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역 4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가 있다. ‘그깟 돈까스가 뭐 별거 있나?’ 할 수도 있지만, 돈까스를 좋아한다면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는 한번쯤은 들어볼 수 밖에 없는 이름이다. 처음 이 집을 알게 된 것은 친구 덕분이었다.
유난히 맛집에 대해 잘 아는 친구인데, 그 친구가 이곳을 알려주었고, 그 이후 가끔씩 찾아와서 먹게 되었다. 가게에 들어오면 ‘양이 적지 않으니 너무 의욕적으로 주문하지 마시길’ 처럼 재치넘치는 글들이 벽에 붙어 있다. 난 안심과 등심을 먹을 수 있는 기본을, 함께 온 친구는 콤보를 시켰다.
반찬은 셀프. 그래서 김치와 피클 그리고 고추짱아찌를 가져다 먹었다. 고추짱아찌가 생각보다 조금 매웠다. 무피클은 적당히 달짝시큼하고 김치는 일반적인 맛이었다.
주문을 하면 샐러드와 스프를 가져다 준다. 역시 특별할 것 없는 당신이 생각하는 딱 그 맛이다. 드디어 메인의 등장! 돈까스 두 장과 밥 그리고 버섯을 썰어놓은 게 전부다. 무척 간소한 구성. 그러나 돈까스를 잘라 한입 입에 넣는 순간.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안심은 좀 더 부드럽고, 등심은 좀 더 씹는 식감을 준다. 개인적으론 안심을 더욱 좋아하는 편인데, 이 집의 등심은 나같은 안심애호가(?)도 좋아할 만큼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무척 좋았다.
거기에 이 집만의 소스는 맛을 더한다. 일반적인 우스터소스와는 달리 좀 더 부드럽고 덜 느끼하면서 연한 데 돈까스와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밥은 부탁하면 더 가져다주며, 맛탕 역시 미리 말하면 가져다 주신다. 물과 탄산 음료 역시 셀프인데 원한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는 돈까스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너무나 유명한 이름이다. 서울에서 맛있는 돈까스를 먹고 싶다면 꼭 기억해둘만 곳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론 식당에서 먹는 다는 느낌보다 집에서 누군가가 해준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드는 곳이다.
이사하기 전엔 기다려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사하고 난 이후엔 붐비는 시간대를 비켜서 온 것인지 항상 자리가 있어서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든다. 아참 이곳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진 브레이크 타임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니 이점 유의하시길.
참고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평일과 주말 모두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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