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은 거품일까? ‘뿌리 깊은 나무’

문? 한석규 >>>>>>>>>>장혁>>신세경은 무엇일까? 그렇다! 연기력이다!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서 감탄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세종대왕을 연기하는 한석규의 연기를 볼때마다 매번 감탄사가 나온다. 자신이 아껴마지 않는 집현전 학사들이 죽어나가자, 세종대왕이 끓어오르는 분노 때문에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눈가란 떨고 싶어서 떨리는 게 아니다. 이는 말 그대로 세종대왕이 되어서 분노하기 때문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즉, <뿌리 깊은 나무>에는 한석규가 없고, 오직 세종대왕만이 존재한다는 소리다. 어제 방송분에서 한석규는 장교리의 죽음으로 인해, 폭주하기 일보직전까지 간다. 마치 광기어린 리어왕을 보는 듯, 그의 연기는 소름끼치기 그지 없었다.

 

반면, 장교리의 시신을 보고 이를 자신의 탓으로 여긴 신세경의 연기는 어떤가? 나쁘진 않았다. 까무라치고, 이를 자신의 탓으로 여겨서 장교리가 남긴 연구결과를 찾아나서는 그녀의 연기는 나름 훌륭했다.

 

그러나, 한석규의 명품 연기를 본 탓에 그 감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가 신세경이 연기하는 궁녀 소이가 애닮게 서책을 찾아다니는 모습에 대해 이유를 아는 것이, 그녀의 연기가 절절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궁녀가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 원작에도 궁녀 소이는 말을 하지 못한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어린 시절의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린 상태다. 드라마속 신세경은 글을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거짓말을 하는 탓에, 밀지가 바뀐 것을 모르고 전달해서 엄청난 사건이 진행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그녀는 모든 일에 대해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는 성격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세경이 잠을 못잔 나머지, 약에 의존하는 설정은 그래서 구구절절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와야만 한다.

 

그러나 과연 신세경의 연기는 그 정도로 설득력이 있는가? 시청자에 따라선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신세경이 맡은 궁녀 소이는 말을 하지 못한다.

 

이는 큰 장점과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큰 장점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과 표정을 통해서 시청자들은 그녀의 연기를 보게 된다. 이럴 경우 연기자가 어느 정도 수준만 해주면, 시청자는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모래시계>에서 이정재가 증명했지만, 재희역의 그는 고현정을 지키기 위해 말없는 한국적 보디가드 상을 만들며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이후 대사가 늘어나자 그의 부족한 연기력이 두드러지는 부작용을 나았다.

 

신세경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청순 글래머 가사도우미라는 남성의 판타지를 자극해서, 그녀의 연기력 이상의 인지도와 인기를 얻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과도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녀가 주연한 영화 <푸른 소금>은 송강호라는 막강한 보증 보험에도 불구하고 <최종병기 활>과 <7광구>에 밀려 물에 녹은 소금처럼 흔적도 없이 극장가에서 사라졌다.

 

<뿌리 깊은 나무>의 신세경 역시 소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작에서 궁녀 소이는 세종대왕의 지도하에 결국엔 다시 말을 하게 된다. 드라마에선 어떻게 변주될지 모르나, 그녀는 다시 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세경은 필담을 하면서, 더빙(?)을 하는 형식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세경은 벙어리면서 동시에 벙어리가 아닌 요상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왜 신세경은 사극에서 대사가 없는가? 이는 신세경이 아직 사극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상황이자, 아직 부족한 연기력을 커버하기 위한 하나의 ‘꼼수’다!

 

원작에 이미 있는 설정이도, 어린 시절의 겪은 끔찍한 상황 때문이니 이 얼마나 절묘한가? 문제는 그와 함께하는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아직 연기력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부족한 신세경은 과중한 분량을 책임지다보니, 본의 아니게 한석규와 자꾸 엮이게 되고, 그러면서 또래 연기자에 비하면 그리 떨어지지 않는 연기력이 자꾸만 초라하고 왜소해 보이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안타깝게도 없다.

 

현재 <슈스케> 못지 않은 악마적 편집과 멋진 배경음악과 효과가 받쳐주고 있지만, 짧은 시간안에 신세경 스스로가 연기력을 늘려내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은 그녀에게 더 이상 환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필자는 신세경에게 유리한 점이 많다고 본다. 우선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중 한명인 한석규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신세경은 욕심이 많고 영리하며 빨리 배울 줄 아는 배우다!

 

그녀는 <선덕여왕>에서 어린 천명공주 역으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여서, 훗날 박예진이 어른 천명공주로 등장했을 때 자꾸만 비교당하는 수모를 준 장본인이다. 따라서 과도한 기대와 주연을 꿰찬 그녀로선 연예인 생명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처지기에 열심히 할 것이라 여겨진다.

 

만약 이 어렵지만 반드시 해내야할 과업을 하지 못한다면 <뿌리 깊은 나무>는 20%를 넘어서서 30%대의 시청률을 바라보기 어렵다. 이는 신세경이 더욱 큰 연기자로 성장하느냐? 마느냐? 정도를 넘어서는 문제다! 만약 신세경이 이 어려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한다면, '거품론‘이 아니라 정말 거품이 되어 인어처럼 사라져버릴 수 있다. 매혹적이지만 왕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거품으로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왕자의 사랑을 쟁취할 것인가? 이는 전적으로 신세경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