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가슴을 울린 한마디! ‘괜찮아, 사랑이야’

朱雀 2014. 8.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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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심사는 단 하나. 그들의 상처야!’ 어제 10화에서 시청자의 가슴을 울린 조동민의 명대사였다! 조동민은 장재범에게 심리치료를 위해서 아미탈 주사를 놓는다. 환자가 진실밖에 말할 수 없는 주사지만, (조동민은 이것이 치료일 뿐) 법정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장재범에게) 미리 밝힌다.

 

 

조동민은 장재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억울하게 10년이 넘도록 감옥살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느 날처럼 의붓아버지에게 맞던 동생을 보호하고자 장재범은 대들었고, 그 과정에서 분노한 동생은 과도를 집어 들었는데, 하필이면 장재범이 밀친 아버지가 동생과 부딪치면서 그만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장재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그가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했다는 점이다. 명백한 사고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탓에 상황을 오해할 수 밖에 없었던 장재범은 동생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법정형은 너무나 길었고, 그는 법정에서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진실을 말해줄 거라 믿었던 어머니와 동생은 그를(물론 전적으로 그의 오해지만) 배신했고, 그는 10년이 넘도록 감옥에 있으면서 어머니와 동생을 원망하고 미워하게 되었다.

 

 

사실 진실이 밝혀졌을 땐 놀랍기도 했지만, 조동민이 마주하게 된 엄청난 사실앞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 궁금했다. 그런데 조동민은 이영진과의 대화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위증죄를 운운하는 그녀에게 조동민은 자신은 의사라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 줄지만을 고민하고 있었다.

 

 

10년이 넘도록 억울한 옥살이를 한 장재범, 아들을 감옥에 보낸 어머니, 의붓아버지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하고, 자신의 형이 끔찍한 범죄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옥살이를 하는 상황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10대의 장재열.

 

 

 

10년이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데 세상의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끔찍한 형벌을 받은 장재범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욕조에서 밤마다 잠을 청하며, 그마저도 집필을 시작하면 제대로 식사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재열의 모습은 그저 안타깝다. 게다가 자신의 아픈 시기를 한강우라는 다른 상상속의 인물까지 만들어내서 돕고자 애쓰는 그의 모습은 그저 눈물겹다.

 

 

 

조동민은 그 가족의 비극과 그들이 여태까지 (자신들조차 모르게) 간직해 왔을 마음의 상처와 그 치유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조동민의 모습은 순간 연기자 성동일이 장재열역의 조인성보다 더욱 멋지게 보일 지경이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이전까지 정신병자가 나오는 대다수 작품들이 무섭게 그린 것과 달리, 그들의 모습을 일상적이고 심지어 경쾌하게 그리기까지 했다. 그런 작품의 새로운 모습은 단순히 경쾌하게 그리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놓치고 있었던 우리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게끔 만들었다.

 

 

 

다른 드라마였다면? 이 정도 반전이 일어났을 경우 뭔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팍팍 풍겼겠지만, 그런 유혹(?)에는 굴하지 않고 오로지 그들의 상처난 마음에만 진심을 다하는 조동민의 모습은 우리가 혹시 중요한 것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만든다. 훌륭한 대본에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훌륭한 연출이 빛나는 명장면이자 명대사들의 향연이었다!

 

 

게다가 진실을 마주하게 된 의사가 추리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미스테리를 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지치고 병든 마음을 치유코자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제목처럼 괜찮아라고 왠지 시청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 같았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미스테리 스릴러에 어울릴 법한(?) 소재와 반전을 다루면서도 단순한 흥미위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기 쉬운 인간에 대한 예의와 애정을 깊이 깔고 가는 작품임을 10화에서 새삼 보여주었다. 정말이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과 깊이있는 대본을 쓰는 노희경 그리고 김규태 PD를 비롯한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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