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낙서장

MC몽의 ‘인디언 보이’, 인종차별 논란 어이없다.

주작 朱雀 2009. 8. 15. 06:00


MC몽의 <인디언 보이>가 발표된 이후, 몇몇 네티즌들이 심사가 불쾌했는지 ‘인디언’이란 단어를 가지고 논란을 벌였다. 그들의 주장을 보자면 ‘인디언’은 본래 유럽인이 북미 대륙에 살던 원주민을 낮춰 부르던 말로, 우리로 치면 ‘조센징’이라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다른 낱말로 바꿔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그런 몇몇 이들의 반응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로 MC몽이 그런 인종비하적인 의미로 쓰지 않았다는 것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인디언’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단어로 대체하느냐?는 식이었다.

참으로 올바른 반응이다. 언어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낱말을 어떤 식으로 쓰느냐에 있다. 예를 들면 늙은이의 경우 얕잡아 보거나 경멸하는 뜻으로 쓰여 한자어인 노인으로 우린 보통 부른다. 반대로 순우리말인 어린이는 아이를 높여 부르는 뜻으로 통용된다. 같은 우리말인데 받아들이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언어 자체는 욕이 아닌 경우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뜻을 지니지 않는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어떤 식으로 쓰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고려시대 공물로 원나라에 바쳐졌다가 돌아온 ‘환향녀’들이 색을 밝혀 ‘화OO’이란 욕이 된 것처럼 말이다.

또한 낱말이란 그 단어가 쓰인 문장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함의 등을 따져봐야 한다. MC 몽이 부른 <인디언 보이>를 들어봤을 때 어느 가사에서도 인디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의 전사로서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을 뿐이다.

<인디언 보이>의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이들의 속셈은 아마 노래나 특정 낱말보다는 가수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사람은 취향과 가치관 등이 다르므로 특정 인물을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싫다고 무작정 싸잡아서 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나 인터넷은 광속에 이르는 빠른 속도만큼이나 특정 여론이 고민의 시간없이 눈덩이처럼 일파만파로 커져서 특정인물에게 크나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여론 재판'을 통해 특정인물을 벌하려 한다면 그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다수의 폭력성 기대고자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꼭 손에 칼을 쥐고 어떤 사람을 찔러야만 살인이 아니다. 말로 글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죽일 수 있다. 칼보다 더 무서운 말과 글을 조심해서 쓸 필요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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