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내연모’를 보다가 눈물겨웠던 이유!

朱雀 2013. 5. 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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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연모를 보면서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야기 진행자체는 경쾌했다. 안희선의 아버지가 회장인 보수유력지는 노민영 의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갖가지 기사를 써댔다.

 

처음에는 노민영 의원의 조카인 보리가 다니는 영어학원이 국제중을 대비한 입시전문학원이란 이유로, 평소 국제중 유치에 반대해왔던 그녀의 도덕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노민영은 전혀 그 사실을 몰랐고, 그저 보리가 영어학원을 가고 싶어서 보낸 것이었다.

 

물론 그 신문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후관계를 놓고 보면 곡해할 여지를 너무나 많이 보여주었다. 이후 보여준 보도행태역시 마찬가지다. 보리의 부모이자 노민영의 친언니이자 형부는 끔찍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받은 보험금을 차마 아무도 건드릴 수 없어서, 나중에 보리가 크면 알아서 처리하라고 보리의 계좌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그걸 노민영 의원 조카 재산 수억원...’이런 식으로 자극적으로 기사화했다. 우리 사회에선 재벌가에선 흔히 아직 초등학생이거나 젖먹이에 불과한 재벌 3세와 4세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재산가가 많은 탓에 그녀의 사정은 모른 대중들은 그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보도였다.

 

노민영 의원이 당하는 꼴을 볼 수 없었던 김수영 의원은 그동안 대한국당 의원들의 비리를 수집해놓은 것을 하나씩 풀었다! 민기철 의원이 카타르 외유때 성추행 의혹이 있음을 알렸고, 노민영 의원의 인척보좌진 임명한 사실을 또 다시 보도하자, 성기원 의원의 문자메시지를 또 다시 폭로해서 막았다.

 

김수영 의원인 쓴 방법은 네가티브 공세에 맞서서 또 다른 이슈를 터트림으로써 대중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게 해서 노민영 의원에 대한 의혹과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부패하긴 했어도 나름 똑똑한 대한국당 의원들은 자신의 비리가 폭로되자,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터트려서 자신에 대한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법을 활용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을 보여준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상황설정은 너무나 사실적이었다! 그럼 필자는 왜 이런 상황이 슬펐을까? 우선 작년 총선과 대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 나온 모의원은 유달리 청렴했는데, 상대편에선 갖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아니면 말고식의 확실하지 않은 의혹제기들이었다.

 

흠이라면 그쪽에서 엄청나게 많았지만, 일부러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어떻게든 상대방 후보를 흠집을 내지 못해서 안달이었다. 필자는 그 후보가 끝까지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은 것에 답답하게 여기는 축이었다.

 

물론 네거티브를 하지 않으면 좋은 것이지만, 정치에 있어서 이슈는 중요하고,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네거티브 공세는 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반박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척이나 답답했다.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노민영 의원은 사실 국회의원이라곤 딸랑 두명밖에 없는 녹색정의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저런 혹독한 검증을 당할 이유가 거의 없다. 드라마상에선 그녀가 대한국당 소속인 김수영의원과 비밀연애중이고, 하필 그 국회의원을 보수유력지 회장이 자신의 딸과 이어주기 위한 마음 탓에 그런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은 끔찍하긴 하지만, 나름 로맨스가 있기 때문에 낭만적이라도 하다. 하지만 실상은? 현실의 그 능력 있고 깨끗한 국회의원은 낙마했다. 물론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큰 이유중에 하나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필자 역시 갑자기 연예계에서 빅 이슈가 터지면 정치권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뉴스가 있나?’라는 의구심이 들어서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실제로 연예계 빅이슈는 정치권과 무관한 경우가 절대다수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겐 그런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모든 연예계 이슈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처지가 서글프다.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는 유능하고 선하고 깨끗한 후보가 낙마하는 우리의 현실이 서글펐다. 무엇보다 그런 후진 정치공작이 판치는 오늘날의 우리 현실이 서글프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그려내는 정치현실이 오늘날 실제 정치현실의 뒷꿈치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서글펐다. 우리는 언제쯤 멋진 정치인을 국회로 보내고, 수준 높은 토론과 공약이 실현되는 현실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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