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병맛유머를 구사하는 ‘고교처세왕’

朱雀 2014. 7. 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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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처세왕의 개그는 뭔가 이전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5화에서 실의에 빠진 정수영을 위로하기 위해 이민석이 선택한 것은 친구네 가게에서 빌려온 배달용 오토바이였다. 그런 오토바이를 타고 기분전환이 하나도 안된다면서 즐거움의 환호성을 터트리는 수영의 모습은 묘한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본다면, 재계약에 실패한 20대 커리어우먼이 자동차도 아니고 오토바이. 그것도 배달전용 스쿠터를 타고 즐거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아무리 상대가 본부장이라도-

 

근데 돌이켜 보면 <고교처세왕>의 유머코드는 늘 이런 식이었다. 사라진 형석을 대신해서 어쩔 수 없이 컴포 리테일팀 본부장에 앉힌 한영석 이사와 그런 이사와 콤비를 이뤄 개그를 하는 김창수 팀장도 그러하다.

 

 

 

실직한 정수영을 위로하기 위해 이민석이 선택한 방법은 다름아닌 배달용 스쿠터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었다. '기분전환이 하나도 안된다'면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묘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아울러 사정없이 퍼붇은 '삐~~'소리 묻힌 두 사람의 욕설은 시청자에게 묘한 쾌감을 안겨준다.

 

 

 

전형적인 직장상사와 부하가 벌이는 말다툼은 뻔한 것인데도 두 사람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웃음으로 승화된다. <고교처세왕>에선 컴포 같은 대기업에 있는데도 이상하게 우리의 이민석은 할 일이 없어 자신의 사무실에서 하품을 쩍쩍 하면서 지루해서 어쩔 줄 몰라한다.

 

그런 이민석은 최근 유진우 본부장과 신경전 중이다. 유진우가 정수영을 해고하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둘은 5화에서 서로 유치하게 말싸움을 하고 회사에서 단체로 하는 싸이클 행사에서 유치한 승부욕을 불태운다.

 

이민석이야 아직 고등학생이라 그렇다치지만, 귀공자스런 외모와 특급능력(?)을 보여준 유진우까지 유치한 말싸움과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병맛스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병맛유머의 최고봉은 6화에서 정수영의 변신장면이다!

 

 

 

 

서로 유치한 말싸움과 신경전을 벌이는 이민석과 유진우의 모습은 정말 묘한 웃음을 준다. 게다가 만화책에서 방금 튀어나온 따끈따끈한 김창수 팀장의 모습은 너무나 병맛스런 웃음을 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6화에서 변신(?)하는 정수영의 모습은 엽기적이다못해 괴기적(?)이라 도저히 웃지 않고 베길 수 없다. 그야말로 병맛유머의 진수라고 밖엔!

 

 

정수영을 연기하는 이하나의 외모는 상당한 수준급이다. 그동안 안경으로 외모를 가렸기 때문에, 그녀가 이민석의 비서로서 다시 채용되어 돌아왔을 때, 다른 드라마처럼 안경을 벗고 화장을 할 때 엄청난 반전미모(?)를 선보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안경을 벗고 화장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는커녕 엽기적이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다. 분명히 새옷을 입고 풀 메이크 업을 하고 회사에 등장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아무리봐도 아름답긴 커녕 어딘가 촌스럽기 그지 없다.

 

이민석이 안경을 쓰지 않아서 불편스런 그녀의 행동을 보고 짜증을 내는 순간에 이르면, 더욱 웃음은 크크크라는 형식으로 흘러나온다. <고교처세왕>은 그러면서도 삼각관계가 충실하게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수영이 사장과의 중요한 미팅을 놓칠 위험에 처한(?) 이민석을 쫓아가는 그야말로 자동차 추격신은 웃기지 그지 없으며, 본부장이란 인물이 할일이 없어서 메신저로 비서에게 '지금은 모함?'이라고 묻는 장면은 정말 독특한 웃음을 준다. 그러면서도 '고교처세왕'은 충실하게 로맨스의 공식을 이행하고 있다. 무려 자신보다 10살이 넘게 많은 정수영을 사랑하게 된 이민석의 모습은, 남자라면 어린시절 성숙한 여성들을 짝사랑했던 설레임 가득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음료수를 뽑아먹으려는 수영의 곁에 나타난 유진우가 동전이 남아돈다는 뻔하고 느끼한 멘트를 날리는데, 거기에 넘어가는 수영의 모습은 실소를 넘어서서 크크크 웃게 만든다. 결정적으로 그녀가 중요한 사장님과의 미팅을 모르고 퇴근하던 이민석을 잡기 위해 스쿠터를 타고 자동차추격신을 벌이는 장면에서 그만 빵 터지고 만다.

 

<고교처세왕>은 주인공이 고등학생과 대기업본부장 이중신분(?)을 가졌다는 점에서 10대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게다가 드라마에서도 그려지지만, 고등학생들이 20~30대 커리어우먼과 식사를 하면서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은 웃음과 함께 성인 남자들이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돌아보게끔 만든다.

 

<고교처세왕> 6화에서 18살인 이민석은 자꾸만 정수영에게 접근하는 유진우의 행동을 보면서 몹시나 분노하고 있다. 6화 마지막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민석은 수영을 포옹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한 듯 싶다.

 

<고교처세왕>은 일반적은 드라마와 전개가 많이 다르다. 아마도 다른 드라마였다면 이민석은 본부장으로서 능력과 기지를 발휘하면서 유진우와 경쟁구도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고교처세왕>은 놀랍게도 본부장이 일없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하품을 쩍쩍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유진우가 정수영에게 다가가는 이유도 그저 이민석의 정체에 궁금해서 일 뿐이다. 10대시절 우린 대다수가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라고 내심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신나고 재밌는 일은 없다. 온통 힘든 일 뿐이다.

 

<고교처세왕>10대에겐 어른의 세계를 판타지스럽게 보여주고, 성인들에게 잊어버린 자신의 예전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독특한 드라마인 것 같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요즘의 트렌드인 병맛스런 유머와 개그를 구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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