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스타 애장품의 가치를 되물은 ‘청춘불패’

朱雀 2009. 11. 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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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난번 방송분인 3화를 보지 않았었다. 그러다 문득 7명의 귀여운 걸그룹 멤버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문득 호기심이 치켜올라 방송을 보게 되었다.

아마 4화를 보신 분들은 모두 동감하겠지만, 그동안 자리를 못 잡았던 <청춘불패>가 드디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리라 본다.

4화의 주된 내용은 스타들이 자신의 애장품을 가져와서 생필품과 바꾸는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현대판 우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상당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7명의 걸스타가 가져온 물품들을 먼저 살펴보자!

써니 : 도라지+ 배즙, 희망가 : 7만원

감정가: (유치리) 이장님: 3만5천원, (유치리 주민) 로드 리: 700원

구하라: 곰인형+점퍼(꽃남에서 김현중이 입은)+홍보용 CD : 700원

감정가: 이장님: 4만원, 로드 리: 2천원

나르샤: 운동화+어머니 모자+만능 담요+CD :153만원

감정가: 이장님: 5만원, 로드 리: 4천원

티아라 효민 : 잠옷 : 7천원

감정가: 이장님:1만원, 로드 리: 5백원

현아 : 현아가 입던 레깅스+반바지 : 14만원

감정가: 이장님: 8천원, 로드 리: 2천20원

등등...


보면 알겠지만 스타들이 내건 가격과 유치리 주민인 두 사람이 평가한 가격과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사실 두 가치는 모두 어떤 면에서 맞다! 만약 스타들이 그들의 애장품을 옥션등에 내놨다면 자신이 적은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타들이 물건을 내놓은 곳은 바로 시골인 유치리다. 여기서 값어치의 괴리가 생긴다. 이들에겐 스타들이 한번 입었다던가, 가지고 있던 물건이라 해도 별다른 값어치를 갖기 어렵다. 물론 생각하기 따라서는 일단 싸게 사서 옥션등에 비싸게 올릴 수도 있지만, 감정하기 위해 나온 두 분은 그러기엔 상당히 순진(?)하신 분들이라 여겨진다.

아마 처음에 스타들은 그들이 내놓은 물건에 대해 두 감정위원이 내놓는 가격에 몹시 당황한다. 그러나 일명 ‘로드 리’로 불리는 유치리 주민의 말은 촌철살인에 가깝다.

그는 써니가 가져온 ‘도라지+배’즙에 대해선, 은행 등 목에 좋은 중요한 재료들이 빠졌다고 지적한다. 나르샤가 내놓은 운동화는 이곳에선 빨기 귀찮아, 고무신보다 못하다고 하고, 담요는 집에 다 있는 거고, CD는 한술 더 떠서 ‘줘도 안 갖는다’고 한다.

카라, 소녀시대, 포미닛, 브아걸 등등은 현재 신세대들에겐 각광받는 걸그룹이지만, 지긋한 나이를 드신 이들에겐 얼굴조차 모르는 가수들이며 따라서 그들의 애장품은 이들에rps 별다른 값어치가 없다. 따라서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고, 물건이 가진 고유의 기능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에 접어든다.


이런 간극은 소녀들에겐 약간의 당혹감을 주고, 걸그룹 촌장인 노주현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오랜 세월 탤런트를 지낸 그를 유치리 사람들은 모두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대적인 값어치의 차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가령 영화 <부시맨>에서 부시맨은 자신들의 마을에 떨어진 콜라병을 두고 원주민간에 불화가 일어난다. 이곳저곳에 쓸모가 많았던 콜라병 하나를 두고 다툼을 벌이자, 마을 회의를 통해 한명이 선발되어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벼랑에다 그것을 버리고 가버린다.

가진 것도 별로 없는 부시맨 부족이 어쩌다 생긴 물건 하나 때문에 불화가 생기자, 그것마저 없애버린다는 해결 방식은 하나라도 더 갖지 못해 애쓰는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청춘불패>의 이번 스타 애장품 감정과 물물교환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물론 직접 물물교환에 나서서는 정 많은 유치리 주민들은 스타들의 애장품을 나름 넉넉한 인심으로 바꿔준다.


써니는 도라지+배즙을 닭갈비로, 선화의 곰인형과 도라지 배즙은 돼지고기 등으로 교환에 성공한다. 유치리 주민들은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처자(?)들이 물건을 들고와 물물교환을 요청하자 기꺼이 받아들인다.

물론 개중에는 <청춘불패>를 보고 이미 그들을 알아보는 이들도 있고, 공중파 방송을 통해 홍보가 되기 때문에 받아들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순수하게 귀여운 여스타들의 노력과 용기를 더욱 높이 샀을 것이라고 본다.

<청춘불패> 4화는 웃음과 더불어 오늘날 명예와 부를 쫓아 스타들에 환호하고, 그들의 애장품을 무작정 비싸게 구매하는 우리에게 ‘진정한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를 줬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타가 되기까지 그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분명 값진 것이고, 그들의 애장품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값어치는 ‘상대적’이라는 사실. 물건의 값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해지고, 땅의 소출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값어치’란 다른 의미라는 걸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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