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만화 ‘몬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오펀:천사의 비밀’

朱雀 2009. 8. 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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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나올 때 충격으로 머릿속이 띵한 기분이 전해졌다. 최근 봤던 영화중에 반전은 나름 최고였던 것 같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극심한 공포는 천사와 같은 어린 아이가 보여주는 악마적 행동들이다.

세 번째 아이를 유산한 후 고통의 세월을 보내던 케이트는 남편 존을 설득해 입양을 결심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에스터를 데려온다. 천사와 같은 웃음과 행동을 보여준 것은 잠시. 그녀는 자신을 놀린 동급생을 놀이터에서 떠밀고, 자신의 과거를 밝히려한 고아원 원장수녀를 무참하게 살해한다. 도대체 왜 그녀는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일까?

에스터 역을 연기하는 이사벨 펄먼의 연기는 가히 악마적이다. 자신을 놀린 동급생을 밀고 미소 지을때는 마치 오멘의 그 꼬마 악마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정신과 상담에 와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았을지 걱정하며 그녀가 보여주는 히스테릭한 증상은 그야말로 소름이 끼친다.

자신의 방안에 대저택에서 불타 죽는 사람들과 처참하게 훼손된 시체들을 그려놓는 끔찍한 악마적 행동등은 절로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를 떠올리게 했다.


몬스터(특별판)CHAPTER 1.2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URASAWA NAOKI (서울문화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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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의 주인공은 어찌보면 ‘요한’이라고 할 수 있다. 입양된 집안의 양부모를 죽이면서 자신의 악마적 본성을 깨닫는 요한과 ‘몬스터’인 그를 되살려놓은 천재 뇌전문의 닥터 텐마와의 대결을 그린 문제적 걸작 <몬스터>를 감독이 보지 않았는지 의심될 정도로, 그 악마적 행동이 일치했다. - 사람을 죽일 때 전혀 망설임을 보이지 않으며, 그 치명적인 천사적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악마적 살인마 본성 등에서-

<오펀: 천사의 비밀>은 여타 공포영화처럼 잔인한 살인 장면이나 요란한 특수음으로 관객을 놀래키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공포의 중심인 에스터를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왜 그녀가 악마적 행동을 하는지 추리하게 만든다.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의 실체가 관객에게 드러났을 때 관객은 꽤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물론 그 반전의 묘미는 기존의 <식스센스>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다소 당황할 수준은 된다. 아울러 행복한 가정에 한 낯선 이방인이 들어와 커다란 파문을 남기는 대본은 탁탁한 구성과 전개로 관객을 흡인력있게 빨아들이며, 산뜻하게(?) 연출된 영상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죽은 딸을 잊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케이트 콜맨 역의 베라 파키가와 악마적 카리스마를 지닌 에스터 역의 이사벨 펄먼의 연기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적 볼거리를 제공한다. 단순히 공포영화줄 알고 보러 갔다가 ‘괜찮은 작품’을 건진 느낌을 준 <오펀 : 천사의 비밀>. 기회가 된다면 극장가에서 내려가기 전에 감상할 것을 권하고 싶을 만큼 수작이다!



글이 괜찮으면 추천 바랍니다.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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