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치앙마이 표류기

치앙마이에서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초밥집, ‘지로’

朱雀 2013. 2.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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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 와서 인상적인 것 중에 하나가 대중화된 초밥문화다. 올드타운내 썬데이마켓에 가면 길거리에서 초밥을 개당 5~10바트 꼴로 파는 노점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다. 분명히 ‘주인이 태국인인데?’라는 나의 의문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들은 초밥을 슥슥 만들어서 쟁반위에 올려놓고 길가는 행인들을 유혹한다. 심지어 그냥 길거리에서도 초밥을 팔고 있는 노점상을 만날 수 있을 정도. 
 


태국인의 초밥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랄까?  당연한 말이지만 5~10바트 수준의 초밥은 그냥 저냥 먹을 만 하다. 가격을 생각하면 맛을 논하는 게 정말 유아틱하게 느껴질 정도. 그렇다고 맛 없는 건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초밥을 몇 개 먹다보면 ‘좀 더 괜찮은 곳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상되기 마련. 그리고 몇몇 교민들에게 추천을 받아서 님만해민 근처에 위치한 ‘지로(JIRO)‘를 찾아가게 되었다.

 


이곳에 와서 놀란 점은 다른 일식집도 일본인들이 점령(?)한 경우를 몇번 봤지만 특히 이 집은 그 정도가 매우 심했다. 반상회라도 여는 것인지 사방에서 일본어로 ‘아리가또!’ ‘야메떼!’ '혼또?' 등이 종횡난무해서 이곳이 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신을 차리고 심기일전해서 메뉴판을 보고 니오리 모리(109바트), 연어샐러드 마키(150바트), 새우튀김(99바트)를 시켰다. 붉은 살 생선과 새우, 문어, 계란 등이 올려진 니오리 모리는 괜찮았다.




우리나라 일식집에서 느낄 수 있는 산뜻함은 떨어졌지만, 이 곳에서 먹은 길거리표 초밥(?)들이 습기를 머금었는지 진득하고 초밥이 아니라 그냥 김밥(?)류를 씹는 기분이 드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연어샐러드 마키 역시 연어와 샐러드의 조화가 제법이었다. 새우튀김은 바삭했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새우튀김의 옷은 좀 두꺼웠고, 가건물에서 하는 탓인지 재료의 신선도와 맛 역시 우리나라에서 먹는 일식보단 떨어졌다.


 

그러나 다 합쳐서 겨우 1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생각하면 가격 대비 맛은 꽤 만족스러운 수준. 그 단적인 예로 일본인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서로 침을 튀기면서 식사를 하는 광경이 이곳의 품질을 증명하는 대목이 아닐까?

 


그리고 친구랑 나눈 말이지만 태국에 와서 태국음식이 아니라 일식을 먹으면서 맛을 논한다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다. 가격을 따져도 그렇고, 태국은 열대기후라 신선함이 생명인 일식으로선 이래저래 어려운 조건이다. 





얼핏 보니 주방장도 일본인이 아니라 태국인 것 같던데, 그런 여러 조건을 따진다면 더더욱 그렇다. 만약 태국에서 일식을 논하겠다면, 일본 주방장이 하는 고급 일식집을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격은 몇 배로 우습게 올라가 버린다. -일전에 본 한 고급일식집은 초밥 한 접시에 6천바트로 이 곳에선 한달 방세였다. 아무리 관광객이라도 시키고 싶지 않은 고급집이었다.- 게다가 필자는 일식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반성할 대목이다.



일본인이 많이 찾는 탓인지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한쪽 귀퉁이에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식탁에선 금연이지만. 그러나 협소한 장소탓에 누군가 담배를 피면 거의 연기를 전부가 느끼게(?) 된다. 금연 아닌 금연이랄까?

 


태국에 와서 태국음식에 질리고, 가격 대비 괜찮은 초밥을 먹고 싶다면 지로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지로는 주로 오후 5시 30분 이후에 문을 여니 이 점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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