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1인자 시대, 종점이 멀지 않았다!

朱雀 2010. 7. 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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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강호동은 오늘날 누구나 인정해 마지 않는 MC계의 1인자들이다. 그들이 MC계의 1인자로 현재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의 상반된 스타일에 기인하고 있다.

 

유재석은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주고, 그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다가, 적절한 순간에 다시 상기시켜 모든 이들이 그 사람을 지목하게끔 만든다. 유재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을 장악하고 그 흐름을 자신의 의지대로 끌고 갈 수 있다는 데서 ‘1인자’라 칭송받아 마땅하다.

 

강호동의 경우는, 유재석과 전혀 다르다! 그는 게스트를 한명 한명 살뜰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튀는 인물과 함께 가고,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청자가 보기에는) 담당 PD와 다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형이다. 때론 호통을 치고 우기는 등의 저돌적인 그의 모습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판치는 오늘날 잘 맞는 진행 스타일이라 할만하다.

 

물론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라는 점이다. 남을 웃겨야 하는 예능 프로의 속성상 그들은 누구보다 가장 많이 망가지고 몸개그를 해야 하며, 두 사람은 그런 상황이 다가오면 절대 망설이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그들은 1인자로서 자신들의 위치를 굳건히 해온 것 같고, 방송 3사는 무슨 프로를 만들기만 하면 그들을 ‘섭외 1순위’로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이제 서서히 그들의 ‘1인자 시대’도 끝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전조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세바퀴> <남자의 자격>처럼 그들이 없어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는 예능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듣는 이에 따라선 ‘그게 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재석 스타일과 강호동 스타일만이 각광받던 시대에서, 두 사람이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프로가 시청률에서 선전하며 각광을 받는 다는 사실은 역으로 ‘그들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 개인적으로 파고 들어가 보겠다. 강호동은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만 김C가 <1박 2일>에서 하차하면서 폭주를 하고 있는 상태다! <1박 2일>의 엄마로서 강호동을 어느 정도 제어해주던 그가 떠남으로써, 강호동은 브레이크를 놔줄 이가 없어져 버렸다.

 

항상 복불복 게임에서 우김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이끌어 내던 강호동은 최근엔 그런 경향이 심해져 버렸다. 게다가 <1박 2일>은 최근 MC몽의 ‘병역비리’문제가 불거짐으로써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게 되었다. <1박 2일> 멤버중엔 이수근과 아직 군에 가지 않은 이승기를 빼면, 병역의무를 제대로 수행한 인물이 없다.

 

강호동은 익히 알려진 대로 ‘과체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케이스다. 물론 <1박 2일>멤버 중에 MC몽외엔 병역의혹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병역’관련 의혹은 치명적인 요소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20대에서 2년이란 금쪽 같은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 대한민국 남성에게, 그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KBS의 새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1박 2일>은 KBS를 대표하는 예능으로 애매한 입장에 처했다. 바로 담당 PD인 나영석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은 계약관계로나 시청자를 위해 출연할 수 밖에 없지만, 파업에 참가중인 제작진과 지지하는 입장에선 눈에 거슬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게다가 강호동의 가장 큰 약점은 <1박 2일>에 함께 출연중인 이들을 자신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에 너무 자주 게스트로 초빙한다는 점이다. <스타킹>이나 <강심장>을 보면, 종종 <1박 2일>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아할 경우가 있다. 게다가 ‘명언’에 집착하는 그를 볼때면, 방송 내용과 상관없는 생뚱맞은 그의 멘트에 인상이 저절로 써질 지경이다.

 



 

유재석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늘 노력하고, 성실한 타입으로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얼마전 <무한도전> 달력특집편에서 mc유를 겨냥해 비판했지만, ‘변화가 부족하다’. 그리고 MC유의 가장 큰 약점은 ‘개인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재석은 많은 인물들이 나와 진행하는 요즘의 ‘버라이어티’이 주류를 이루지 않았다면 소위 ‘뜰’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변변한 개인기도 없고, 정통 개그쇼에서 관객을 웃길 만한 연기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얼마전 <무도> 200회 특집에서 유재석은 1인 7역에 도전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오늘날 각광을 받는 것은 방금 언급했지만 여러명이 나와서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버라이어티’에서 탁월한 진행능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예능계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면?

 

그때도 유재석과 강호동은 지금처럼 각광을 받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세바퀴>-<남자의 자격>-<뜨거운 형제들>은 유재석이나 강호동 없는 예능을 실험하는 프로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유재석과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들은 아무리 나름대로 변화를 준다해도 비슷비슷해 보이며, 이젠 서서히 식상함을 느낄 때가 되었다. 그리고 예능계도 슬슬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평론가와 관련 종사자들은 이제 예능계가 이전까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기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유재석과 강호동이 힘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허나 벌써 몇 년째 비슷비슷한 예능과 출연자들이 활약하는 프로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이제 슬슬 물릴 때도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변화의 시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지 모른다. <패떴>은 유재석이 진행함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종영해야 했고, 강호동의 대표 프로인 <1박 2일>은 여러모로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런닝맨>의 경우,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유재석-강호동이 지배하던 예능계는 이제 분명히 한계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아직 이들을 대체할 만한 인재와 새로운 컨셉의 프로가 없다는 것이지만. 그것도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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