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새삼 시청자를 걱정하게 만든 ‘정글의 법칙’

朱雀 2013. 8.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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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언으로 간 정법팀을 보면서 마냥 부럽다라고 생각했다. 예고편에서 푸른 바다를 보면서 그저 멋지다라는 감탄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야생은 늘 그렇지만 만만치가 않았다.

 

처음 맹그로브 숲에서 김병만이 맹그로브 크랩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또 먹방 보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한 마리를 잡고 어쩔 줄 몰라하는 그를 보면서 무슨 일이지?’했다.

 

그런데 게 한 마리를 잡는 동안 무려 30방이나 모기에게 쏘였다는 그의 증언은 끔찍했다. 김병만이 부족원들을 위해서 두건 같은 버프까지 쓰고 게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선 역시 김병만이란 찬사가 나왔다.

 

부족원들이 총동원되어서 그가 게를 던지면, 우르르 몰려가서 정리하고, 김병만에게 달라붙어서 모기떼를 쫓는 광경은 인상적이지만 동시에 애처로웠다. 정말 전투모기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소리없이 장갑까지 뚫고 수백마리가 달라붙는 광경은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김병만이 부족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오종혁과 함께 코코넛을 따러갔다가, (오종혁의 실수로 코코넛 자루가 열리면서) 떨어진 수확물을 줍는 과정에서 정말 모기떼에게 엄청나게 물린 그의 모습은 참혹찰 정도였다.

 

마치 12라운드를 뛴 권투선수 처럼 그의 팅팅 부은 얼굴과 부어오른 팔을 보면서 시청자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일 정도였으니, 조여정과 이성열이 죄책감이 드는 것은 저절로 이해가 갈 정도였다.

 

그러면서 새삼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게 되었다. 방송에 따르면 (캐리비언에) 유난히 올해 모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를 꼽았는데, 거기엔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지 않은가?

 

오늘날 지구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된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자원을 채취하고 함부로 파괴해서가 아닌가? 따라서 모기떼의 습격으로 처참한 몰골이 된 정법팀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순간을 마련했다.

 

동시에 <정글의 법칙> 제작진에게도 다시 한번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담당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모기섬이란 사실을 몰랐다는 부분에선 화가 날 정도였다. 그냥 모기도 아니고 정말 전투모기가 존재해서 잠도 못 자도 오종혁과 노우진의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인데... 아무리 야생이라고 할 지라도 사람이 어느 정도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성수가 걱정한 것처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그 다음날 활동하다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지 않는가?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부디 출연진의 안전을 위해 좀 더 현지조사를 철저히 했으면 바람이다.-모기도 모기지만 더한 것이 있었다면 어쩔 뻔 했는가? 상상만해도 아찔하다- 예능도 좋고 시청률도 좋지만 좀 더 출연진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야 되지 않겠는가? 야생에서 사고란 언제 일어날 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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