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21세기의 화두는 ‘스토리텔링’이다!

朱雀 2010. 11.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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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하나. 어느 축구장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근데 한쪽 편은 선수가 몇몇 안 되고, 다른 쪽은 무려 수백 명은 됨직하다. 당연히 둘은 상대가 되질 않는다. 이건 KT 올레의 와이파이존 선전.

 

장면 둘. 몇명의 남자가 달리기를 한다. 그중 한명은 상체를 고스란히 드러냈는데 온통 근육질이다. 이들은 농구 공대를 향해 뛰는데, ‘Boy'는 아직 힘이 부족하고, ‘Gentleman'은 너무 늙어서 닿지 못한다. 오직 ‘Guy'만이 골대를 힘차게 잡는다. 요건 현대차 ‘엑센트’의 광고!

 

오늘은 광고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한다. 오늘날 당신이 하루에 보게 되는 광고는 무려 5천편이 넘는단다. 꼭 TV와 신문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이, 혹은 길거리를 걸으면서 당신은 무차별로 광고에 노출되게 된다. 당신이 멍한 시선으로 어디를 돌리던 그곳엔 끈질긴 광고들이 편집증 환자처럼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다. 잠자리에 드는 당신이 기억하는 광고는 그중 약 2편 정도에 지나질 않는다.

 

예전 광고들은 매우 간단했다. 자신들의 광고하고자 하는 물건이나 상표(혹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당시엔 매체가 몇 개 안되었기에 공중파나 신문광고로 충분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오늘날 광고는 TV와 신문-잡지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옥외간판은 물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은 (온-오프를 넘어서서) 빽빽하게 진행되고 있다. 넘쳐나는 광고에 염증을 느낀 대중은 외면하면서 되도록 피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어떻게든 광고를 해야 하는 업체와 광고회사들은 ‘광고’를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노릴 수 있는 것은? 위의 든 사례들처럼 재밌게 광고를 만들어서 대중의 뇌리에 남기는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럴 경우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얼마 전, 한 TV 다큐에서 흥미로운 대목을 접하게 되었다. 아직 두 살도 안된 꼬마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하루를 정리하는 장면이었다. 한 아동심리학자는 이 광경을 우연히 목격했고, 이를 연구해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는 놀라운 주장을 했다. -한 마디로 ‘인간 이전에 이야기가 있었다’는 말씀 되시겠다!-

 

물론 사람이 세상을 인식하는 데 모든 것을 ‘이야기’로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졸라서 옛날 이야기를 듣던 기억이 떠오른다. 꼭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부모를 통해 혹은 동화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쌓았을 거라 생각한다.

 

우린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인지해나가게 된다. 선과 악, 고난과 시련, 행복과 불행, 희생과 부활,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선이 승리하는 식의 이야기는 우리를 언제나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야기는 세상을 알게 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이기에, 적절한 스토리텔링은 그 어떤 수단보다 큰 호소력과 더불어 깊은 각인을 남긴다.

 

U.S. President Barack Obama (C) pardons the National Thanksgiving Turkey next to his daughters Sasha (L) and Malia (R)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November 24, 2010.  REUTERS/Larry Downing (UNITED STATES - Tags: POLITICS ANIMALS)


세상을 움직인 지도자들은 웅변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대중에게 전파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마틴 루터 킹, 케네디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등등.

 

스토리텔링은 정치가나 광고회사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당신이 다른 이와 대화할 때, 그 형식은 ‘스토리텔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블로그? 마찬가지다! 세상에 정보는 넘쳐난다. 그 정보를 가공해서 재밌는 이야기로 바꿔서 누구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들 때, 당신은 오랫동안 네티즌들에게 사랑받는 블로거가 될 것 이다!

 

인터넷이 탄생한 이래, 네트워크는 사이트를 지나 트위터-페이스북을 쏟아내며 끊임없이 재편성되고 빛에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심은 결국 ‘인간’이다. 아무리 세상이 엄청나게 변한다 해도 인간의 고유한 본성은 변하질 않으며, ‘재밌는 이야기’를 원하는 인간의 욕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이다.

 

당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건, 21세기는 당신에게 끝없이 스토리텔링을 요구할 것이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5천편의 광고 중에서 유일하게 한편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킬 수 있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한 무명의 정치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한 과부를 전 세계 3억부 이상을 팔린 베스트 셀러의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재밌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 기술에 현혹되기 쉬운 세상에서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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