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정신승리밖에 답이 없을까? ‘풍문으로 들었소’

朱雀 2015. 4. 21. 12:16
728x90
반응형

 

 

17회를 보면서 새삼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별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서봄의 부모인 서형식과 김진배의 대화장면이었다. 한정호 대표의 모든 제안을 거절한 두 사람은 이제 다시 온전한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면서 서형식은 자신은 대한민국 남자들이 하는 나쁜 짓을 하나도 안했기에, 도덕적인 갑이다라는 식의 말을 한다. 사돈관계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센(?) 한정호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기에 어찌보면 이 말은 일견 옳은 듯도 하다.

 

 

그러나 바로 아내인 김진애가 반박한 것처럼 모든 것을 갑을관계로 논할 필요가 있을? 참으로 적절한 지적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욕망한다. 그것이 가질 수 없는 것일 때, 금지된 것일 때 우린 더욱 욕망한다.

 

 

한정호가 지영라와 은밀한 관계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은 그가 유일하게 제 뜻대로 해보지 못한 관계인 탓이 클 것이다. 처음엔 한정호가 지영라와 정신적인 불륜을 피는 장면을 보면서 이맛살을 찌푸렸다.

 

 

 

 

꼭 이런 장면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이후 여러 설명을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한정호의 어머니가 야동을 보지 못하기 하기 위해서 고등학생 시절 예쁜 여대생을 과외선생으로 붙여 주었다는 대목에선 그저 충격이었다(그것도 과목별로)!

 

 

극중에서 그려지는 한정호는 괴물이다. 그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타인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서봄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 낫다. 그녀는 한인상을 통해서 시아버지인 한정호 대표가 소송을 이끌어서 작은 아버지를 회사에게 쫓겨나게 하고, 민주영의 오빠는 환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현재 한인상과 서봄은 힘을 합쳐서 관련자료를 보면서 어떻게든 조그마한 정의라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블랙 코미디다. 큰 웃음은 아니지만 소소한 웃음을 주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축소판 그 자체다.

 

 

인간으로서 욕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욕망을 위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사실을 우린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배웠다. 그런 당연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재벌을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비리를 뉴스등에서 접할 때 사업하다보면 그럴 수 있어’ '뭐뭐하다보면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하는 사회는 이미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아닐까-들켰을 때만 죄가 되는 세상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서봄의 말처럼 우린 힘을 가져야 할 것이다. 힘이 어디서 나오고, 그 힘을 또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그 화두에 조그마한 힌트라도 주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답을 주지 않더라도 드라마를 통해서 이런 질문을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모습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