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진실의 끔찍한 댓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

朱雀 2013. 6.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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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작한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1화는 시작부터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국선변호사 면접에서 장혜성(이보영)은 자신이 퇴학당한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이 사연이 아주 기가 막힌다!

 

그녀의 어머니는 서대석 판사네에서 집안 일을 봐주고 있는데, 하필이면 그녀와 동갑내기인 주인 집 딸이 있었다. 당연히 그 딸은 공부도 잘 하고 예쁜데, 전교 10등 하던 그녀는 1등을 하기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다. 바로 컨닝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현장을 어린 장혜성이 목격하게 된다.

 

가뜩이나 주인집 딸인 그녀를 싫어할 이유가 백만가지가 넘었던 장혜성이 더더욱 그녀를 싫어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그 주인집 딸이 전교 1등을 한 것을 가지고 집에선 파티를 열어줬는데, 아이들끼리 폭죽을 터트리다가 그만 실수로 그중 한 개가 그 딸의 눈에 맞고 만다.

 

이쯤되면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도 범인으로 억울하게 주인공인 장혜성이 몰릴 것임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장혜성이 자신의 컨닝 현장을 목격한 이후로 영 껄끄러웠던 그녀는 심지어 자신에게 쐈다고 거짓말까지 한다! ! 이 상황에서 장혜성이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처절하게 결백을 이야기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주인집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학교에서 퇴학마저 당하고 만다.

 

만약 어린 장혜성이 거짓이지만 자신이 했다고 하고, 사과를 했다면? 최소한 쫓겨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혜성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그리고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만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서도연(주인집 딸)을 찾아가서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장혜성은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박수하(이종석)의 아버지를 민준국(정웅인)이 살해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어린 그녀는 놀라서 달아나다가 거의 잡힐 뻔하지만, 다행히 경찰차가 현장에 오면서 킬러가 도망가면서 살아남게 된다. 그러나 킬러는 만약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진술하면 죽여버리겠다라고 협박한다.

 

당연하지만 사람은 살해현장을 목격하면 무서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킬러가 자신에게 협박을 한다면 더더욱 무서워서 진술을 하기 어려워진다. 물론 심정적으론 어린 박수하가 아버지를 잃고 억울해하는 모습에 동정심은 가지만, 실제로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어린 서도연이 법정 문앞에서 도망간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장혜성은 1화에서 두 번에 걸쳐서 진실을 말했다가 모진 결과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자신의 누명을 벗으려다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더부살이하던 집에선 쫓겨났다. 당연한 말이지만 학생에게 학교란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쭃겨난 일은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소녀에겐 커다란 상처로 평생 기억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또 어떤가? 억울한 박수하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섰지만, 그녀에게 남은 것은 살인자의 무시무시한 협박 뿐이며, 2화 예고에선 출소를 앞둔 민준국이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이 방송되어서 10년전 악연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등장한 주인집 아이와 일하는 가정의 아이의 갈등.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등은 이미 드라마에서 너무나 여러 차례 나와서 식상한 설정들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누명과 법정에서 진술처럼 몇 가지 설정을 더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나라면 저럴 수 있었을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끔 만들었다. 아울러 그들의 그런 과거 때문에 장혜성은 변호사로, 박수하는 초능력이 생겼다는 설정도 충분히 설득력을 지니게 되었다. 더불어 어린 장혜성 역의 김소현의 멋진 연기와 악역으로 변신한 정웅인의 깜짝변신 등은 시청자의 눈길을 확실하게 잡아끄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여겨진다.

 

누구나 쉽게 정의를 말하지만 사실 그걸 실현시키는 게 현실 상황에선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인 소년과 국선 변호사의 활약이란 부분에선 식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높은 몰입감을 보여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일단 박수를 보낸다. 2화에선 또 어떤 이야기전개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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