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먹방 없는 예능은 불가능할까?

朱雀 2013. 8. 7. 13:56
728x90
반응형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먹방은 이제 예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것 같다. 예를 들어볼까? 지난주 <정글의 법칙>에선 김병만이 코코넛 게찜을 하고, 김성수가 자신이 가져온 비법카레를 넣은 게카레탕을 했다. <인간의 조건>에선 휴가를 떠난 멤버들이 각각 김준현은 소고기를 구워먹고, 김준호는 줄돔회를, 양상국은 전라도 한정식을 푸짐하게 먹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6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선 레프팅을 하고 난 멤버들이 돼지고기 목살을 구워먹으면서 탄성을 지르는 모습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대다수의 예능은 밤 10시 이후 심야에 방송되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들은 영양부족이 아닌 과잉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다이어트가 필수가 되어버린 오늘날, ‘밤에 먹으면 살찐다는 이제 지식이 아니라 상식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밤에 먹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방송을 통해 먹방이 보이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특히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앞다투어서 맛깔스럽고 먹고, 너무 맛있어서 좋다는 표현을 격하게 한다. ? 오늘날 시청자들은 먹방을 잘 하는 연예인을 선호하고, (당연한 결과지만) 음식을 맛있게 잘 먹는 연예인들은 CF의 행운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능 제작진의 고충은 이해한다. 오늘날 예능은 리얼로 진입한지 오래다. 시청자들은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것(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을 내놓기 위해서 고민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오늘날 먹방은 인터넷에서 맛집 검색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에게 잘 먹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자주 사용해도 상대적으로 덜 식상하고(메뉴만 바꿔주면 되니까), 방송 분량도 어느 정도 책임져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게다가 음식값만 해결하면 되는 먹방은 비용대비 효과를 생각해봐도 무척 훌륭하기 그지 없다!

 

그렇지만 뭐든지 과하면 부족하느니만 못한 법이다. 먹방의 문제점은 한번 그 맛을 들이면, 계속 먹방을 찍게 되는 데 있다! 예를 들어서 <인간의 조건>의 경우, 여섯 명의 멤버들이 숙소에서 자주 음식을 해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물론 물 없기 살기, 전기 없이 살기등의 힘든 과제를 하면서 음식을 해먹는 장면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음식을 하고 먹는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서 프로그램 자체가 식상해졌다. ? 상황만 조금 바뀌었지 늘 먹는 장면이 나오니까.

 

게다가 먹방이란 게 음식이 바뀌고 누가 먹느냐?’가 바뀔 뿐이지, ‘사람이 음식을 먹는다라는 주제(?)에선 벗어나는 일이 없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예능은 먹방에 중독되어서 어딘가 모르게 왠지 비슷비슷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오늘날 예능은 치열하기 이를 데 없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고,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쉽고 편하다고 먹방만 내보내면, 음식 전문 프로그램과 예능의 차이점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힘들고 어려운 것은 알지만 먹방이란 쉬운 아이템에 너무 의존한다면, 시청자들이 금방 질려서 외면하는 것은 앞으로 시간 문제라고 본다. 제목에도 밝혔지만 오늘날 예능에서 먹방을 빼놓고 생각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진 것 같다.

 

먹방 없이도 충분히 재밌어야 진정한 예능이 아닐까? 먹방이 안 나오는 공중파 예능을 찾이 어려운 현실은 제작진들의 반성과 고심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