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우리가 알던 역사가 아니다?! ‘삼총사’

朱雀 2014. 8.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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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지난 일요일 밤 9시에 한 삼총사에서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두 개 있었다. 첫 번째는 소현세자의 첫사랑인 미령이 등장하는 부분이었다. 미령은 소현세자의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자살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은 뭔가 비밀이 있다는 소리밖에 되질 않는다. 미령역은 유인영이다. 유인영은 최근 <기황후>에서 바토루역으로, <별에서 온 그대>에선 한유라역으로 시청자에게 큰 인상을 남기고 있는 여배우다.

 

 

특히 <기황후>에서 여장부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그녀는 <삼총사>에서 등장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2화에서 사실 그녀는 대사조차 별로 없었다. 청나라의 용골대 장군을 만나서 김자점의 비밀메시지를 보내고, 비밀회동을 하기 위해 쫓아와서, 하필이면 박달향을 비롯한 일행의 눈에 띄어서 첫사랑인 소현세자를 만나게 된다.

 

 

 

등장자체로 긴장감이 넘치고,

 

별다른 대사 없이도 몇년 만에 만난 첫 사랑 소현세자를 아련함과 원망 등의 상반된 감정을 가득 담아 쳐다보는 그녀의 연기를 실로 멋졌다!

 

 

 

그녀가 소현세자를 만나고 놀라워 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임팩트가 있었다. 특히 2화 마지막 장면에서 애니메이션처럼 주요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그냥 등장하는 것 자체로 멋졌다.

 

두 번째는 김자점과 비밀회동한 사대부들의 이야기였다. 아직 청이 후금이라고 칭해지고 있을 때, 이미 후금이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중원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본 김자점을 비롯한 무리들은 청의 지지를 선언한다.

 

이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인조는 잘 알려진 대로 제 15대 임금인 광해군을 몰아내고 세워진 임금이다. 따라서 태생 자체가 왕권이 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리란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밤중에 악몽에서 깨서 세자를 찾고, 결국 세자의 침소까지 찾아오는 인조의 신경쇠약 직전의 모습은 훗날의 비극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2화에서 인조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최명길과 세자를 찾는다. 드라마에서 그려지진 않지만 그는 정묘호란 당시 충격 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예상되었다. 인조가 청나라를 증오해 하지 마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당시 인조를 옹립한 공신세력, 아니 조선의 사대부들은 명나라를 숭상했다. 따라서 광해군의 실리를 찾는 외교노선에 무척이나 불만스러워했다. 인조를 옹립한 데는 그런 이유도 매우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드라마에선 악역으로 여겨지는 김자점이 청나라와 뜻을 같이 하는 식으로 그려지는 점은 꽤 신선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왕권과 신권이 서로 대결양상을 취하는 것은 매우 흔한 설정이다.

 

 

 

신권과 왕권의 대립은 그동안 사극에서 숱하게 그려낸 설정이다. 그러나 인조반정이후, 병자호란의 목전에서 세도가인 김자점을 비롯한 무리들이 청나라와 화친을 하려는 모습을 그려내는 대목은 꽤 신선했다. 과연 인조를 비롯한 주화파들과 어떤 의견대립을 펼치고, 역활상 악역일 수 밖에 없는 김자점이 소현세자를 비롯한 주인공들과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기대되지 않는가?

 

 

따라서 어떤 면에선 좀 다른 이야기를 그려낼 수 없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당시 명청 교체기의 불안한 상황과 인조의 불안정한 왕권 상황 등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알렉상드로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어떻게 조선시대로 옮겨 놓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진욱, 양동근, 김명수, 박영규, 유인영, 김성민, 서현진 등의 초호화 배우진은 다음 화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또한 <삼총사>는 단순히 왕권과 신권의 대립뿐만 아니라, 박달향의 첫사랑인 강빈, 소현세자와 그의 첫사랑인 미령, 신경쇠약직전의 인조, 왕을 능가하는 권력가가 되고 싶어하는 김자점, 그에 맞서는 최명길 등의 다양한 인물들을 포진시켜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자 애쓰고 있으며, 실제로 그 위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2화 마지막에 정체불명의 적을 쫓다가 용골대의 군과 마주한 박달향이 어떻게 위기를 탈출할지, 3화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저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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