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관객을 포복절도 시키는 '어글리 트루스'

朱雀 2009. 9. 5. 08:52
728x90
반응형

로맨틱 코미디는 뻔하다. 두 남녀 주인공은 처음에는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엔 서로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로맨틱 코미디는 두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현 젊은 세대들의 눈길을 가장 끄는 장르다. 그러나 너무 많이 작품들이 나온 탓에 다들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장르가 되어 있다.

그런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간만에 물건이 하나 나왔다. 바로 <어글리 트루스>다. 어글리 트루스는 강도가 세다. 더 이상 남녀가 고상하게(?) 단순히 밀고 당기는 식으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세게 나간다.

애비(캐서린 헤이글>은 TV 프로그램의 PD다.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프로그램에 애정을 가지고 온갖 돌발상황을 잘 헤쳐나가며 꾸려가고 있지만, 그녀가 절대 넘지 못하는 벽이 하나 있다. 바로 시청율이다. 그런데 어느날 고양이가 우연히 누른 ‘어글리 트루스’에서 마초 지상주의 마이크(제라드 버틀러)가 “남자는 변태요, 남자의 사랑은 오로지 섹스다!”라는 지상주의 명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에 화가 나 생방송에 전화했다가, 못생긴 여자로 찍히고 일방적으로 끊긴다. 그것도 부족해 다음날 아침 회의실에 국장은 시청율 재고를 위해 그를 섭외해오고, 애비는 그와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

그러나 애비의 바람과 달리 그의 출연이후 프로그램의 시청율은 쭉쭉 올라가고, 게다가 옆집 완소남과의 관계도 그의 적절한 코치로 점점 진도를 빼게 된다.

‘어글리 트루스’는 마이크의 입을 빌어 ‘남자는 단순한 동물이다’라는 사실을 끊임 없이 주지시킨다. 남자는 여자를 보면 항상 침대에 눕힐 생각만 하고 ‘그녀의 내면 어쩌고’하는 것은 모두 헛소리이며, 오로지 여성의 외모만을 보고 침을 흘리는 짐승이라고 말한다. 애비는 처음엔 당연히 그런 발언에 발끈하고 반대하지만 결국 그의 코치를 받아 연애관계가 술술 풀림으로써 그의 말이 상당 부분 옳다는 걸 증명한다.

<어글리 트루스>는 엄청나게 웃긴다. 그냥 웃긴 게 아니라 포복절도케 한다. 중간까진 너무 웃어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옆집에 이사온 완소남을 보고 좋아 촐싹댄스를 추는 애비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웃긴다. 특히 식당에서 전동자위기구가 들어간 팬티를 착용했다가 리모콘이 우연히 어린이의 손에 들어가 사용하게 되는 장면은 압권이다. 단언컨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이후 최고의 오르가즘 연기가 펼쳐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라드 버틀러와 캐서린 헤이글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캐서린 헤이글은 순수한 매력과 섹시한 매력을 완벽하게 그려낸다. 평소엔 털털하게 입고 촐싹 댄스를 추는 그녀는 소녀를 연상시킬 정도로 순수하다. 그러나 몸에 쫙 달라붙는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그녀는 요염한 여성의 섹시한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자신이 망가지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연기하는 그녀 덕분에 영화의 재미는 한껏 올라간다.

<300>에서 ‘스파르타’를 연발하며 마초의 극단을 달렸던 제라드 버틀러는 영화에서 ‘섹스지상주의’를 외치는 남성주의자로 나온다. 근육덩어리에 야성미가 넘치는 그에게 마이크역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캐서린 헤이글과 환상 찰떡 궁합을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그저 감탄사와 박수가 연발될 뿐이다.

<어글리 트루스>는 아무래도 코미디다 보니 과장된 면은 있지만, 남녀의 심리에 대해 상당한 설득력 있는 이론을 구사한다. 바로 남자나 여자나 서로 사랑하는 이상형이 있고, 서로 그것에 맞게 행동해야만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주인공의 환상적인 연기로 빛을 발하던 영화는 그러나 결말부에 가면 힘이 빠진다. 바로 남성 마초주의를 외치던 마이크가 애비를 사랑하면서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마지막엔 순수한 사랑을 역설하는 애비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맘껏 웃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며 두 남녀 주인공의 환상 호흡이 빛나는 작품이다. 거침없는 입담은 민망하지만 그만큼 성인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시사회장에서 관객들의 분위기도 너무 좋아, 조심스럽게 <어글리 트루스>의 흥행을 점쳐본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극장에 가서 보면 스트레스 해소등에 괜찮은 작품이라 여겨진다. 강추한다!



글이 괜찮으면 추천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