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방원의 고민이 인상적인 ‘육룡이 나르샤’

朱雀 2016. 1.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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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 건국에 앞장 선 6명의 인물을 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의문의 조직 무명과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 마지막으로 척사광이란 사상최강의 무사까지 등장하면서 시청자의 시선이 여러 인물들에게 분산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역시 이방원이다! 이방원은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정도전이 만드려는 세상에선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이젠 스스로 힘을 키우려고 하는 중이다. 그는 무명과 (아마도) 정도전 세력의 제거를 동시에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






무명과 정도전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방원의 모습은 얼마전까지 화사단과 정도전 사이에서 이중첩자를 한 연희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연희는 아무래도 여성인 탓에 위험해 보였다면, 이방원은 역사적인 이미지 탓일까? 오히려 무명과 정도전이 동시에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까지 흔들리는 이방원의 모습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몹시나 인상적이다. 31화 마지막에서 이방원은 분이에게 ‘더이상 못 놀 것 같다’라고 말하고, 32화에선 ‘더이상 반말하지 마’라고 주문한다. 이는 정도전 세력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는 분이라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방원은 드라마에서 몹시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그의 욕망은 자신이 영웅이 되어 모든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다. 그는 사적인 욕망과 공적인 욕망을 일치시킨 독특한 인물이다.








그러나 왕족이 실권이 없고, 왕조차 제대로 권력을 가질 수 없는 나라를 만드려는 정도전의 계획은 그는 분노케 만들었다. 물론 당분간은 정도전과 그의 세력이 필요하기에 이방원은 자신의 그런 마음과 앞으로의 계획을 숨겨야만 한다.



그래서 그는 사병을 기르고, 무명과 정도전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리기를 한다. 그러면서도 이방원은 정도전의 날카로운 조언 한마디에 움찔하는 모습과 더불어, 무명의 방해와 권문세가의 방해로 지지부진한 토지개혁을 한번에 해결해내는 정도전의 기지와 추진력에 다시 한번 반하고 만다.







어린 시절 이방원은 정도전이 원나라의 사신을 쫓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반했다. 모두가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해내는 정도전의 모습은 ‘영웅’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서 모두가 토지개혁이 ‘불가능하다’라고 할때, 뚝심과 지모로 해내는 정도전의 모습은 시청자가 보기에도 충분히 멋졌다.



따라서 기뻐하는 정도전의 뒤에서 활짝 웃는 이방원의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묘하게 자극한다. 우린 역사를 알기에 이방원이 어떤 선택을 하는 지 알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이방원’이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육룡이 나르샤’가 팩션임에도 불구하고 이방원이란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남으로써 우린 역사에 대해 드라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유아인의 섬세한 연기와 제작진의 기지가 돋보이는 한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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