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부자와 거지는 공존할 수 없는가?

朱雀 2011. 5. 1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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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은 한 가지 재밌는 가정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남태평양의 어느 외딴 섬에 휴양차 수십 명의 백만장자들이 왔다고 가정해보자.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섬은 휴양을 원하는 이들에겐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런데 아뿔싸! 갑작스런 폭풍으로 인해 이들의 시중을 들어줄 이들과 각종 음식 등을 실은 선박이 입항하지 못하게 되었다. ! 이제 이들 백만장자들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들 사이에도 물론 돈이 적고 많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 돈에 아쉬움이 없기 때문에 때문에 누군가의 시중을 들어주려 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도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섬에 먹을 것이 널려있다고 굶어 죽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제 이들은 휴지조각만도 못한 돈은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살아남기 위해 평소엔 하지 않던 일도 하고 음식준비를 해야만 될 것이다. 상상만 해도 괜시리 웃음이 나지 않는가?

 

갑자기 이런 일을 꺼낸 이유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선 에 대한 물신주의가 너무나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절대 대다수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에 대한 생각 때문에 한순간도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명목상으로야 교육문제니 보육문제니 이사문제지만 결국 조금만 껍질을 벗겨보면 모두 과 연관되어 있다.

 

부모세대들은 돈을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휴일조차 반납했지만, 그런 부모를 보고 자라온 자식세대들은 그렇게 살기를 원치 않는다. 하여 그들은 돈을 쫓아 무엇이든 하며, 부자가 되기 위해 부자남편이나 부자부인을 찾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나쁜 일일까? 물론 좋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건 도덕율로 막을 수 없는 보편적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사회를 고치고 싶다면 근본적으로 절대빈곤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한다.

 

쉽게 말해, 아무리 가난한 이라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부자나 (자신이 그들과 동급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은) 이런 복지사회에 대해서 엄청난 반감을 가지고 있다.

 

하여 첫 번째 단계인 의무급식조차 무상급식이라 칭하며, ‘포퓰리즘따위의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미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진입했으니, 충분히 아이들의 무상급식 정도는 책임질 수 있는 여력을 지니게 되었다.

 

부자들이 의무급식에 맹렬히 반대하는 것이, 이것을 계기로 복지사회로 나아가게 될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복지사회가 되기 위해선 투명한 조세정의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이루어졌던 불법적인 탈세와 증여 등의 범죄가 철저하게 모두 명명백백히 밝혀져, 완벽한 징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부자들은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대다수의 시민들과 동등한 입장이 되는 것을 몹시 원치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남들보다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란 착각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자! 부자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부의 독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돈을 비롯한 재화는 한정적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많이 가지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재화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부자들은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벌었는데 무슨 소리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이자 만만의 콩떡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기회의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자집에서 태어난 이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보다 훨씬(곱하기 백만배!) 유리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자기들끼리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인너서클을 조직해서 테두리를 만들어 다른 이들이 클럽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는가?- 따라서 억울하면 돈벌어라라는 식의 말은 무책임한 것이자, 지극히 비겁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부가 일부분에게만 집중되는 사회는 부자들에게도 좋은 사회일까? 그렇지 않다! 부자들 역시 자신들을 제외한 절대 다수가 가난하다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예를 들어, 브라질 등의 남미에선 부자들을 납치해서 몸값을 받는 일이 너무나 흔한 나머지, ‘산업화가 되어버렸다. 부자들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경호원들을 고용하지만, 결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끔찍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남미처럼 부자들이 사는 지역에 엄청나게 높은 담장을 쌓아서, 다른 이들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는 일은 가난한 이들의 반감을 사는 행동이자, 스스로를 더욱 궁지로 모는 바보 같은 짓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펠리스라는 식으로 외부와 담장을 쌓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조선시대때 유명한 경주 최부자집의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흉년때 땅을 사지 말라’‘만석이상의 재산을 쌓지 말라등의 유명한 말들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농사가 중심산업이기 때문에, 땅은 무척 소중한 자산이었다. 더군다나 흉년은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많은 땅을 확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대다수의 부자들은 흉년 때 가난한 농부의 땅을 사는 것을 당연시했다. -너무나 쉬운 부의 증식이었으니까!-

 

최부자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원한을 사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단 급하니까 땅을 팔았지만, 가난한 농부는 그 다음해에는 농사 지을 땅이 없어서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을 겪게 된다. 그런 이들은 모두들 부자를 원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당장 부자들이 위태롭지는 않더라도, 부자계층이 다른 계층에게 반발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만석이상의 재물을 쌓지 말라는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라는 것은 앞에서 지적했지만, 한정된 재화를 누군가가 독점한 것이다. 따라서 일정 이상으로 많이 쌓게 되면, 부족하다 못해 굶주리는 지경에 가게 된다. 부자의 입장에서 쌀 한가마니는 없어도 상관없지만, 이는 누군가에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식량일 수 있다.

 

부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사회 대다수가 라는 것을 약속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고, 어떤 서비스를 누리는 사회에 익숙한 나머지 돈이면 안될 것 없다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전쟁이나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이 도래하면 휴지조각보다 못한 것이 바로 '돈'이다.

 

따라서 부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인 재화를 누군가가 일정 수준 이상 독점해도 인정해 주기에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역사적으로 정권을 차지한 이들이 심심하면 부자들의 재산을 몰수한 것은, 그 사회에선 부에 대한 그동안의 사회적 통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자가 자신의 부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면, 절대 다수가 빈곤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길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길이자, 함께 오래살아가는 길이다. 부자가 지금처럼 블랙홀 수준으로 모든 이의 돈을 빨아들인다면, 사회구성원들이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최악의 경우엔 못살겠다 바꿔보자!’라는 구호와 함께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 생명연장과 부의 세습을 이루고 싶다면, 오늘날의 부자들은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한다. 부자도 혼자서는 절대로 세상을 살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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