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링컨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였다!

朱雀 2011. 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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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대통령 - 이미지출처: 위키백과


내가 철이 들면서 가장 세상에 배신감을 심하게 느낀 사실은 어린 시절 너무나 재밌게 보았던 <우주소년 아톰><사파이어 왕자><마징가 제트><고바리안><메칸더 브이> 등등의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모두 ‘일본’에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배신감은 삐뚤어져 버릴테다!’라고 외칠 만큼 너무나 컸다. 당시엔 제작국이 일본이란 표시를 안했고, 모두들 국산 애니라 믿었다. 따라서 애니를 보며 키운 소중한 기억들이 사실은 기만당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건 추억들이 산산히 부서져서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롤모델로 삼았던 위인들의 추악한 이중성도 꽤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절대선’이라 믿은 우리편이 사실은 악당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 오늘은 링컨 대통령에 관한 것이다. 어린 시절 읽은 위인전에서 링컨은 매우 힘든 가난을 견뎌내고(흔히 하는 말로 항문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한) 변호사가 되었고, ‘노예를 해방시키겠다’는 고귀한 사명감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등의 주옥같은 말을 남긴 그야말로 위인이었다.

 

그러나 사실 노예제의 갈등으로 벌여진 ‘남북전쟁’은 북부의 경제력과 면화로 먹고 사는 남부의 이해가 충돌하는 등의 복잡한 사정이 있고, 링컨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허나 최근 중국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미국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들에서 ‘미국에 대해 별로 알고 있지 못하다’라는 반성으로 읽게 된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 산책> 3권을 읽으면서 좀 더 링컨 대통령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우선 링컨은 대통령 선거 무렵에 “나는 현재도 그렇거니와 과거에도 백인과 흑인의 사회-정치적 평등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어떤 식으로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니그로에게 배심원 자격이나 선거권을 주는 것도 찬성하지 않으며 찬성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들에게 공직권을 주거나 백인과의 혼인권을 부여해주자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두 인종은 신체적으로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정치적으로 두 인종이 평등하게 사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입니다.”

 

‘링컨-더글러스 논쟁’으로 알려진 1860년 대선 때 링컨의 공약인 ‘노예제 폐지’에 대해 더글라스가 공격을 하자 한 답변의 일부다. 어떤가? 영락없는 인종차별주의자의 발언이 아닌가? 이런 비슷한 발언을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10번 이상 했고, 공식적인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 달리 링컨은 가난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자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다소 어려운 젊은 시절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변호사 시절 주지사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수입을 올렸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 기간 동안 흑인 노예를 위한 변론을 맡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단다.

 

게다가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백악관을 처음 찾아온 해방흑인들에게 아프리카로 이주할 것을 종용했다니. 참 이런 사람이 ‘흑인을 노예해방’으로 인도한 인물로 기억하고 있으니...어이 없을 뿐이다.

 

1863년 1월 1일 링컨이 한 노예해방선언 역시 연방통제에 있는 테네시-웨스트버지니아-남루이지애나는 제외하고, 남부연합만의 노예만 영구히 해방하겠다고 했으니, 그 저의가 뭔지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남부의 흑인들이 오해(?)하고 이때부터 북부군에 자원입대했다고-

 

게다가 남북전쟁 기간 동안 북부의 승리가 확실해져 가자, 남는 군력으로 서부의 인디언을 학살하는 데 쓰도록 했다니.-최소한 수천명 이상의 인디언이 북부군의 손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그들은 어린아이와 여인 그리고 노인을 가리지 않았다- 링컨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인종 청소’를 감행한 무시무시한 사람이라 하겠다.

 

게다가 링컨 대통령은 샘터 요새가 남부군에 의해 공격당했는데 일부러 구원하지 않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른바 ‘전쟁유도설’이다! 무려 62만명이 사망한 남북전쟁은 오늘날 역사가들 사이에서 얼마든지 평화롭게 혹은 적은 희생을 치르는 길을 일부러 거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북전쟁이후로 미국은 연방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링컨은 이를 위해 전쟁을 일부러 택한 가능성이 높다니. 참으로 무섭지 않은가?

 

강준만 교수의 말마따나 링컨은 미국의 대통령으론 훌륭할지 모르겠으나, 세계적인 위인으로 존경받기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것 같다. 게다가 더욱 웃긴 것은 우리랑 별로 상관없는 링컨 대통령이 엄청난 위인으로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미국을 너무 열렬히 짝사랑하는 탓일까? 매우 입맛이 씁쓸하다.


참고: <미국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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