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런 꿀재미 연애드라마라니! ‘연애의 발견’

朱雀 2014. 8.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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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이지 연애의 발견에 꿀재미란 단어외에 뭐 다른 수식어가 필요할까? 사실 연애이야기는 국내 드라마에선 너무나 많이 써먹은 나머지 사골이란 표현조차 아까울 정도다. 그런 탓에 별에서 온 그대는 제목처럼 외계인이 등장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연애의 발견>은 그냥 직구다! 30대 초반 남녀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한여름은 가구 디자이너로 학자금 대출에 공방을 만드느라 빚에 허덕이는 전형적인 캔디. 게다가 한여름의 전 남친인 강태하는 'DK건설의 대표고, 현 남친인 남하진은 성형외과전문의다.

 

 

둘다 잘 생기고 능력 좋은 그야말로 킹카. 그런 킹카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여름의 이야기는 분명히 판타지!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연애의 발견>은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우선 실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연애이야기라는 데 있다! 한여름은 과거 남친과 바뀐 핸드폰을 찾으러 갔다가 술김에 그만 실수로, 강태하의 집에서 자고나면서 모든 일이 꼬인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면서 이야기 되는 부분들은 공감이 많이 간다. 강태하는 겉으론 툴툴 거리지만,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 5년 동안 사귄 한여름을 잊지 못한 탓이다.

 

 

그는 한여름의 공방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제안을 넣어서 일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옛 애인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4화에선 강태하와 남하진이 서로 처음 만나면서 불꽃 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그런 모습은 흡사 동물의 세계에서 암컷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수컷들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우린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면서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동물과 우리가 다를 게 무엇인가? 남자들은 비싼 옷을 입거나 스포츠카를 사거나 여하튼 자신의 지위와 외모 등등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서 여성에게 매력어필을 하러 든다.

 

 

여성 역시 자신의 외모를 가꿔서 남자들에게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남녀가 몸짱이 되기 위해 헬스장과 요가장등의 회원권을 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다-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어떤 이유를 대도-.

 

 

강태하는 남하진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한여름을 보면서 무척이나 신경 쓰여하고, 남하진 역시 뭔가 알 순 없지만 한여름에게 유독 친한 강태하를 보면서 적대적으로 대한다. 강태하가 남하진에게 당구를 치자고 했다가, 참패하자 몹시나 자존심 상해서 일부러 약속을 정하고, 당구선생을 초빙해서 연습까지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경쟁심리를 너무나 잘 그려낸 장면이라 아니할 수 없다.

 

 

도준호에게 남자는 여자의 과거에 집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여름과 윤솔이 로맨스물 영화를 보면서 남자의 찌질함에 관해 고찰하는 부분 역시 명장면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믿고 상대방이 무슨 일을 하든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걸 온전한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린 사랑앞에서 정말 쿨해질 수 있을까?

 

 

 

남하진은 강태하가 한여름의 손을 잡고 백화점에서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 것을 보고 몹시나 두려워한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서 한여름이 모든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뭔가 석연치 않아 하는 그의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본능적인 직감에 빠진 한 남자의 불안함을 너무나 잘 그려내고 있다.

 

 

<연애의 발견>은 분명히 드라마이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설정들이 가득하다. 서두에 밝힌 대로 한여름의 전 남친과 현 남친의 빠방한 스펙은 도무지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20~30대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이야기하면 누가 드라마를 보겠는가?

 

 

가뜩이나 현실의 삶이 팍팍한데. 분명히 <연애의 발견>의 판타지다. 그러나 공중파로서 갖는 한계를 조금 감안하고 보면 거기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꽤 나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서로 사랑의 주도권을 가지려 하고, 상대방의 조그마한 행동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때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상처받고 오해하고. 그러나 그것 역시 사랑하기에벌어지는 일들이다.

 

 

 

부모님이 자식에 베푸는 사랑처럼 위대하긴 어렵다. 가족간의 사랑처럼 은근하지도 않다. 그러나 우리가 생을 살면서 경험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강렬하고 짜릿하면서 행복함을 준다. 동시에 그건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고, 가장 큰 아픔을 주기도 한다.

 

 

그런 사랑의 양면성은 우리가 문학, 음악, 심지어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로맨스물을 찾게끔 만드는 원동력이다. 남의 사랑이야기에 관심이 갈 정도로 연애는 정말 재밌기 때문이다.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 막장요소가 없이도, 소소한 연애의 에피소드를 신선하게 그려내는 <연애의 발견>의 연출력은 그저 대단하다!

 

 

마라톤 회의를 해서 망가질대로 망가졌음에도 사랑스러운 한여름역의 정유미는 정말이지 제 역할에 맞는 맞춤형 배우라고 여겨진다. 남하진이 어렸을 때 고아원에서 헤어진 동생 안아림역의 윤진이 역시 눈부신 매력을 뽐내면서 한여름 밖에 모르는 남하진이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는 상대로 제 몫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몇 분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건, 정말이지 그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다른 남자의 애인임에도, 그 남자가 바람을 핀다고 오해한 나머지 한여름에게 그 장면을 보여주기 않기 위해 애쓰는 강태하의 모습은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불어 순하디 순한 남하진이 강태하의 도발에 못 참고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자연스러웠고, 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 한여름이 당구채로 강태하의 등을 내리치는 장면은 정말이지 명장면이었다. 현재 드라마의 인물관계를 그 장면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해냈으니 말이다!

 

 

정말이지 분명히 소소한 연애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배우들의 매력과 신선한 듯한 진부하지 않은 <연애의 발견>의 전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 다음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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