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강동원, 볼 사람 여기 붙어라! ‘군도: 민란의 시대’

朱雀 2014. 7. 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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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세 배우 하정우를 비롯해서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무엇보다 강동원의 스크린 복귀작인 <군도: 민란의 시대>은 올 여름 최고 기대작중 하나였다. 하정우가 한동안 머리를 박박 밀고 다닌 이유가 이 작품이란 탓을 아는 필자는 누구보다 애타는 마음으로 영화를 기다렸다.



개봉당일! 아침잠을 설치고 오전 7시 1회차를 보고 나온 지금 소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착잡하다. 이유는 영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다! 윤종빈 감독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오늘날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그러나 <군도: 민란의 시대>은 조윤역의 강동원을 빼면 딱히 돋보이는 게 없는 영화다. 시대적 배경은 탐관오리의 수탈이 극에 달한 철종 13년을 다뤘지만, 기실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처음 이 스틸이 공개되었을 때,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여기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들이 너무나 평면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는 영화적 한계는 그래서 무척이나 안타깝게 다가온다.




악당이 만연한 시대에서 백성들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영화적 배경이 필요했을 따름이다. 게다가 웨스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관총이 등장할 때는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물론 <군도: 민란의 시대>은 액션적 쾌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백성의 어려움은 모른 척 하고 자신의 배만 불리는 탐관오리의 모습은 관객의 분노를 일으키고, 마침내 의적떼인 지리산 추설이 그런 양반들을 베고, 창고를 열어서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은 분명히 쾌감을 일으킨다.



그러나 영화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쾌감은 딱 여기까지다! <군도: 민란의 시대>은 그 다음부턴 오로지 강동원이 분한 조윤을 돋보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천한 기생의 몸에서 태어난 탓에 서자도 아닌 서얼로서 모든 괄시를 받고 자라난 조윤의 모습은 관객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하다.



강동원이 처음 등장하는 이 검무신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여성관객이라면 비명을, 남성관객이라도 '으음'이란 신음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그 이후 작품은 강동원의 꽃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려내는 데 전력을 다하고, 그런 면에서 보자면 <군도: 민란의 시대>는 강동원이 가진 매력을 십분 보여졌다는 면에선 최고점을 줄 수 있겠다. 한국영화사상 조윤은 매우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성장한 그가 검무를 추는 장면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여성 관객뿐만 아니라 남성 관객에게도 그 매력을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항상 적지에서 홀로 수십명의 적을 상대로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는 그의 모습은 그가 ‘악당’이라는 사실을 잊고 응원하게 만들 지경이다.



물론 <군도: 민란의 시대>은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에게 나름대로 설명은 부여한다. 백정이란 탓에 끔찍한 청부를 받고 가족을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도치(하정우), 누구보다 오늘날 백성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는 땡추(이경영), 엄청난 괴력을 자랑하는 천보(마동석) 등등.



그러나 작품에서 조윤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평면적’이란 비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들은 오로지 한 가지만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외엔 인간적인 고뇌마저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는 하정우가 연기하는 도치마저 마찬가지다.



감독이 하정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도치는 '정말?'이란 물음이 나올 정도로 너무나 단순한 캐릭터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의 매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내내 안타까웠다.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움직이는 도치의 모습은 너무나 단순하고 평면적이라 연기력에서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워할 하정우조차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어딘가 묘한 슬픔을 지닌 채, 압도적 칼솜씨를 보여주는 조윤역의 강동원은 이전까지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꽃미모의 악당캐릭터를 선보인다.



그가 스크린에 모습을 비출때면 여성 관객들은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다. 영화는 그의 꽃외모를 최대한 자체발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하늘하늘 거리는 그의 의상은 여성관객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고, 그의 뇌쇄적인 눈빛과 빼어난 검무는 여성관객의 눈과 귀를 넘어서서 영혼마저 사로잡는다.



특히 자신의 신분적 한계때문에 적자로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 나머지 삐뚤어져버린 그의 모습은 여성관객의 모성애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조윤이 마지막에 한손엔 아기를 안고 수백명에게 둘러쌓인채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악당이 누군지 잊고 (여성관객이라면) 강동원을 응원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영화내내 함정에 빠지고, 수십명의 적에게 둘러쌓여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조윤의 모습은 너무나 멋져서 '악당'이란 사실을 잊게 만들 지경이다.



작품에서 예쁜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강동원의 꽃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가 아닌지 의심되는바, 특히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벚꽃잎이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장면은 그런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든다.


물론 누군가의 말처럼 한편의 영화에서 관객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한 명의 캐릭터라도 탄생키란 매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윤종빈 감독은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강동원의 매력을 100% 아니 120% 발휘시킨 장본이라 할 수 있겠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자룡이 어린 아두를 안고 조조의 백만대군속을 무인지경으로 다닌 이후로, 온갖 무협소설과 영화에서 오마쥬 되어왔던 장면이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도 재현된다. 조윤이 한손엔 아기를 안고 수백명의 백성을 상대하는 장면에서 꽃잎마저 흐드러지게 떨어져서 더더욱 강동원을 빛나게 만든다. 이쯤되면 영화의 주인공은 강동원이라고 밖엔.




강동원이 스크린 복귀작으로 <군도: 민란의 시대>를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남성관객을 위한 영화인 줄 알았다가 여성 관객을 위한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돌아오는 영화. 그게 바로 <군도: 민란의 시대>가 되시겠다.



사족: 물론 <군도: 민란의 시대>가 그렇다고 형편없는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영화의 액션장면은 상당히 연출이 괜찮고, 화면의 구성과 땟깔도 우수하다. 다만 말 그대로,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아쉬움이 많다. 무엇보다 개성과 매력이 충분한 여러 등장인물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점은 더더욱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러나 여성관객이라면 강동원이 등장할 때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멋지다는 동의하리라. 그런 의미에서 <군도: 민란의 시대>는 남성 관객이 타깃이 아니라 여성 관객이라고 여겨진다.



영화평: 하정우를 보러 갔다가 강동원에게 반하는 영화! 강동원, 볼 사람 여기 붙어라!


별점: 4점(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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