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케 하는 '마이 시스터즈 키퍼'

朱雀 2009. 8. 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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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안나가 부모를 고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안나는 언니인 케이트를 위해 태어난 이른바 ‘맞춤형 아기’다. 난치병에 걸린 언니를 구하기 위해 유전공학기술로 모든 조건을 일치시킨 아기라는 것.

그리고 그녀는 5살 때부터 11살까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대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를 기증했다. 순전히 백혈병에 걸린 언니를 살리기 위해 그런 희생은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그녀는 무수한 고통(수술, 합병증) 등등을 경험해야 했다. 결국 참다못한 그녀는 부모를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가 안타까운 것은 무려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이 가족은 백혈병에 걸린 아이가 있다는 사실만 빼면 매우 행복한 가정이란 것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깊은 애정과 신뢰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행복은 케이트가 병세가 악화될 때마다 깨진다. 마치 얇은 유리판위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는 것처럼 그들의 행복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흔히 생각하는 법정 드라마 형태로 진행되지 않는다. 각자 구성원들의 시각에서 진행되며, 최대한 각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애썼다.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사라의 경우, 그녀는 헌신적인 엄마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한때 잘 나가던 변호사였던 그녀는 케이트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유기농 식사부터 시작해서 케이트를 위해서라며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한다.

그런 엄마와 가족들의 희생을 보면서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바로 케이트다. 그녀는 자신으로 인해 불행한 가족들을 보면서 더욱 슬픔에 빠진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기존의 가족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유전공학으로 맞춤형 아기가 나오기 때문에 과학의 윤리적인 측면을 다루지 않았을까? 예상했지만 그런 부분은 잠시 언급되곤 사라진다.

대리모가 아니라 친엄마가 직접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윤리적인 측면’에서 조금 자유롭다 하겠다. 영화는 가족의 사랑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며 묻는다. 백혈병에 걸린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불치병에 걸렸어도 다른 사람들처럼 살고자 하는 그들의 삶과 가족이 느끼는 고통. 그리고 삶과 죽음의 대해 관객이 고민케 만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는 케이트였다.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생사의 고비에서 삶을 바라보는 그녀의 자세는 너무나 많은 것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9월 10일 개봉예정 인데, 주변에 강력 추천하고 싶다. 팍팍한 삶에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처럼 가족이 점점 해체되어 가는 현대에, 진정한 가족애와 ‘죽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해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아울러 최루성이 강하기 때문에 연인끼리 가족끼리 함께 간다면 더욱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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