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현대인에게 행복에 대한 사자후를 날린 ‘정글의 법칙’

朱雀 2013. 7.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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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만의 말을 듣는 순간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잊고 살아가는 것을 김병만이 일깨워주었다. 어제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은 조로서도에서 신세지고 있는 핀조네 가족을 위해 물물교환을 하려고 야크와 함께 티베트상인을 만나러 갔다.

 

그 과정은 험난하기 그지 없었다. 절벽을 깎아만든 길은 폭이 넓은 곳은 80센티, 좁은 30센티에 불과한데다가 눈이 쌓인 곳이 있어 미끄럽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그것도 부족해서 폭설이 내려 히말라야가 정말 험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었다.

 

그런 험한 환경에서 김병만은 자신이 만든 임시거처를 포기하고 핀조네와 함께 비박을 하는 것을 감행한다. 이건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 우리나라에서 한여름에 야외에서 자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하물며 히말라야의 그 추운 곳에서 비박이라니. 이건 고생을 자처하는 일이다.

 

그러나 김병만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현지인들과 함께 자는 것을 선택한다. 그건 여행의 기본 덕목이 아닌가?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현재의 삶을 벗어나서 다른 삶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다른 삶을 체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한 곳의 현지인들의 삶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글로 말로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그것을 기꺼이 김병만은 감행한다.

 

게다가 고산지대에서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는 춥고 높아진 안압 때문에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현지인들과 더 가까워지고 돈으로 살 수 없는 풍경과 컴컴한 밤중에 모닥불 하나만 피워놓고 언어가 아닌 손짓 발짓으로 가까워지는 인간적인 체험을 한다.

 

그가 힘들게 비박을 하고 그 다음날 티베트 상인과 만난 일은 더욱 인상 깊었다. 김병만은 핀조네 가족이 필요한 물품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져온 물건들을 하나씩 내놓는다.

 

등산용 우의와 바지도 부족해서 물통까지 내놓는 그의 모습에 막내 혜성은 너무 많이 주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만다. 이에 김병만은 나도 솔직히 깎고 싶어, 그런데 저 산을 봤어?’

 

김병만의 말대로 티베트 상인은 1년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며칠을 꼬박 험한 히말라야산맥을 건너서 온 것이다. 물론 그들이 김병만 앞에 가져온 물품은 소박하고, 그 가치 역시 김병만이 준것과 비교했을 때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물품을 가져오기 위해 들인 수고와 땀과 자칫하면 목숨도 잃을 수 있는 척박하고 험한 환경에서 김병만은 손해보는 장사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김병만의 그 말은 시청자인 나에게도 커다란 울림이 되었다.

 

서울이란 대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늘 초조해있다. ‘내가 손해보지는 않을까?’ ‘사기 당하지는 않을까?’라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인간관계는 나날이 얄팍해져가고 있다.

 

물론 여기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각종 사기형 범죄가 들끓고 먹고 사는게 갈수록 힘들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에서 히말라야 산맥에 거주하는 조로서도인들은 겨우 술 몇병과 생필품 몇 개에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고마워한다.

 

우리는 그것에 비하면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가? 그러나 우린 과연 그들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하고, 가질수록 더 욕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이 갖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어떤 삶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일까?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통해 손해 보는 것이 즐겁고 나누는 삶이 행복하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위대한 이야기를 펼쳐보였다. 그러나 거기엔 잘난 척이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다가가고자 진심으로 애쓰는 한 인간이 있을 뿐이었다. 이런 작지만 위대한 감동이 우리가 <정글의 법칙>을 시청하고 사랑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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