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민낯의 정몽주를 만나다! ‘육룡이 나르샤’

朱雀 2016. 1.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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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많은 이들이 정몽주의 모습을 보고 놀랐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정몽주는 고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충신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절친했던 정도전의 출생까지 따지고 들어가 탄핵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기에 난감할 지경이다.


물론 정몽주가 정도전의 출생까지 걸고 넘어가면서 탄핵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가 정도전을 유배보내는데 일조를 했고, 사냥하던 이성계가 낙마하자 그 틈을 타서 제거하려고 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물론 우린 이미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가 실패했고, 결국 선죽교에서 죽은 사실을 알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니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권력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것도 적나라하게. 우리가 생각하기에 정도전과 정몽주는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 ‘정정당당’하게 정치적 대결을 펼쳤다고 믿어 버린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우리의 바람일 따름이다. 실제로 권력을 쥔 입장에선 서로 정치적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린 입장에선 수단과 방법을 가릴 수가 없다. 왜? 정몽주는 고려를 지키려는 입장이다. 이성계와 정도전은 고려를 없애고 새로운 나라인 조선을 세우려고 한다.








이는 애초에 함께 갈 수가 없는 운명이다. 또한 각자의 입장에선 작게는 자신의 목숨이 달린 일이고, 크게는 나라의 운명이 달린 일이다. 따라서 ‘암살’처럼 얼핏 생각하면 절대 해서는 안될 것 같은 방법마저 동원되고 만다. 그러나 그건 누구를 탓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약한 자는 극중 정몽주가 말한 것처럼 ‘비천한 자’가 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우왕과 창왕은 각각 신돈의 아들과 손자인지 확실히 알길이 없다. 그러나 우린 우왕을 ‘신돈의 아들’이라 많이들 믿고 있다. 이는 그가 권력싸움에서 져서 결국엔 처형당했기에 그 정통성이 훼손되어서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결국 힘있는 자가 대결에서 살아남아서 역사를 기록하기에, 승자의 입장에서 기술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만 한다. 이런 권력의 끔찍하고 흉악한 모습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나라를 새로이 일으키기 위해선 엄청난 피를 흘릴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선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남을 알게 된다.






극중에서 공양왕이 사랑하는 척사광이 이성계를 암살하기 위해 나서자 만류하다가 결국엔 승낙하고 마는 장면은 얼마나 끔찍한가? 또한 십수년만에 만난 어머니와 딸이 해후를 나누긴 커녕, 각자 무명이란 조직의 수장(연향)이자 정도전을 따르는 입장(분이)에서 첨예하게 부딪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얼마나 끔찍했는가?



아마도 이번주 ‘육룡이 나르샤’를 본 이들은 권력의 민낯을 똑똑히 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끔 잘 만들어낸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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