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그대 웃어요’, 귀여운 정경호의 사랑고백

朱雀 2009. 11. 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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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에서 서정인(이민정)과 강현수(정경호)는 귀여운 사랑 싸움을 벌였다. 18화에서 부엌에서 서로 안고 사랑을 속삭이던 두 사람 앞에 부모님들이 등장했다.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서 현수는 정인에게 헤드락을 걸어 싸우는 시늉을 실감나게 냄으로써, 위기상황(?)을 모면했다.

그러나 서로를 향해 ‘뼈다귀에 창호지를 발랐다’ ‘입술이 명란젓’이다고 하며 진짜 싸움을 하기에 이른다. 그들의 싸움은 서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그렇듯 소소한 싸움이었다. 그런 싸움은 둘에게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를 만든다.

오해를 풀고 다시 화해를 한 두 사람은 처음 술자리를 가졌던 포장마차를 찾게된다. 그곳은 정인이 술에 진탕 취해 행패(?)를 부린 곳이었다. 정인은 술집주인이 자신을 기억할 거라 하고, 현수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아서 주인은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만 먹고 가라’고 충고까지 한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닭살스런 멘트를 주고 받는다. 정인은 특유의 비음 섞인 말투로 “집이 엄해서 일찍 들어가야 해요. 딱 소주 1명만 해요”라고 한다. 현수는 웃으면서 터프하게 나름 소주를 흔들고 따르지만, 실수로 쓰러뜨린다. 그러자 정인은 “피같은 술”이라고 저도 모르게 외친다.

정인은 현수가 잘 때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애인’이라고 소개한다. 현수는 정인의 말에 못이겨 자신의 애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수는 자신의 애인을 ‘미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수가 정인을 처음 만났을 때 상황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미인’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세와 파혼하고 운 얼굴은 팅팅 부운데다 마스카라까지 번져 흉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자신의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는 정인은 ‘다른 좋은 기억은 없어?’라고 하자, 현수는 “내가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냐면, 그녀를 만나고 나면 온몸에 열이 펄펄 끓어 40도까지 올랐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정인의 어이없는 행동에 화가나서 열이 뻐친 상태였다. 좋아서 열이 난것과는 역시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다른 이야기도 웃기긴 마찬가지다. ‘첫번째 스킨십’이라고 밝힌 것은 화난 정인 현수의 이마를 머리를 받은 것이었다. 이후 백금자 여사가 정인을 다른 일로 잡을려 할때, 정인을 붙잡은 현수는 그녀의 무지막지한 뒷꿈치 내려찍기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애인된지 얼마 안되서 헤어질 결심을 했다”라는 현수의 놀란 정인이 물어보자, 현수는 정인이 자신을 속이고 핸드폰을 가져가 자신이 정경인척 속이고 문자를 주고 받았던 일을 이야기한다. 당시 현수는 배신감과 ‘속았다’는 기망에 서정인을 다시 보지 않을 결심까지 했었다. 정인은 단순히 핸드폰을 가질 욕심에 현수에게 ‘정경이가 핸드폰이 필요해’라고 했다가, 현수의 꾸밈없는 애정공세에 감격을 받고 마음이 동한 상태였다.

계속되는 거짓말에 마음이 걸렸던 정인은 알바를 뛰고, 마침 돈이 생긴 아빠에게 부탁해 돈을 마련해 돌려주려 했었다. 그러나 현수는 당시 돈을 받지 않았다. 얼마나 급했으면 그런 거짓말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굳이 핸드폰을 되찾아 나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인은 현수의 고백(?)이 끝나자, 대답을 해준다.

내가 여자라 잘 아는데, 아마도 지금쯤 많이 후회하고 있을 거야. 오빠 머릿속에 있는 나쁜 기억들 다 덮어버릴 만큼 좋은 추억, 예쁜 추억 많이 만들어야지. 밤마다 고민하고 있을 껄. 그러니까 오빠 애인 만나면 첫사랑보다 더 오래오래 오빠하고 함께 있을 거라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전해줘.

사실 따지고보면 서정인과 강현수의 만남은 처음부터 좋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다. 두 사람은 각기 재벌집과 그집 운전기사였던 사이로 만나게 되었고, 현수 아버지는 정인의 아버지에게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착한 현수는 정인의 언니인 정경을 무려 8년동안이나 짝사랑 하면서 한번도 변변한 답변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얼마전에 비참할 정도로 거절당했다. 반면 정인은 그런 한결같은 현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열게 되었다.

비록 가진 건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와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그의 모습에 반했고, 혼자 열심히 좋아했다. 처음엔 그런 정인을 거부하던 현수는 건방지고 당찬 모습뒤에 감쳐진 여리고 여성다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빠져들게 되었다.

어렵게 정말 어렵게 연인이 된 두 사람이 서로의 애인에 대한 진술을 하면서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장면은 격하지 않지만 잔잔하고 입안에 훈훈한 미소가 돌만큼 훈훈한 연출이었다. 예쁘게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그대 웃어요>라는 드라마를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기억이란 매우 주관적이라고 본다. 비록 처음엔 상황상 좋지 않게 만났고 싸우고 으르렁거렸어도, 서로 애정을 느끼고 소중한 사람이 된 상황에선 안 좋은 기억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기억으로 변한다고 여겨진다. 현수의 고백은 그런 면에서 ‘기억’이 얼마나 주관적으로 변하는지 보여준다 여겨진다. 또한 기억이란 아니 추억이란, 앞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에 두 사람의 좋지 않은 과거는 오히려 더욱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사랑의 역설법을 잘 보여준 에피소드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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