죽이려 드는 장재범은 처음에 보여줬던 악마적 모습(?)과 달리 4화 마지막엔 정말 어린아이처럼 조동민에게 매달려서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면서 믿어 달라고 울부짖었다.

 

 

자신의 동생과 어머니가 거짓말하고 있다면서 거짓말 못하는 주사를 놔달라고 하는 그의 모습은 이전의 모습과 반전을 이루면서, 그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처음 괜찮아, 사랑이야를 볼 때만 해도 정신병을 그저 하나의 흥미로운 소재로 삼아,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루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여겼었다. 그러나 역시 노희경이었다!

 

 

 

 

 

누구보다 악인으로 보였던 장재범이 의외의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작품은 반전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5화에서 등장한 부부의 모습은 서로 정신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 것은 아니었을까?

 

 

 

현대인은 모두 크든 작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걸 자신이 통제할 수 있으면 정상인이라 부르고, 자신이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크면 우린 정신병자라고 부르는 건 아닐까?

 

 

극중 조동민의 대사처럼 우린 신체적인 장애를 가진 이들에겐 동정심과 자비심을 보여주지만,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이들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피해다는 건 아닐까? ‘괜찮아, 사랑이야에선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이들이 수시로 나온다.

 

 

5화에선 자신의 팔을 자른 남자와 자신의 실수로 죽은 아기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상상속의 아기를 늘 안고 다니는 여성이 나온다. 그것도 부족해서 정신분열증을 가진 여성이 나오는데, 그녀는 정상인과 결혼해서 심지어 임신까지 한 상태다!

 

 

어찌보면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그 두 부부는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린 드라마에서 흔히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보지만, 정신병이 있는 인물이 정상인과 결혼하는 것까진 상상이 미치지 못한다.

 

 

 

 

 

 

 

? 우리 스스로가 그런 상상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분명 5화에서 임산부임에도 물가로 뛰어드는 여성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배우자가 있다면 매우 불행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행복해질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취한다면 거의 현실상에서 발병하지 않는 정신병을 가진 인물이 있다고 해도, 만약의 가능성 때문에 연애하거나 결혼할 권리를 박탈당한다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 아닐까?

 

 

극중 장재열은 뛰어난 외모와 엄청난 인기 등에 힘입어서 많은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여성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지해수에게 더욱 마음이 끌리고 있다.

 

 

어쩌면 그가 지해수에게 끌리는 것은 흔히 말하는 정상인이 아니라 자신처럼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괜찮아, 사랑이야는 드라마이고, 분명히 현재인이 안고 살아가는 정신병에 대해서 조금 밝게 그리고 낭만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그 사람의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과 약점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을때 가능할 것이다. 사랑으로 인해서 우린 상처받고 고통받겠지만, 또한 사랑으로 인해서 치유받지 않겠는가?

 

 

그러나 괜찮아, 사랑이야는 다큐물이 아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드라마이고, 하나의 작품으로서 우리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현대인의 정신병에 대해서 다른 시각과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은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를 정신과 의사와 상당하는 것에 대해 몹시나 두려워하고 터부시한다. 그러나 그 어떤 시대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작던 크던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우린 작은 생채기라도 몸에 생기면 약을 바르던지 어떻게든 신경을 써서 빨리 낫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정신의 경우엔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사실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신이 상처를 입으면 크던 작던 아픔 때문에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겨우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게다가 얼핏 보면 심각해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 밝고 경쾌하고 어쩌면 생각보다 심각한 게 아닐 수 있다라고 생각해 보게끔 해주는 드라마의 자세는 여러모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유의미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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