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경쟁이 아닌 배려로 감동을 준 울랄라 세션, ‘슈퍼스타 K 3’

朱雀 2011. 9. 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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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슈퍼스타 K 3>에서 가장 많은 훈훈함을 준 팀을 꼽자면, 아마 대다수가 울랄라 세션을 꼽지 않을까 싶다. 지난번 미션 때도 그랬지만 울랄라 세션은 라이벌 미션에서 함께 하게 된 크리스를 위해 기꺼이 팝송인 'Isn't she lovely'를 선택했다.

 

물론 그들이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를 선택한 것은 크리스가 한국어 가사를 외우기 위해서는 ‘3이나 필요하기 때문인 현실적인 이유도 있기 했다. 그러나 한국인이 해외유학파가 아닌 경우에 팝송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슈퍼스타 K 3>는 오디션 프로다! 한팀이 붙으면 다른 한팀은 반드시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울랄라 세션은 경쟁이 아닌 배려를 선택했다. 이는 말은 쉽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울랄라 세션은 말이 통하지 않는 크리스를 최대한 배려해서 아는 영어 단어를 모조리 총동원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예림양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파트를 나누는 부분에 있어서도 크리스를 최대한 배려해서 나누는 모습등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사실 울랄라 세션은 크리스를 그렇게 챙겨줄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크리스와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며, 더더군다나 경쟁자였다. 그러나 그들은 라이벌 미션을 단순히 네가 붙으면 난 떨어진다는 식의 경쟁논리가 아니라, ‘함께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자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결과는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윤종신을 비롯한 심사위원이 지적했지만 팝송이 외국인에게 유리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깼다. 4명이서 하룻 동안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그들의 춤과 노래는 유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반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예민한 크리스는 그만 몇 군데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아프다는 생각을 안 한다. 아픈데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치료하면 된다. 불치병이 아니고 난치병일 뿐이다” 라는 임윤택의 무한 긍정
발언은 감동을 넘어서서 숙연하게 만든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생의 모습을 나는 살아갈 수 있을까?



경연이 끝나고 울랄라 세션의 기막힌 사연이 공개되었다. 팀의 멤버인 임윤택이 위암 3기라는 사실을 알렸다. 위와 십이지장을 제거하고 함암치료를 하고 있는 탓에 머리가 거의 없는 그의 사연은 순간 정적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윤종신이 그런 몸으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겠냐? 갑자기 몸이 나빠지면 어떡하냐?’ 등을 물었을 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지금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임윤택은 사실 그 누구보다 최악의 상황이다. 칼조차 함부로 댈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누구보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노래와 춤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고, 자신을 보고 위로하지 말로 그저 편하게 대해달라고 했다.


 

울랄라 세션이 이번 <슈퍼스타 K 3>에 참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임윤택 때문이라고 한다. 혹시라도 임윤택이 활동을 할 수 없기 전에, 울랄라 세션이란 팀이 있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울랄라 세션은 슈퍼위크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팀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해본 적이 없다. 그들은 언제나 최대한 다른 이의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자신들이 빛나기 위한 대목을 찾아서 시청자와 심사위원에게 훈훈함을 주었다.

 

또한 임윤택의 사연은 그동안 마치 연출한 것 같은 사연들이 판치는 <슈퍼스타 K 3>의 스토리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슈퍼위크 두 번째 미션을 끝내고서야 사연을 공개한 것 역시, 그들이 동정표가 아니라 참으로 <슈퍼스타 K 3>를 즐기기 위해서 였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울랄라 세션은 실력으로만 따져도 ‘TOP 10’에 들어가도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더구나 그들의 사연을 알고나니 더더욱 ‘TOP 10’에서 그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가장 암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희망을 노래하고, 가장 치열한 경연의 장에서 다른 이를 최대한 배려하며 <슈퍼스타 K 3>의 의미를 변질(?)시켜 버린 그들을 열렬하게 지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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